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초임대리 업무는 부천 원종동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원동동지점은 지금은 원종동사거리에서 김포공항쪽으로 약간 내려오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나는 원종동지점에서도 지금있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지점 이사가 내 특기가 되어버린듯 했다. 그 당시 은행은 지금과 달리 고객들이 무척 많았다. 바쁠 땐 객장에 고객들이 30명 이상 있어 발 디딜틈이 없었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집에서 지점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어려워그 나는 첫 차를 구입했다. 면허는 6개월 전 쯤 따논 상태였다. 나는 운동신경이 떨어지는지 운전실기시험을 7차례 정도 보고야 합격할 수 있었다. 한두번은 업무시간을 이용해 시험을 보러 갔지만 자주 시험을 보러 가는것이 미안해 야간에 시험을 보러 다녔다. 그러지 않아도 실력이 없던 나는 수험표에 인지를 붙일 수 없을 때가 되어 합격할 수 있었다. 운전면허를 따자 차를 사고 싶었다. 집사람을 설득해서 프라이드를 살 수 있었다. 차를 산 첫날 은행으로 출근하다 지하주차장으로 옆 경계석을 들이받아 조수석 문아래가 찌그러졌다. 그때부터 내 파란만장한 운전 경력이 펼쳐졌다. 첫 운전부터 차를 찌그려 트려서인지 나는 차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 어떤일이든 처음은 힘들다. 그중에서도 운전이 가장 어려운것 같다. 나는 운전을 잘하질 못했다. 어느날 출근시간에 큰 사고를 낼뻔했다. 버스가 승객을 태우려고 정류장에 정차중이었다. 나는 버스를 쫒아가고 있었는데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버스와 부딪칠번했다. 나는 핸들을 틀어 버스와 승객이 대기하고있는 사이로 차를 들이밀었다.다행히 승개들이 다 타고 있어 사람들과 부닥치지는 않았지만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감짝놀라 몸을 피했다. 그중 어떤 남성의 팔을 살짝치고 지나간것 같았다. 그사람이 내차를 향해 뛰어욌다.나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지만 너무 당황해서 차를 세울수 없었다. 나는 달려오는 사람을 향해 뒤어 붙혀둔 초보운전 스티커를 보라며 큰소리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뛰어오는것을 멈추고 돌아갔다. 만약 인명사고가 났다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또 한번은 집에 주차를 하다 담벼락을 박아 담이 넘어갔다. 약간 술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했는데 (참 세상을 어떤식으로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차가 담을 넘어 45도로 넘어가 담벼락에 걸려버렸다. 나는 당황해서 어쩔줄 몰랐다. 그 다음날 아침에 되서야 인근에 있던 트럭을 이용하여 차를 제자리로 올릴 수 있었다. 물론 담벼락을 고치는 비용을 내가 낸것은 당연했다. 한번은 집사람을 지점에 대려다 주고 출근하던 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횡단보도에 정차하고 있었는데 트럭이 와서 내 차를 박았다. 내 차는 뒤자석까지 완전히 부셔졌고 내가 문을 열고 나오려 하니 문까지 찌그러져 나오기가 어려웠다. 차를 5백만원주고 샀는데 수리비가 250만원이 나왔으니 대형사고였다. 나는 출근 하자마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목이 조금 뻐근할 뿐 견딜만 했다. 그래서 바로 출근해서 업무를 봤다. 오후가 되자 온몸이 쑤셔오기 시작했다. 도저히 참기 어려워 나는 병원을 다시 찾았다. 며칠은 입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점일이 너무 많았다. 내가 빠지면 누군가 그일을 분담해서 더 해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빠질수가 없었다. 은행이 나 없으면 안돌아간다고 그땐 생각했다. 잠 어리석었다. 지금도 목이 뻐근하고 통증이 있다. 참으로 많은 차량사고가 있었다. 정신못차리고 음주운전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음주운전에 걸려 경찰서 철창에 서너시간 잡혀있었던 적도 있다. 면허정지 100일에 벌금70만원이 나왔다. 운전을 한지 10년정도 지난 때였다. 나는 술을 조금 먹었을 땐 차를 타고 다녔다. 그땐 운전에 조금 자신이 있던 상태였고 음주운전에 걸려본적이 없어 겁도 없이 음주운전을 했다. 음주운전도 습관이다. 술을 먹고 대리운전을 부르면 되는것을 그냥 차에 올라 시동을 건다. 그러면 그냥 달려 나가는 것이다. 사고만 나지 않으면 되지 않겠어 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다면 특히 인명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저녁8시 경 조금 이른시간이었다. 그 시간에 음주단속을 할거라고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코너를 살짝 돌자 단속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음주운전 단속을 피했던 사람들의 무용담?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차들이 줄지어 서있는데 바로 차문을 열고 튀었다. 나는 골목길로 정신없이 뛰었다. 한 20분정도를 뛰었나 숨이 너무 차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이 없어 보였다. 그때 내앞에 교통경찰이 나타났다. "차량 **** 번호 차주시죠" "예, 아닌데요" "이거 왜이러십니까? 주민등록증 줘 보시죠" 나는 그때까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경찰차 앞으로 붙잡혀 갔다. 나는 경찰에게 살살 빌었다. "한번만 용서 해주십시요" 그리고 경찰서 유치장에 끌려 들어갔다. 이른 시간 이어서인지 사람들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잡혀올때 까지 나는 유치장에서 대기를 했다. 술이 확 깼다. 새벽 2시쯤 조서를 쓰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사람이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나는 시치미를 떠며 아무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 후 벌금용지를 내가 직접 받으려 경찰서에 서너번 문의를 했는데 과태료 용지가 집으로 배달되었다. "이게 뭐야, 왜? 벌금이 이렇게 많이 나왔어" 나는 입을 꿔매버렸다. 그 이후론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않는다. 계속 술을 먹고 운전을 하다 대형사고를 일으켰다면 패가망신 했을것이다. 그때 음주단속에 걸린것이 어쩌면 다행인지 모르겠다. 젊은날 왜?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살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내 멋대로 살아온것 같다. 그래도 큰일없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것을 보면 참으로 용타. 인생은 정해져 있는것인가? 아니면 만들어가는것인가? 만약 정해져 있다면 운이 좋은것이고, 만들어 왔다면 요리조리 잘 피해왔다. 그러니 이제라도 겸허히 남들을 살피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마음따로 행동따로니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그럭저럭 살고 있다. 죽어 지옥에 떨어진대도 누굴 탓하겠는가, 지금이라도 덕을 많이 쌓아 지옥을 면해야 할 텐데, 어쩌면 이것 또한 욕심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