코코넛 - 교보문고
『코코넛』이윤학 장편동화 출간 소식! 예약판매 시작!
책 소개
유쾌하고 씩씩한 혼혈마녀 예지의 비밀 이야기
『코코넛』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예지의 씩씩하고 유쾌한 성장기이다.
주인공 예지는 한국인인 엄마가 첫눈에 반하여 결혼한 필리핀인 아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애지중지’ 귀한 딸이다. 그렇지만 엄마보다는 필리핀인 아빠를 많이 닮아서 피부가 까무잡잡하다. 그래서 예지는 어떤 때는 ‘나는 정말 엄마 딸이 맞는 걸까?’ 의심도 들고 속상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예지는 낙천적이고 웃음이 많은 아빠와 장난기 많은 엄마의 한없는 사랑과 응원을 받으며 슬픔을 날려보낸다.
친구들이 ‘네가 단군의 자손이냐’며 자신을 비웃고 무시할 때나, 예지가 당연히 한국말을 능통하게 할 때면, 사람들은 외국인을 바라보듯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때마다 예지는 드러내지는 않지만, 마음이 아주 아프다. ‘그럼 나는? 나는 한국 사람이 아닌가?’ 하며 고민과 시름에도 잠기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예지는 씩씩하다. 결코 기죽지 않는다.
자신을 ‘혼혈마녀’라고 부르는 남자애의 머리를 쥐어뜯고, 얼굴 하얘지라며 락스 통을 선물한 친구에게는 복수를 계획하기도 한다. 엄마에게서 “널 어떻게 내 속에서 낳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 말썽쟁이기도 하지만, 예지가 언제나 천방지축 제멋대로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신처럼 다문화가정 친구인 서준이의 마음을 감싸기도 하고, 몽골에서 온 며느리와의 갈등을 겪는 서준이 할머니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또래의 친구들이 그러는 것처럼, 잘생긴 대학생 오빠를 짝사랑하며 애태운다.
피부색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게 말이 될까. 더군다나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얼굴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다. 그들을 환영하면서도, 돌아서서 피부색이 다른 곁의 누군가를 차별한다는 건 참 비겁한 일이다.
마음속에 물이 찰랑거리는 예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속마음을 천천히, 조금씩 듣다 보면 어느새 예지와 좋은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 곁의 또 다른 예지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될 것이다.
목차
나 엄마 딸 맞지?
벌레 먹은 흑장미
짝퉁 영어
내 마음이 시켰어
오래 지키는 아이
기적 같은 일
나를 좋아한다면
들키지 않는 문자
거짓말로는 꿈꿀 수 없는 거잖아
내 마음을 마음대로 구부린 책임
마음 둘 곳 없어
교회 가는 날
내 눈엔 너밖에 없어
코코넛 열매처럼
내 안에 갇힌 나
진짜보다도 더 진짜가 될 거야
조금씩 조금씩
내 마음속 가장 따뜻한 곳에
우리들의 외국어
작가의 말
책 속으로
“글쎄, 걔가 나보고 뭐라는 줄 알아? 너는 왜 엄마만 닮았냐고 따지듯이 묻는 거 있지. 아빠를 닮았으면 한국 사람으로 보였을 건데 그러면서. (~) 자기도 다문화면서, 필리핀 사람처럼 생겼으면서 나보고 그렇게 말하는 거 정말 재수 없어. 이젠 걔랑 안 놀 거야.” _ 「나 엄마 딸 맞지?」
생일날 락스를 선물로 주면서 지연이가 했던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아마 그 말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우리 아빠가 그러던데 피부색은 맘대로 바꿀 수 없는 거랬어. … 너 마이클 잭슨 알아? 그 사람 흑인이었는데 성형을 밥 먹듯 했거든. 어느 정도 얼굴이 하얘지긴 했지만 피부가 계속 벗겨지는 불치병에 걸렸어. 너도 수술할 생각 말고 락스를 타서 꾸준히 씻어봐. 혹시 누가 아니? 얼굴이 조금씩 하얘질지.”
_「진짜보다도 더 진짜가 될 거야」
오늘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현우에게까지 무시를 당했다. 아이들이 나를 막 대해도 상관없지만 현우가 나를 무시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저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얼마나 잘해줬는데, 아이들 편에 서서 나를 한 방에 깔아뭉개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혼자서 힘겹게 절벽에 매달려 있는데, 마지막 줄까지 싹둑 잘린 느낌이었다. _「벌레 먹은 흑장미」
“태엽아, 네 눈에도 내가 벌레 먹은 흑장미로 보이니?”
태엽이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보며 목구멍만 깔딱거렸다.
‘너는 좋겠다. 청개구리들은 초록색이잖아. 차라리 나도 너처럼 초록색이었으면 좋겠어. 엄마도 아빠도 닮지 않고 청개구리로 태어났으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을 텐데. 나는 한국 사람인데…… 생긴 게 조금 다른 것뿐인데 사람들은 왜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까.’ _ 「벌레 먹은 흑장미」
안녕, 코코넛. 나의 다른 이름아. 나의 숨겨진 상처야. 너도 나처럼 괜찮은 척하느라 딴딴한 껍질이 생긴 거니? 상처받기 싫어서 반대로 생각하고 반대로만 행동했던 거니? 다정한 손길과 온도가 그리웠니? 그래서 네 맘속엔 이렇게 물기가 가득한 거니. 「코코넛 열매처럼」
저자(글) 이윤학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청소부」 「제비집」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나를 울렸다』 『짙은 백야』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 『곁에 머무는 느낌』 『내 날개는 당신을 떠나는 데만 사용되었지』, 장편 동화 『왕따』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산문집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사진 산문집 『당신과 함께 있는 느낌』, 소설 『우리가 사랑한 천국』 등을 펴냈고, 김수영문학상 동국문학상 불교문예작품 지훈문학상 김동명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