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어릴적 텔레비젼에서 처음 본 삐삐 롱스타킹은 어린 나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9살 아이가 어른 말을 듣기는 커녕 조소하는 듯한 무례한 말투, 옷차림은 엉뚱하고, 무엇보다 집에는 어른도 없이 혼자 산다. 평범하고 조용한 어린이였던 내게 삐삐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어른이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남들과 비슷해지기위해 노력했다. 분위기를 읽고 유모어를 익히고, 튀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다. 그렇게 적당히 모나지 않은 사람이 되어갈수록 마음 한 켠에 나는 누구인가? 나답게 잘 살고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도연 신입 모임에서 내게 정해진 감상글이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이었을 때 무척 기뻤다. 이렇게 다시 만난 그리운 나의 삐삐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책장을 넘기며 웃음도 나왔다. 삐삐는 어릴 땐 걱정과 잔소리로 우리를 주눅들게 만든 어른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날려주더니 지금은 개구쟁이 내 어린딸로 다가왔다. 삐삐의 옆집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좋은 가정교육을 받은 토미와 아니카'라는 아이들이 살고 있다.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평상시 하기 힘든 행동과 놀이를 거침없이 하는 삐삐를 보며 통쾌함과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삐삐를 무척 좋아한다. 반면 토미와 아니카의 엄마인 세테르그렌 부인과 그 마을의 점잖은 부인들은 삐삐의 자유분방한 태도를 참을 수가 없다. 어른들은 고정관념으로 인해 토미 아니카와 달리 삐삐를 버릇없는 아이로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생활 패턴과 자라온 환경 등을 생각해 다름을 이해시켜야 한다.
삐삐 롱스타킹은 무질서하고 엉뚱하고 때론 철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독립적인 삶이 있다. 또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친구를 도와주거나 불이 나서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는 등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어른스러움이 있다. 돈도 많고, 어른도 필요 없어! 그냥 내가 알아서 살거야! 라는 삐삐의 태도는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적인 성장에 대한 통쾌한 반항처럼 느껴졌다.
이 책의 작가인 린드그렌은 밤마다 어린 딸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서 출판하려고 했지만 내용이 너무 자유분방하고 그 당시 동화의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라서 출판하는 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출간되자마자 삐삐는 스웨덴 아이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었고, 현재 전 세계 아이들의 영웅이자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삐삐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누가 뭐라해도 자기 삶의 주인으로...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 아니 남들과 달라서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나 답게 개성있게 사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일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
첫댓글 자신이 달라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토미와 아니카 입장에서 불안하면서도 새로운 생활패턴이 짜릿할것 같습니다.
토미와 아니카도 자유롭게 변해가는 일이
상상되어 읽는데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