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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위하여 (145) -
대중 예술을 추구한 가요 ‘천상의 화원’ 대중가수 도현아 이야기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11/03 [16:52]
세상이 열리면서 소리는 귀를 열었으며 자연은 눈을 씻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예술(藝術-art)의 어원에 담긴 뜻이 구원과 맞닿은 사실은 인간의 삶이 빚어내는 아픔에 대하여 치유와 정화의 소명이 예술가(artist)에게 주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화(文化-culture)와 예술(藝術-art)이라는 용어를 쉽게 사용하면서도 이에 대한 정의를 간략하게 설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문화는 존재하는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가치관의 상징적 체계와 생활양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에 예술이란 이와 같은 문화에서 탄생한 창의성이 있는 표현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술의 범주에 대하여 예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미국 의회가 예술에 대한 많은 법률적 문제에서 논란을 거듭하며 예술로 정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의회는 '예술'이라는 용어에 해당하는 규정을 음악(기악과 성악), 무용, 드라마, 민속 예술, 창작, 건축 및 관련 분야, 그림, 조각, 사진, 그래픽 및 공예, 산업 디자인, 의상 및 패션 디자인,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영상 및 음향 녹음 예술 형식), 공연 및 전시 관련 예술, 세계 민족 전통예술로 크게 규정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술을 창작하는 예술가(Artist)에 대한 정의는 역사적으로 뛰어난 장인이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공연 중인 가수 도현아 자료 제공: 큐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
이러한 예술 중에서 인간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음악은 어느 곳 어느 시대에서나 인간의 애환에 담긴 감성을 노래하여 온 시대의 거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음악은 고전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순수음악과 대중과 함께 호흡하여온 대중음악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보편적으로 통속적이고 세속적인 가사와 리듬으로 이루어지는 대중가요를 예술이라는 범주와 별도로 구분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는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술이라는 예술적 장르에서 상업적이 아닌 순수한 작품 형태를 구분하기 위한 시대적 관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다변화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예술이 생겨나면서 대중음악을 대중예술이라는 개념 속에서 예술로 분류하는 부분에 대하여 누구도 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997년 IMF 외환 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나라를 덮쳐 왔을 무렵 ‘윈앰프’(Winamp)라는 혜성과 같은 음악재생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가진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던 시대에서 휴대가 간편한 테이프 시대를 거쳐 작은 부피로 음질이 좋은 CD로 이어온 역사를 변화시킨 혁명이었습니다. 이는 음악을 컴퓨터에서 작은 용량의 압축파일 mp3로 자유롭게 주고받는 시대가 열리면서 오랜 워크맨 시대를 졸업하고 초소형 MP3 기기를 통한 음악재생이 가능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컴퓨터에서 이러한 음악 파일을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는 컴퓨터 오디오 프로그램 ‘윈앰프’(Winamp)가 개발되어 무료로 배포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윈앰프’(Winamp)는 그 이전에도 존재하였던 MP3 재생 프로그램 ‘WinPlay 3’에서 더욱 발전된 프로그램으로 재생뿐만 아니라 방송이 가능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컴퓨터 오디오 프로그램 ‘윈앰프’(Winamp)가 출시되면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 온 세계에 퍼지기 시작할 즈음 1997년 12월 우리나라에도 ‘인라이브’(Inlive)라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에 필자는 2000년 초반부터 취미로 인터넷 음악방송을 해왔습니다. 다양한 음악을 함께 들으며 소통할 수 있었던 인터넷 음악방송은 국내와 해외 모든 지역에서 컴퓨터 접속이 가능한 자유로움으로 많은 인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여가를 활용하여 퇴근 이후 선곡과 신청곡을 함께 올리던 음악방송에서 ‘가슴을 걸어오는 노래’라는 명제 속에 애절한 감성을 담은 노래를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취미 생활 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2003년 후반 즈음부터 방송시간마다 언제나 신청되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도현아라는 가수가 부른 ‘혼자서 울고 있어요’ 라는 노래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실연한 여성의 심경을 세속적인 가사로 담은 곡으로 원곡은 김민정이란 가수가 1989년 1집 앨범에 발표한 곡을 2003년 도현아 가수가 리메이크 한 노래였습니다. 원곡의 가수도 특성적인 허스키한 음색의 감성을 잘 담아낸 곡이었지만 도현아 가수가 리메이크한 노래는 가사를 전달하는 진정성이 가슴을 걸어오는 감성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마치 어느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를 맡았던 박진영의 전용 심사평으로 유명한 ‘말하듯 부르는’ 노래처럼 기교를 배제한 가사의 전달력이 꾸며진 노래가 아닌 직접적인 감성으로 다가오는 특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음악방송에서 가수를 소개하기 위하여 필자가 파악한 내용은 1994년 ‘도희’라는 예명으로 ‘사랑반 눈물반’으로 데뷔하여 1997년 KBS 드라마 OST ‘정 때문에’를 부른 가수이며 2002년 ‘숨겨진 사랑’을 발표한 가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가 2013년 호접몽을 대표곡으로 담은 음반이 나왔을 때 인터넷 음악가에서는 대표곡 호접몽이 아닌 함께 담긴 곡 ‘노을이 되어’ 가 더 많은 신청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렇게 기억된 가수의 노래는 이후에도 ‘혼자서 울고 있어요’의 꾸준한 신청으로 익숙하게 들려오는 노래로 남은 가수이었던 것입니다.
