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수질 현황과 관리방안
2020.10.12. 이순화 명예교수,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우리나라의 물 관리 역사는 조선 시대의 북청물장수와 천재 사기꾼 봉이 김선달을 거쳐, 1908년 조선 수도공사에 의해 뚝섬정수장에서 시작된 이래 조선시대 후기까지 확대되었으나, 6.25사변으로 모든 자료의 소멸과 관리 시스템이 마비되어 1960년대부터 물 관리 역사가 재차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은 1960, 70년대의 태동기를 거치면서 1967년에 보건사회부의 환경위생과 공해계가 설치되었으며, 1975년에 환경위생국의 수질보전과가 설치되었고, 1980년대의 형성기를 거치면서 1980년에 환경청이 발족 되어 6개 환경지청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1990년대를 거치면서 1990년에 환경처로 승격하였으며, 1994년에 환경부가 출범하게 되는 발전기를 거쳐 현재의 선진 성숙기의 면모를 나타나게 되었다. 현재 물 환경관리정책의 기본구조는 과거 인간중심으로 구성된 생활환경에서 벗어나, 인간도 수생생태계의 일부 구성원으로서, 자연환경의 동식물과 어울려 생활하는 공동체로서 수생태계의 전반적인 건강성을 회복하고 수변 생태 벨트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급격한 경제성장에 맞추어 상하수도 등 물 관리 인프라도 외국에 비해 매우 빠른 성장을 나타낸 반면, 여러 가지 세부적인 물 관리의 문제도 많이 나타내게 되었다. 수자원의 관리와 수질오염 문제뿐만 아니라 인구집중에 의한 도시의 과잉팽창으로 상하수도의 원활한 공급 문제와 대도시화에 따른 물 관리 문제, 가축의 수요급증에 의한 대량 축산단지의 오염원 배출과 농경지의 수확량 제고를 위한 비료, 농약 등의 사용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원의 증가, 기후변화에 대한 물 관리 대응, 유역의 수자원 수량과 수질에 미치는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부가적으로 녹조 발생 등이 생활환경의 영향 이슈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동일하게 고령화가 급격히 일어나게 되어 2012년에 노화지수가 62였으나, 2016년에 100을 넘어 2022년에 150이 되어 어린이 수보다 65세 노인의 수가 1.5배 많은 사회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생활반경이 상대적으로 협소함에 따라 친수환경에 근접한 활동반경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하여 각 선진국에서 수변공간 등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수질오염을 Eutrophication이라 하며, 우리말로는 부영양화라고 표현한다. 수중의 미생물을 기준으로 수질오염에 의해 영양분이 과잉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표현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 수질을 부영양화가 진행된 정도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부영양화 평가이다. 일반적으로 부영양화의 평가는 물의 물리적 성질과 수질오염 정도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판단한다. 물리적인 성질로는 물의 색을 청색에서 황색으로 진행될수록 오염정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수심의 투명도를 비교하여 오염을 나타낸다.
투명도는 직경 30cm의 백색 아크릴판을 수중에 투여하여 육안으로 보이는 깊이를 산정하는 방법인데, 참고로 팔당댐은 1.3m, 대청호는 2.8m로 보고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투명한 호수는 마슈호(홋카이도)가 41.6m를 기록하였으며, 바이칼호수가 40m로 높은 투명도를 나타내고 있다. 수질오염은 pH, 용존산소, 질소, 인 등으로 농도를 기준하여 부영양화를 판정하고 있으며, 생물적으로는 탄소의 생산력이나, 클로로필 농도, 플랑크톤 종류, 어류의 종류 등으로 부영양화를 판정하고 있다.
부영양화 판정은 어느 한 항목만으로 판정하기는 어려우며 여러 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각 항목들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모델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녹조 발생에 지극히 민감하여 미국환경청(EPA)의 기준을 참고하여 수중의 인(P)의 농도에만 집중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마치 부영양화와 녹조 발생이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수질을 관리하고 있어 매우 우려되는 실정이다.
부영양화 현상은 우리의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대표적으로 수도, 수산, 공업, 농업 등의 피해를 나타낸다. 수도의 피해로는 수돗물의 냄새와 적수에 의한 변색장해, 수돗물 처리공정의 응집, 여과 등의 효율저하의 정수처리의 장해 그리고 유독조류의 발생에 의한 건강피해 등이 있으며, 수산의 피해로는 고급어의 감소, 어패류의 유독화, 적조 등의 수산물의 피해 등을 나타내고, 농업의 피해로는 모의 생육장애, 수확량 감소, 병출해 다발 등의 피해를 나타내며, 공업의 피해로는 기계적 부식진행, 기계기능 및 효율감소, 품질저하 등의 피해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외 경관가치 저하 및 친환경적인 접근성의 어려움 등의 생활환경 피해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수질오염 즉, 부영양화를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나누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부하를 감소시키는 외부부하 저감대책과 큰 하천이나 폐쇄성 호소 등에서 유입수의 물질과 함께 수체 내의 오염을 증가시키는 오염원을 감소시키는 내부부하 저감대책으로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다 (그림 1). 외부부하 저감대책으로는 생활계, 산업계, 축산계, 수산계 등에서 배출되는 배수와 농업계, 도시계, 삼림계 등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을 최대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 외 큰 수체를 중심으로 유입, 유출수의 대책과 유입하천수의 수질정화 등의 대책이 있으며, 국내의 경우에는 4대강을 중심으로 유입되는 중·소하천의 오염원 관리대책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의 녹조에 과잉반응을 나타내어 매년 사회적인 이슈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므로 녹조발생의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녹조발생의 3대 필수조건은 영양분을 기본으로 하여 햇볕과 수온이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이 중 인간의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항목은 영양분을 감소시키는 것뿐이다. 즉 수질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조류의 필수 영양분인 질소와 인을 감소시키는 것이 가장 유익한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인 영양분을 쉽게 처리하지 못할 문제가 발생된다.
아래의 표1을 보면, 우리나라의 최근 하수도 보급률 통계자료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국 평균 하수도 보급률이 78.2%로 나타내고 있다. 하수도의 20% 이상이 처리되지 않고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상북도의 하수도 보급률은 70.6%로 전국 최하위에 속한다. 약 30%의 하수가 무단 방류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녹조발생을 막을 수 있겠는가? 4대강 때문에 녹조가 발생된다는 특정 단체들의 주장도 전부 거짓이다. 녹조는 4대강 사업 이전에 이미 발생되었고, 보의 건설로 인해 가시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물론, 체류시간의 증가로 녹조발생의 증가속도가 조금 빨라진 것은 이해하지만, 근본 원인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수도 보급률의 제고와 같은 수질오염 방지대책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할 수
는 없으므로, 국가사회의 경제발전과 구조적으로 병행하여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나아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내부부하 저감대책으로는 하천 및 호소의 준설, 화학약품을 이용한 화학적 오염원처리, 조류회수 및 제초제 등을 이용한 조류의 살조, 인공적 순환 등의 대책이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수자원 관리에서는 약품처리법은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배출부하 감소에 의한 부영양화 문제 해결도 획기적이고 단순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시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는 단기적인 대책 방법과 근본적인 해결을 마련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방법 등으로 구분하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부영양화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 제도개선, 신기술개발 및 경제적인 문제 해결 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에 사회구조 시스템과 어울려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이 현명한 방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