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조카 현빈이에게 전화를 받는다. 큰아버지 저에요. 찾아뵙고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러니- 무슨일이 있니?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그렇게하려므나 - 그런데 함께 갈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데? 그런 절차를 거친 후 우리 집 부근 한정식 집에사 만났다. 제수씨도 함께 오셨다. 조카 며느리감 아가씨도 함께 동행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갖고 이런저런 일에 대하여 나누며 혼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전자 청첩을 받는다. 그리고 두 녀석의 사진도 받았다. 자연 속에서 셀카로 찍은 자화상이었다. 잘 어울리는군. 혼자 되뇌이다. 전자수첩에 혼인날짜를 제대로 적어 놓았다. 그러곤 동생이 그리워 죽을 맛이었다. 네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동생은 급성으로 생긴 병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달리하였다. 아버지가 조언한대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는 날, 동생은 그날 운명하였다. 아들의 졸업식도 참관하지 못한 것이다. 토목기사 1급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날 즉각 동생은 나에게 전화를 걸어 형! 형! 현빈이 합격하였어요. 들떠 있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흘러 들었다. 그렇게 좋아 했는데.... 결혼식 당일 참 마음이 설랬다. 그리고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왔다. 동생의 딸 보라는 년 전에 시집을 갔고. 오늘은 아들 현빈이가 장가 가는 날이다. 경사다. 아들이 11시 30분에 출발하시지요. 하며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아들 차를 이용하여 대치동에 있는 교회식장으로 출발 하였다. 가는 길에 아들이 설래는 마음을 알았는지 커피점에 들러 아이스 진한 커피를 사다 준다. 그리고 도착한 식장 우리가 제일 먼저 왔다. 아들은 축의금 담당이란다. 잠시 아버지 보아주셔요. 왜? 은행에 다녀오려고요 그렇게 하려므나 잠시 책상에 앉아 일곱 번 째 하객을 맞이한 후 조카 사위와 보라가 와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이어서 제수씨도 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 후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사하고 다시 또 악수를 하면서 식이 시작 될 무렵 촬영 포인트에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만감이 교차된다. 동생 얼굴이 자꾸 오버랩 되어 마음에 쌓였다. 나도 모르게 동우야 축하해 네가 착한 며느감을 보낸 것이지~~ 대화를 하듯 이어 나갔다. 그 사이 사회자는 식의 시작을 알리고
제수씨가 안사돈과 초불을 밝히려 입장하고 있었다. 초불을 밝힌 후 현빈이가 걸어 들어왔다. 늠름한 모습이다. 학사장교 입관식 때도 다녀왔었다. 그 기백이 살아 있는 듯 반듯하다.
아주 어릴적 동생이랑 우이동 숲으로 놀러 갔다가 휴게실에서 키우는 개에게 얼굴을 물려 동생이 얼마나 걱정하던지 당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이렇게 성장하여 결혼식을 하는 것이다.
장인되실 분과 함께 입장한 신부를 인수 절차를 밟았다.오늘 성혼 후 호적도 변경된다. 부부가 되는 것이다.
조카는 어릴적부터 교회에 나가며 성장하였다. 제수씨 영향이었다. 동생도 나중에 교회에 다니며 집사라는 직함도 갖어었다. 어릴적 다닌 교회 담임목사가 오늘 주례시다.
꽃처럼 환하고 아름답게 평생 잘 살아라 하며 카메라 단추를 눌렀다. 반응이 참 좋다.
조카의 아버지가 빈 자리는 오늘 우리 집 안 장자이신 큰형님께서 자리를 잡아 주셨다. 양가 어른에게 큰절을 올렸다. - 동안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보은으로 성심 성의 껏 효도하겠습니다. 하는 약속이다. 그러나 절을 받는 어른들의 마음은 다들 이런 생각이다. - 애들아 너희들만 행복하게 잘 살아 주는 것이 효도란다. 행복하거라~~
녀석~~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을까?
