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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조양관 2) 전화 : 063-564-2026 3) 주소 : 전북 고창군 고창읍 천변남로 86(읍내리 296-2) 4) 주요 음식 : 한정식 |
2. 맛본 음식 : 조 코스(1인당 3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문화재 한옥에 앉아서 역사의 주역이 되어 문화재 같은 한상을 받으며 역사의 흐름을 느낀다. 통째로 공간형 한상차림은 아니고, 순차적 시간형과 조합된 상차림이다. 일단 호박죽으로 시작한다. 너무 달지 않은 맛이 입맛을 돋우는데, 드디어 식사가 시작되나보다, 하는 기대와 긴장이 더 즐겁다.
2) 음식 순서
1차 한상차림상 : 연어회, 소고기육회, 모듬전, 복어껍질무침, 잡채, 석화무침, 샐러드, 배추절임, 메밀국수
2차 : 가오리찜, 삼합, 단호박튀김
3차 밥과 반찬류 : 조기구이, 호박무침, 가지볶음, 시금치무침, 버섯볶음, 잔새우볶음, 젓갈(창란, 낙지, 가리비), 김치, 조밥, 미역국, 눌은밥숭늉
3) 음식 특기사항 : 고르게 맛있다. 간이 맞고 맛이 있어 부족하게 느껴지는 음식이 없다. 먹을 때마다 그래, 이건 이렇게 만들어야 돼, 동의하게 만든다. 굳이 까탈스럽게 탈을 잡자면 단호박튀김이 약간 퍽퍽하게 느껴진다는 정도. 그것도 조리 솜씨의 문제가 아니라 식재료의 문제인 듯하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감사하면서 대접받는 기분으로 만족스럽게 한상을 비운다.
소고기육회 : 생고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육질이다. 쫀득거리는 육질은 생음식이라는 느낌을 덜면서 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양념장은 진하며 약간 달금하여 육회맛을 잘 보조한다.
홍어삼합과 가오리찜 : 가오리찜은 콩나물 등 부재료가 찜의 밍밍한 맛을 잡아준다. 삼합은 살짝 삭은 홍어가 부담스럽지 않게 음식의 풍미를 높인다.
잡채 : 당면 간과 색상은 최고가 아니나, 어묵을 넣는 기지는 돋보인다. 잡채맛에 변화를 주고, 당면으로 야기되는 녹말 과다 우려를 잠재운다.
메밀국수 : 국물맛이 좋다. 향기로운 국물맛, 무슨 과일향일까.
그런데 과유불급일까. 탈잡을 게 없으니 별걸 다 탈잡는다. 다 만족스러워 기억에 특별히 남을 만한 음식이 없는 것이다. 화려하고 실속 있는 상을 받았으나, 이것은 음식점 얼굴 메뉴로 삼아도 되겠다, 할 만큼 인상적인 음식은 없다. 잘 차린 상이 갖는 딜레마일까.
그래도 그중 가장 돋보였던 것은 복어껍질무침. 복어껍질은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지만 자칫 맹맹하기 쉬운데, 사과를 부재료로 사용하여 사과향과 맛이 주재료에 배어들게 함으로써 상큼한 고급 음식을 만든 것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사과가 참나물과 함께 하여 시각, 미각, 후각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음식이 되었다.
4) 국과 밥 : 미역국, 소고기를 갈아 국맛을 냈는데, 간장 간이 아스라한 향토 향수를 일으킨다. 전주 효자문의 소고기국 맛이 난다. 차지며 옹골진 쌀알 맛이 좁쌀과 함께 잘 살아난 밥이 국에 잘 어울린다. 덕분에 마무리를 흐뭇하게 할 수 있다.
5) 김치 등 밥반찬 : 잔새우볶음이 눈에 띈다. 푸석해 보이는 것과 달리 잘깃거린다. 몬닥한 새우가 풍미는 그대로다. 이미 한상을 마친 터라 포만감 가득한 상태에서도 입맛을 돋운다.
젓갈은 쫀득쫀득 탱탱한 제맛으로 나중 나오는 눌은밥숭늉까지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 마지막 수저질을 마칠 때까지 개운한 입맛이 돌게 한다.
4. 맛본 때 : 2017.11.
5. 음식 값 : 점심특선 12,000원, 조 코스 30,000원, 양 코스 40,000원, 관 코스 50,000원
6. 맛본 후 "역사의 길목에서 진채선을 생각하며"
어디나 전라도 지방에는 이런 한정식이 있다. 그리고 지방색을 담고 있다. 조기가 주연인 곳, 젓갈이 주연인 곳, 나물이 주연인 곳 등등 나름 지방색과 개성을 때깔 나게 갖추고 손을 다시 부른다. 이곳은 고창색이나 식당색을 특별히 찾을 수 없어서 서운하기도 하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문화재에서 품격 있는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다시 찾기 어려운 강점이다. 문화재의 품위를 밥상에 담았다. 문화재 고택의 식사는 바로 역사의 손짓이다.
코앞의 모양성과 동리고택 등은 얼핏 100년 전으로 손을 이끌어 역사 속에 내가 있는지 역사가 내 속에 있는지 모르게 역사의 울타리로 감싸 안는다. 밥 먹고 내딛는 산책길이 바로 조선 후기 역사길이다.
역사길에서는 김소희를 넘어 진채선의 활달한 <춘향가>가 들리는 것 같다. 고창생인데다 동리 신재효 문하에서 기량을 닦았으니 경복궁 낙성연 아닌 모양성 성벽밟기에서도 항상 소리를 했음직하다. 식사 후의 산책길은 누구라도 너끈히 역사길, 소릿길로 인도한다. 품격 있는 음식이 역사와 소리를 벗하자고 그대를 청한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고창읍성(모양성)>
*<동리 신재효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