지난 한 달 전이었습니다. 시간이 나면 늘 음악 사이트에 올라오는 신곡과 유튜브 등을 살펴보다가 도현아라는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은 가수의 신곡‘천상의 화원’을 듣게 되었습니다.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직감적으로 이게 뭐지? 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간 가수의 여러 노래를 들어오면서 ‘혼자서 울고 있어요’와 ‘노을이 되어’로 기억된 특유의 걸어가듯 말하는 가수의 특성이 놀라울 만큼 안정된 톤으로 들려왔던 까닭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선호에서 오는 느낌일 수 있는 사실을 검증하기 위하여 오랜만에 개인 음악방송을 열어 시를 전문적으로 노래한 가수의 노래 중 시라는 무게의 굴레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노래로 흘러드는 대중적인 감성이 잘 담겨있는 곡들을 특집으로 선곡하였습니다. ‘고재종’ 시인의 시 ‘구례구역의 사랑 노래’를 노래한 ‘이미랑’ 가수의 곡과 ‘유강희’ 시인의 시 ‘개망초’를 노래한 ‘박양희’ 가수의 곡, 그리고 시인이며 음악가인 ‘한보리’(배경희)의 시 ‘바람 한 줄기’를 노래한 ‘허설’ 가수의 곡과 함께 도현아 가수의 ‘천상 화원’(天上 花園)을 들었던 온라인 시청자들의 느낌이 거의 일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도현아 가수의 ‘천상의 화원’을 듣고 나서 다시 자료를 검색해보면서 도현아 가수가 강원도 태백 출신이며 노래의 가사가 현재 태백시장으로 있는 언론인 출신의 김연식 시장의 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산중의 자락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야생화의 군락지를 ‘천상 화원’(天上 花園)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야생화 군락지는 여러 곳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 보는 점봉산 능선 곰배령이거나 강원도 정선 고한읍과 태백을 품고 있는 함백산 만항재를 ‘천상의 화원’이라고 합니다.
