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교통 혼잡을 피해 부모님 묘소에 성묘를 하고 아우님이 정성껏 차린 제수를 진설하고 차례를 지내며 다시 한 번 숭조돈목의 정신을 되새겨 본다. 금년 3월 월림리에서 이곳 제천 개나리공원묘지로 이장해 모시고 처음 맞는 명절이라서 감회가 남달랐고 고향 일가어른까지 함께 하시니 감사하기 그지 없었다. 생각해보니 이곳 개나리공원에 가족 묘원을 조성하기 까지는 아우(운규 전 통덕랑공 종친회 회장)님의 협조가 절대적이었다. 오래전부터 험준한 고산준령에 모신 부모님 묘소를 평지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은 간절했지만 엄두가 안나 차일피일하다 윤달이 든 금년 3월 만사를 뒤로하고 이장을 단행한 것이다. 옮겨 모시는 김에 가족 묘원까지 조성하고 보니 내 딴엔 큰 시름을 던 셈이라 자위하고 있다. 어찌 보면 파격적인 결심이었지만 조상숭배의 방법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추세라 ‘군자도 종시속’이라 한 선현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오늘이다. 유교사상에 근본을 뒀던 우리 사회에선 조상을 공경하는 숭조정신과 그 은덕에 보답하려는 보본사상(報本思想)이 투철했다. 숭조정신의 근본은 효다. 효는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 했다. 그래서 숭조정신이 두텁고 효성이 지극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의 개인주의 사상에 익숙해졌고 핵가족화 된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인 숭조정신을 알고나 있는지 반문해 보게 된다. 숭조돈목(崇祖敦睦)은 인간의 존엄성과 조상님들에 대한傳統禮節(전통예절)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인간의 영원한眞理(진리)이고百行의根本이라고 본다. 가뜩이나 핵가족화시대니 뭐니 해서 조상님들에 대한崇祖敦睦(숭조돈목)의 정신이 희박해져가고 있는 요즘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시속이 달라지는 추세라 해도 숭조돈목(崇祖敦睦)의 정신만은 만세불변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돌이켜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