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바리톤 유동직, 제르몽의 신세계를 열다
정다훈 기자 | ekgns44@naver.com
승인 2014.04.25 08:22:57
[정컬처=정다훈 기자]
국립오페라단 2014년 시즌공연 두번째 작품,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가 지난 24일 막이 올랐다. 이날 오페라 2막의 주인공은 단연코 바리톤 유동직이었다.
사실, 2막에서 만날 수 있는 '비올레타와 제르몽의 대면 장면'은 음악적인 재미가 크지 않아 제르몽의 유명 아리아인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가 빨리 나오길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유동직은 세상에 대한 지혜와 노회함을 지닌 제르몽의 내면을 제대로 체화시키며 극적인 재미를 다채롭게 선사했다. 호흡 하나, 템포 하나, 손짓 하나까지 디테일한 매력을 발산했을 뿐 아니라 최고의 바리톤 보이스로 부드럽게 빨려들 듯 객석을 리드해나갔다.
▲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제르몽 역 바리톤 유동직, 비올레타 역 소프라노 리우바 페트로바[사진=국립오페라단]
2006년 국립오페라단 <라트라비아타>에서 제르몽으로 활약 해 호평 받았던 바리톤 유동직이 다시 한번 이름을 확실히 각인 시킨 것. 또한 " <라트라비아타>를 절대 스테레오 타입으론 해석 해선 안 되며, 그런 작품은 예술적 가치가 없다” 는 말을 100% 몸으로 입증한 셈이다.
'제르몽은 말로 상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역이다'임을 말했던 유동직은 '바리톤이 어떻게 관객을 새로운 신세계로 안내 해 '행복'에 이르게 하는 역'임을 목소리와 연기와, 그리고 진정성으로 확인시켜줬다.
'유럽에서 약 10여개의 서로 다른 프로덕션에서 <라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역만 90~100회를 공연'한 바 있는 바리톤 유동직은 현재 유럽 데뷔 16년째이다.
지난 간담회에서 "<라트라비아타>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성악을 시작하고 극장에서 직접 봤던 첫 작품이자 유럽에서 주역으로 데뷔 한 작품 역시 <라트라비아타>이다. 그래서 <라트라비아타>하면, ‘초심’ 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까지 한 경험을 생각하기 보다 익숙했던 모든 것을 버릴 때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다. 즉 모든 걸 버리고 새로운 파트너, 새로운 지휘자를 만날 때 시너지가 생겨 다른 의미로 잘 만들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첫 ‘제르몽’, 첫 <라트라비아타>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다. "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 <라트라비아타> 제르몽 바리톤 유동직, 안니나 소프라노 홍유리, 알프레도 테너 이반 마그리[사진=정다훈 기자]
▲ <라트라비아타> 제르몽 바리톤 유동직, 안니나 소프라노 홍유리 [사진=정다훈 기자]
▲ <라트라비아타> 제르몽 바리톤 유동직, 가스통 테너 민경환, 안니나 소프라노 홍유리 [사진=정다훈 기자]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는 고전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 <라트라비아타>는 베르디의 원래 의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바리톤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유동직의 <라트라비아타>는 이 전의 '제르몽'을 잊고 새롭게 '제르몽'을 탐구하고 싶게 만드는 오페라였다.
한편, 국립오페라단 <라트라비아타>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계속된다.
연출은 프랑스 출신의 열정의 연출가 아흐노 베르나르가 맡는다. 그는 이번 프로덕션에서 사회 현실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작곡가 베르디의 본래 의도에 충실한 <라트라비아타>에 도전한다.
[출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바리톤 유동직, 제르몽의 신세계를 열다|작성자 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