필자는 몇 가지 궁금한 내용의 확인을 위하여 소속사에 연락하였습니다.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날 도현아 가수가 한 편의 시를 가지고 와서 노래로 불러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 그 시가 가수의 고향인 태백시장님의 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애향의 마음에서 부르는 노래가 홍보성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많은 점과 해당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회사의 반대 뜻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현아 가수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자연에 담긴 서정적인 시에 담긴 승화된 그리움을 노래로 불러보려는 진정성이 너무나 강하게 피력되어 음반 제작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에 ‘천상의 화원’이 탄생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 가수 자신이 내면에서 긴밀하게 소통한 감성으로 부른 까닭으로 음반 제작자들도 놀라워하였던 완성도가 높은 곡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가수 도현아의 전화를 받아 필자가 동안 궁금했던 질문에 첫마디 ‘선생님 저는 생계형 가수였습니다,’로 시작된 담담한 음성으로 이어가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1971년 강원도 태백에서 나고 자란 그는 황지초등학교를 다니면서 한국무용을 시작하여 아시아 무용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던 재능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이어 황지여중에서 특기생으로 한국무용을 계속하던 중 농협에 근무하던 아버지가 광산업에 뛰어들면서 강릉으로 전학하였습니다. 이후 아버지의 광산업이 실패하면서 지병을 앓고 계셨던 어머니가 충격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나신 것입니다. 이후 소식이 끊어 져버린 아버지를 대신하여 두 동생을 챙겨야 하는 소녀 가장이 되어버린 17살의 어린 여학생 본명 도옥주는 학교가 아닌 생활전선으로 나서야 했던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아 이를 안타까워하던 미용실 주인의 배려로 미용실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우면서 두 동생을 보살폈습니다. 열아홉 나이가 되었을 때 미용실에 손님으로 오시던 분이 무용 이외에도 노래도 곧잘 하는 재능이 많은 소녀의 서울행을 주선하였던 것입니다. 마이크 잡는 법도 익숙하지 않은 무명가수가 되어 업소에서 노래하는 생계형 가수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스무 살 나이가 되었을 때 태백에 두 동생을 서울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가다 1994년 ‘도희’라는 예명으로 ‘사랑반 눈물반’으로 정식 데뷔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후 뛰어난 성량을 바탕으로 하는 특성적인 성숙한 음색의 탄탄한 가창력으로 1997년 방영되었던 KBS 인기 일일 드라마 ‘정 때문에’와 ‘모정의 강’의 주제가를 불러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2002년 당시 인기가수 김범룡 씨가 운영하던 회사에 소속되어 오늘의 예명 도현아로 ‘숨겨진 사랑’을 발표한 이후 2003년 ‘혼자서 울고 있어요’를 리메이크하였던 것입니다. 당시 우연히 들었던 노래의 느낌이 실연이라는 사랑의 제한된 메시지가 아닌 어린 소녀 시절에서부터 오직 살기 위하여 달려온 자신의 삶으로 느껴지는 노래의 감성을 자신의 이야기로 불러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소속사 사장이었던 가수 김범룡 씨는 노래의 제목이 걸린다면서 리메이크를 반대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가수가 노래의 제목을 닮아가는 많은 사례를 들면서 지나가는 농담으로 ‘너 그 노래 부르면 혼자서 울게 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르고 졸라 발표한 노래 ‘혼자서 울고 있어요’ 가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발표하길 잘하였다는 생각을 가질 즈음 그녀에게 악몽과 같은 시련이 밀려온 것입니다.
어느 날 생방송 도중 갑자기 음성이 막혀버린 문제가 생겨난 것입니다. 많은 병원을 전전하면서 얻은 결론은 공황 장애로 인한 연관성으로 음성이 닫혀버린 것입니다. 이에 가수 도현아는 ‘혼자서 울고 있어요’를 부른 이후 8년간을 혼자서 울어야 했습니다. “목소리를 잃어버린 저 자신이 너무나 절망적이었으며 슬펐습니다.”라며 당시의 아픔을 회상하던 그녀는 목소리를 잃은 가수가 되어 가요계를 떠나야 했던 상심의 나날을 떠올렸습니다. 이후 그는 이와 같은 절망적인 시련을 추슬러 2005년부터 불교방송에서 ‘트롯시대’ DJ로 활동하였습니다. 방송하면서 동료 가수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깊은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어루만지며 혹독한 시련과 싸워 이를 이겨낸 것입니다.
