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일하다가 철학 에세이스트로 전향한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그의 저서 『블랙 스완』에서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믿는 정규분포상의 통상적인 현상들보다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아웃사이어가 더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역사상 획기적인 변곡점들에서 합리적 예측을 벗어난 모순에 가까운 우연한 일들의 발생이 있었다는 것을 통해 우리는 '검은 백조', Black Swan이란 용어를 떠올리게 된다고 아래의 글은 말하고 있습니다.
백조는 희다고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검은 백조가 나타났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이루말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한 '검은 백조'의 존재는 모순이고, 예견할 수 없었고 당연히 존재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역사상의 사건들을 검은 백조, 즉 블랙 스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 글의 도움을 받아 잠깐 소개를 하면 ... 갑작스러운 검은 백조의 등장도 자세히 보면 그 전조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전조를 무시하여 출현한 검은 백조로 충격을 받고 심각한 폐해를 입은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1949년 7월 신성모 국방장관은 명령만 있으면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말 국민당 정부는 공산당에 의해 타이완으로 쫓겨 갔습니다. 1946년 국민당 장제스 군대와 공산당 마오쩌둥 군대의 내전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당연히 장제스의 군대가 마오쩌둥의 군대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군의 군사지원을 받고 있던 국민당 군대는 430만명이었고 공산당 군대는 128만명에 불과했지만 결국 마오쩌둥이 장제스를 1949년 12월 타이완 망명의 길로 내몰았습니다. 이걸 보고도 우리나라는 공산당 김일성의 침략의도를 간과했다가 이듬해 6.25라는 검은 백조의 출현을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또 하나의 검은 백조의 출현입니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독립 당시 핵탄두 1804개, 대륙 간 탄도 미사일 176개, 전략 핵 폭격기 40대를 보유한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해빙 무드에 따라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이 1994년 부다페스트 협약을 통해 1996년까지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로 넘겨주어 폐기하는데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쵀대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야욕은 크림반도의 일부를 점령하더니 결국 우크라이나 본토를 침략하는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부다페스트 협약을 주도했던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한 것은 끔찍한 실수였다고 고백했습니다.
피해를 주지 않는 소규모 태풍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기상 조건과 맞물리게 되면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을 '퍼펙트 스톰'이라는 경제용어를 사용하는데요~ 즉 우연하게도 네 개의 치즈에 생겨있는 구멍이 일직선을 이룰 때 그 구멍을 통해 무엇이 지나간다는 의미와 같이 '블랙 스완'도 동일한 원리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우연히 발생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만큼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블랙 스완'이라고 하지만, 결국 이것도 나타나기 전, 전조를 보여주는 인과관계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년 조금씩 수익을 쌓아가던 기업도 CEO의 사소한 실수, 회계부정의 발각, 시장 상황의 급변으로 하루아침에 망하곤 합니다. 블랙 스완, 검은 백조의 출현은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유가,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검은 백조의 전조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니 .... 검은 백조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왜 갑작스럽게 검은 백조가 등장하게 되는 것일까요? 정말 갑작스러운 것일까요?
나중에 해일을 견디지 못하게 만들었던 바닷가 둑사이의 생겨난 틈새는 누가 지나쳐버린 것일까요?
사람이 다 그렇지 뭐 ..... 하며 넘겨버린 거짓말, 불공정, 게으름, 훔쳐감, 비배려, 불신, 무책임 등등은 .... 혹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검은 백조'의 최초 원인이 아니었을까요?
한 번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