평생을 그렇게 웃으며 살아 가거라.
장형께서도 이젠 연로하신 모습이 역력하셨다. 제수씨 이젠 마음을 내려 놓으십시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 녀석을 다 출가시켰으니 동생 보시기에 염려 없습니다. 건강도 안 좋으신 편이 셨는데 요즈음 많이 좋아 지셨다 하신다. 더욱 더 건강하셔서 아이들 살아 가는 모습을 오래 보시기를 소원합니다.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혼사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인연 중 정말로 소중한 인연은 혼사 연이다. 혼사를 통해 자식이 생기고 가문의 명맥을 이어 나가는 것이 바로 혼사란 인연을 통해서다. 그런데 인연을 요즈음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인연(因緣)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요즘 세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 부모의 연이 없었다면 과연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어림없는 일이다. 지속적으로 행복해 하며 아름다운 가정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은 다름아니라 서로의 근본인 인연에 감사해 하며 그 소중함 안에서 매사 신중하고 애뜻한 사랑의 감정으로 서로를 대하는 일이다. 언젠가 무슨 대화중에 조카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나눈 대화다. 자신의 아버지가 가정적이셨다는 이야기였다.( 아버지 밑에서 알바를 할 적도 있었는데 특히 지방현장에서 함께 숙식하며서 할 경우 부자지간에 많은 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아이도 부친으로부터 보고 배운 것이 있었으니 좋은 가정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제수씨는 이런 가정의 큰행사가 있을 적 마다 아범이 생각이 많이 나는 모양이다. 사진을 카톡으로 정리하여 보냈더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아범 이야기를 꺼냈다. 태니장에서 인연으로 만났던 두 사람, 어느날 동생은 나에게 슬쩍 말을 흘렸었다. 형! 그 아가씨 어때요? 나는 모른척하고 누구? 되물었다. 그런 후
양가의 만나는 날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후 혼담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결혼하여 딸 하나 아들 하나를 앞세우고 살았던 동생이었다. 요즘 처럼 남녀가 결혼하기 어려운 여건도 없는데 두 녀석 다 혼인을 매듭 짓는 것 보니 동생이 정신적인 지주로 제대로 산 것 같아 흡족하다. 그리고 제수씨가 혼자 몫으로 어려운 혼사를 전부 영글게 하였으니 감사하고 고마우시다. 내가 덕담이라도 할라하면 늘 하느님께서 사랑해 주신 결과라 이야기하며 웃는다. 몇일 지난 후 산에 다녀 오려고 한다. 부모님 산소에 가면서 그 부근 나무에 머물고 있는 동생도 만나고 오려 한다. 내가 보고 좋아 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모아 들려 주고 오려 한다. 그리고 동생과 자주 불렀던 우리들이란 노래를 목청이 시원토록 부르고 오려 한다. 고담, 동생의 아명이다. 고담아! 네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자리였고 보기 좋을 자리인 것만은 사실이었다. 너를 닮은 너에 아들 현빈이가 행복하게 느껴지고 너에 며느리 또한 같더라. 자세한 이야기는 네 모습을 나무에게 준 그 꽃나무 그늘에 앉아 나누자꾸나 일간 가마, 고담! 진심으로 형이 축하하마, 눈에 선하다 너에 모습이 너무 눈에 선하구나. 아이들은 스위스로 여행 떠났다. 너를 닮은 구석이 참 많은 녀석이 현빈이다. 신부를 위한 노래를 식 중간에 불러 하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단다. 아마 네가 있었다면 아이들을 위한 축가도 서슴없이 불렀을 너인데.. 고담! 너에 대한 사랑이 흩어지지 않게 하려 하지만 세월이 허락하려 들지 않아 속상할 적이 많다. 미안해~~^^ 금명간 만나러 갈께 그럼오늘은 이만.
가을 초. 현빈이 장가드는 날 형이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