그녀는 집에 음향시설을 설치하고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 끝에 잃어버린 음성을 되찾기 시작하여 2013년 7월 새로운 앨범 ‘호접몽(胡蝶夢)’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중국 사상가 ‘장자’의 ‘제물 편’에 있는 이야기로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뜻을 가진 제목처럼 시련의 시간 속에서 보낸 자신의 아픔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의지가 담긴 노래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가수의 생각은 앨범을 발표한 후 잃어버린 공백의 시간만큼 자신의 음악을 새롭게 채우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홍대 앞 거리에서 최초로 성인가요 공연을 시도하였으며 젊은이들의 실험적인 인디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홍대 클럽에서 성인가요를 선보이며 대중가요의 다양한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노래가 바로 지난 9월 발표된 신곡 ‘천상의 화원’이었던 것입니다. 가수의 신곡 ‘천상의 화원’은 따뜻한 현악기의 선율이 흐르는 편안한 느낌의 멜로디 라인을 따라 가수 특유의 이야기하듯 걸어가는 노래의 시작이 매우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이는 멜로디와 보컬의 하모니가 특성적으로 강조되는 대중음악의 작곡법인 ‘버스-코러스 폼’(verse-chorus form)을 바탕으로 하는 ‘어덜트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장르의 노래입니다. 노래의 작곡과 편곡을 맡았던 작곡가 이현우와 백동우는 ‘백지영’, ‘소녀시대’, ‘더원’, ‘엠씨더맥스’, ‘신효범’과 같은 유명 뮤지션들의 인기곡들을 탄생시킨 실력파 프로듀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긴 분량의 노래 가사에 담긴 감성을 절묘하게 음악으로 그려간 한 폭의 맑은 수채화와 같은 격조 높은 대중가요를 선보인 것입니다.
시가 가지는 훼손 될 수 없는 가사를 음악으로 작업하면서 작곡과 편곡을 거듭한 흔적이 감지되는 도현아 가수의 신곡 ‘천상의 화원’은 노래에 담긴 시와 음악이 품은 감정선을 가수 자신의 깊은 숨결로 어루만진 수준 높은 가요입니다. 이는 가수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산중에 피고 지는 꽃을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간’, ‘그리운 마음’으로 헤아려간 숨결이 잔잔하게 묻어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가수와의 통화에서 그가 쏟아놓은 말이 스쳐 갑니다. ‘선생님 저는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공부하여 단 한 곡이라도 노래로 남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입니다.’ ‘이제까지는 살기 위하여 노래를 해왔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가슴에 남는 노래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음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20여 년에 이르는 취미 생활 인터넷 음악방송을 통하여 모든 장르에 음악을 무한하게 들어온 입장에서 감지된 도현아 가수의 특성적인 음악적 재능은 이제부터 그 평가가 이루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2003년 리메이크곡 ‘혼자서 울고 있어요’ 그리고 도현아 가수가 어려서 하늘나라에 가신 어머님을 회상하며 부른 사연이 담긴 2013년 발표되었던 곡 ‘노을이 되어’ 이후 이번 신곡 “천상의 화원”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선천적인 창법은 꾸며지지 않는 노래가 가지는 힘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향하여 날아드는 감성의 화살과 같은 사실에서 가수의 삶에 담긴 살아있는 감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분명한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어려서부터 삶의 절망적인 시련과 아픔을 견뎌온 가수의 감성은 그 어떠한 이론이거나 인위적인 꾸밈으로 담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50이 가까운 나이에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가수의 의지가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대중예술의 향기로 피어나기를 기대하면서 가수 스스로 가슴에 와 닿는 가사와 음악을 찾아 누군가의 가슴에 진정성 있는 감성으로 저며 드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천상의 화원' 가사 전문 (시-김연식)
한여름에도 추위가 내리는
구름은 산허리를 감고
패랭이꽃은 밤이슬을
온몸 가득 머금고 있네
어둠이 가려 보일 듯 말듯한
이름모를 한 송이 야생화
누구를 위해 피어나서 이 밤을 지켜주는가
하늘 아래 오직 그댈 위해서
꽃을 피우며 난 기다립니다
긴 외로움 오랜 시간 견디어
혼자서라도 늘 기다립니다! 이곳에서
가을 앞에서 움츠린 산수국
변덕이란 꽃말이 무색해
무정한 사람 돌아올까
지지 않는 밤을 헤매네
하늘 아래 오직 그댈 위해서
꽃을 피우며 난 기다립니다
긴 외로움 오랜 시간 견디어
혼자서라도 늘 기다립니다
외로움을 겨우 겨우 이기고
피어난 꽃이 더 아름답지만
그대라는 따스했던 체온을
잊기도 전에 서리가 내려
한이 된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잎은
바람에 떨어져 버렸지만
언젠가 와줄 그댈 위해
새벽 길을 배웅 나가네
천상의 화원을 거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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