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과정과 사상이 성숙해 간다는 것 나이 듦이 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울 때가 많다. 나이 들면 아름다움으로 나가려는 노력은 세상의 시간과 공간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서일 것이다. “현대 미술가의 전성기는 60대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체파 회화로 시작해 사회에 대한 인식을 담은 ‘게르니카’를 발표했을 때 파블로 피카소가 56세. 프란시스코 고야가 나폴레옹 전쟁 참상으로 인간의 폭력성을 표현한 걸작 ‘1808년 5월 3일’을 발표했을 때는 68세였죠. ‘20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요제프 보이스가 사회를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제시한 역작 ‘7000그루 참나무’를 선보인 것은 61세입니다. 장미셸 바스키아처럼 20대에 뛰어난 감각을 발휘한 작가도 있지만, 그가 젊은 나이에 사망하지 않았다면 더 큰 작업을 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때로 나이가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작가가 세상에 두 발을 딛고 살며 피부로 겪은 바가 녹아드는 시간 덕분입니다. 현대미술 작품은 작가의 손기술뿐 아니라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과정과 사상을 담기 때문이죠. 훌륭한 문학가가 젊은 시절 감각적인 작품을 하다가 연륜이 쌓일수록 인간을 깊이 고찰한 복잡한 작품을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글은 김민의 영감 한스푼 “기대되는 이불의 전성기” (동아일보 2024. 10. 3)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나이가 든 황혼 녘에 빛나는 작품을 남긴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이가 든 꼰대를 넘어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색을 깊이 하고 인생을 성찰하며 세상을 편견 없이 읽어내려 노력할 때 그것은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그것은 세속의 욕망을 내려놓고 진정한 자기완성을 향한 염원이 도사린 시각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듦은 아름다운 것이다. 나이 듦을 통한 아름다운 자기완성을 위해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오늘을 편견없이 성찰하자. 세상에는 “강한 것이 때로 놀랍도록 허약하고, 추하다고 여긴 것이 때로는 눈부시게 아름다우며, 틀렸다고 믿은 것이 오늘은 정답이 되기도 한다.(김민, 위의 글)”는 것도 깨달아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