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 남 대함과 자기 처신 어찌하나
處人處己有何端
남 대함과 자기 처신 어찌하나
無所區區無所歡
구차함도 없으며 기쁨도 없었네.
樂貧有道居常淡
가난에도 도 즐겨 늘 깨끗하고
接物思淸性本寒
사물 대하는 맑은 본성 추웠네. 1)
孔門童子能羞覇
공자 제자도 패자 부끄러웠고 2)
柒室孤嫠亦發歎
칠실 처녀 혼자서도 탄식하였네. 3)
士俗何能同化矣
선비와 세속이 어찌 동화하겠나?
木鷄不須伴靑燕
나무 닭이 공작과 짝할 수 없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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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본한(性本寒): 그 바탕이 차갑거나 가난하다는 말.
2) 공문동자(孔門童子): 공자의 제자들 중의 나이어린 아이. 이 구절은 순자(荀子)에 나오고 맹자(孟子 梁惠王上)도 언급한 말이다, “공자의 문인들 중에서는 다섯 자 작은 키의 어린이들조차도 오패(五覇)를 말하기 부끄러워했다(仲尼之門人 五尺之竪子 言羞稱乎五伯).” 춘추시대의 강한 제후국을 이룩했던 소위 오패라는 왕들이 겉과는 다르게 그 인물됨이 실상 대단히 부끄러웠다는 설명이다.
3) 칠실고리(柒室孤嫠): 고대에 제(齊)나라 칠실이란 곳에 살던 노처녀가 시집도 안 가고 나라의 장래를 걱정했다는 고사로서 그녀가 외로이 혼자 살면서 나라 걱정만 했다는 말이다.
4) 목계(木鷄): 나무로 만든 닭이란 말로 멍청이로 비유된다. 장자(莊子 達生)의 예화에서 성어가 된 어리석기가 나무로 만든 닭 같다는 매약목계(呆若木鷄)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