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미니크보비는유명잡지인<엘르>의편집장이었다.그는1995.12. 8. 승용차를 운전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심장발작을 일으킨 뒤 사지가 마비되어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보비는 병원의 침대에 누워있었으나 의식만은 분명했다. 그는 온몸의 기관 중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입으로 말할 수도 없고 손으로 쓸 수도 없었지만 병으로 쓰러지기 전에 구상한 작품을 완성해 출판하려 하였다. 출판사는 클로드 망디빌이라는 편집자를 병원으로 파견하여 매일 6시간씩 그를 도와 원고를 기록하게 하였다.
보비는 눈만 깜빡일 수밖에 없었기에 왼쪽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망디빌과 보비는 눈을 깜빡여 맞는 글자를 선택했다. 눈을 한 번 깜빡이면 그 알파벳은 정확하다는 뜻이고 눈을 두 번 깜빡이면 그 알파벳이 틀리다는 뜻이었다.
보비는 기억에 의해 단어를 판단했기에 실수가 생기기도 했고 필요 없는 단어들을 끄집어 내기도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이런 의사소통 방식이 익숙치 않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처음에 그들은 하루 6시간 동안 반쪽밖에 쓰지 못했지만, 차츰 하루에 세 쪽씩 써나갔다. 15개월 후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이 저작을 완성했다. 대략 계산해 볼 때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보비는 왼쪽 눈꺼풀을 20만 번 이상 깜빡였다고 한다. 이 평범치 않은 저작은 150페이지 전후로 그 책 제목은 <잠수복과 나비>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1997. 3. 7 프랑에서 간행된 2일 후인 3월 9일 보비는 영양실조 등으로 4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강한 의지가 발현되지 않고서는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장애를 딛고 혹은 보비처럼 악조건을 극복하여 자신의 목표를 이룬 사람들은 수 없이 많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도 인생의 목표가 없이 망망대해에 물결 따라 표류하는 고장난 선박과 같이 허송세월하는 사람은 없는지, 우리는 보비를 떠올리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