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2박 3일간의 울릉도 여행..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섬이라 여행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짜고 휴가를 내고 예약을 하고
섬으로 떠나는 여행에 한껏 가슴이 설레고 들떠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 그동안 용케도 잘 견디어 왔나 싶었는데.... 결국 결정적일때 올것이 오고 말았다
23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29일 24:00부로 해제라 30일부터 시작되는 여행일정을 혹시 비켜 가나 했는데
뒤이어 26일 옆지기가 확진.... 결국 그렇게 기대하던 울릉도 여행의 꿈이 코로나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연휴에 휴가까지 3박 4일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집에 있느니 차라리 사람 접촉이 없는 영동농막에서 해제일 까지 지내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에
사람이 없는 농막에서 격리생활을 하기로하고 짐을 챙겨 밭으로...
기간중 별로 증세도 심한 것 같지도 않고 할일도 많고 하여
기간중 밀린 농사일을 원 없이 하기로 마음 먹고 밭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자마자
오전에는 지난주 캐다 시간이 없어 미루어 두었던 나머지 고구마를 캐어 햇볕에 널어 건조를 하고
오후에는 지난주 캐어 창고에 보관 해두었던 고구마를 골라 두상자를 포장해서 아들네와 처제에게 택배로 보내고
돌아와 땅콩을 캐서 깨끗이 물로 씻어서 건조를 시키고 나니 하루가 간다
시골에서의 저녁은 저녁식사후 정리하고나면 티비도 없고 피곤하기도 하고 할일 없이 이불을 깔고 누워서 천장을 보다
졸리면 자는 지루하고 단순한 일상이다 보니 지루하기 그지 없는것이 아직 적응이 잘 안된다
아내는 내가 고구마를 캐는 동안 그동안 날씨 탓에 미루어 왔던 데크... 오일 스텐 칠하기 작업
애벌칠하기를 하고 어느정도 마른후 2차 도색.... 그리고 다음날 3차 칠하기 까지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 한번 칠하고 마른 후에 다음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지라 꼬박 이틀 품이 드는 작업이다
칠하고 보니 깔끔하기는 한데 너무 밝은 듯..... 다음에는 색상 선택시 약간 어두운 블랙 초코로
2일차 조반전 남은 땅콩을 캐어 밭두럭에 널어 건조 시키고
어제 고구마 캘때 보니 밭이 온통 돌밭이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아침을 먹고 고구마 밭 돌 고르기 작업
다시 한번 고구마 캐낸곳을 호미로 파고 돌들을 골라내어 밭한귀퉁이 싸아 모아두니... 캐낸 돌들이 장난이 아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밭 한가운데 자그마한 돌산이 이루어 진다
오후에는 오전내내 돌을 캐고 골라 운반하다 보니 힘이 부쳐 작업을 마무리 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아직 작업을 마무리 하기에는 할일이 많이 남아 있어 쉴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
나머지 오전에 뽑아 건조한 땅콩를 털어내고 물로 씻어 바구니에 담아 물을 삐우고 나니 어느 덧 저녁
밥맛도 없고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라면이 생각나 내친김에 라면에 김치를 뜸뿍넣고 꿇여 한그릇
평소 저녁 한끼로는 다소 부족하지만 속은 개운한것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3일차 어제 캐어 씻어 놓은 땅콩을 널어 건조하고 호박 가지 오이 등을 따고
배추며 무우며 당근 등에 호스를 연결하여 급수를 하고
몇해 감이 달리지를 않아 맛도 보지 못한 감이 올해는 그런대로 달려 여기 저기 익은 놈이 보인다
모처럼 감따는 장대를 이용 잘 익은놈으로 20여개 따고 몇알 되지 는 않지만 대추도 잘익은 놈으로 좀 따고
이것 저것 쉴틈 없이 하다보 니 그렇게 시간은 또 하루가 가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3일이 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이제 챙겨 집으로 갈시간..... 코로나 휴유증인가 농막에서의 3일 단순하고 무료한 일상
밥맛도 없고 잠도 설치고....그냥 피곤한 여정이다
짐을 챙기며 돌아보니 우리의 식탁이 어느집에서 본 듯한 바로 그 모양새를 닮았다
식탁 가득한 약봉지며.... 먹다 남은 땅콩 삶은 것이며........ 방금 나무에서 따온 감이며.....
대충 차려진 밥 그릇들 .... 어느 시골집 식탁을 고스란히 옮겨 온 듯하다 데쟈뷰!
땅콩 건조한 것을 모아 마대에 담고 이것 저것 챙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그래도 돌아오니 누옥이지만 내집이 최고중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