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종주길 (대성문~불광동 대호 아파트)
지난 10월5일 북한산 종주 산행 중 백운대 방향 휴일 많은 등산객으로 지체하여 대성문까지 걷고 하산했다. 나머지 구간을 오늘 걷는다. 이른 아침 대전역으로 갔다. 대합실 의자에 배낭을 벗어 놓고 기차 시간을 보니 식사하기가 애매하다. 매점에서 김밥과 우유를 사 먹는다. 먹고 나니 승차장 번호가 올라왔다. 승차장으로 내려간다. 기차는 대기하고 있었다. 객차 문 앞에 서 있는 승무원에게 한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곧이어 같이 온 여자 가방을 들고 차에 오른다. 승객 몇이 잇달아 탄다. 객차 안은 조용하다. 곧이어 출발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기차는 한번 덜컹거리더니 조용히 앞으로 나아간다. 날이 새기 전에는 하늘이 맑은지 흐린지 구별되지 않았다. 평택을 지나니 하늘이 보인다, 흐리다. 기차는 차체를 흔들며 힘차게 달린다. 내 뒤 자리 젊은 청춘들은 소곤대며 웃고 있다. 의자를 뒤로 밀고 잠깐 기대어 있다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서울역이다.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4호선을 타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우이신설로 환승하여 북한산보국문역에 하차하여 704번 버스를 타고 정릉탐방지원센터로 기야 한다.
북한산 보국문 역 버스 종점 부근 가게에서 준비한 김밥을 정릉 탐방지원센터 옆 의자에 앉아 먹는다. 대전역에서 김밥과 우유를 먹고 세 시간 정도 지났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자주 먹는 게 힘든 산행에서는 부담이 덜 되었다. 배낭을 정리하고 이정표를 따라 대성문으로 오른다. 지난번에 내려왔던 길이라 거리 가늠이 되니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다. 휴일이라 산객이 많다. 이마에 땀을 닦으며 한 시간 남짓 오르니 대성문에 도착한다. 11시 40분이다. 점심을 먹기는 이른 시간이다. 대남문까지 간다. 12시가 되었다.
대남문 주위에는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도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 문 좌측에 남성 두 분이 막걸리와 컵라면을 먹고 있는 게 보인다. 그 옆 이 삼 미터 떨어진 곳에는 여성 한 분이 문 옆 돌에 걸터앉아 감을 먹는다. 나는 남섬 두 분 곁으로 가 인사를 나누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 간식을 꺼냈다. 남성 두 분은 나의 간식을 보고 하루 종일 걸어도 되겠다고 놀린다. 누가 챙겨 주었는지 부럽단다. 아내가 챙겨 주었다고 하니 자기들은 본인이 다 챙겼다 한다. 약간 떨어져 있던 여성분이 그 소리를 듣고 웃음 짓는다. 모른척하고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라면에 물을 부을 때쯤 여성분은 말없이 떠났고 라면이 익을 때쯤에는 남성 두 분도 인사를 나누고 내려갔다.
라면과 계란, 밤을 선 채로 먹고 출발한다. 비봉 능선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길을 모르니 갈림길에서는 꼭 물어본다. 두 명 중 한 명은 나와 같은 초행자들이다. 길을 물어 가니 같은 방향이면 금방 길 친구가 된다. 물어볼 때는 답이 나올 확실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비봉 능선을 걷는다. 북한산은 돌산이다. 북한산 화강암은 쥬라기(1억 8000만년~1억3000만년전) 대보조산(大寶造山)운동의 산물인 대보 화강암에 속하며 화산 분출로 마그마가 지각의 약한 틈을 뚫고 올라오다가 지하 깊은 곳(약10km~15km아래)에서 냉각 고화 되어 형성되었습니다.
지하 깊은 곳에 있던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지각 변동으로 융기되면서 지표에 드러났고, 오랜 세월 지속적인 침식과 풍화를 받아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족두리봉 일원은 지형 경관(地形景觀)이 빼어난 곳입니다.
비탈진 암벽을 지날 때는 철봉을 막아 만든 난간대을 의지하여 한발씩 내딛고 팔로 매달리기고 당기면서 경사진 암벽은 네발로 기어간다. 꼭대기에 올라 사방을 내려다보며 먼 산의 웅장함과 광대함을 느낀다. 암벽이라 잡목이 없어 전망이 좋다. 북한산 종주 능선 대성문에서 불광동 대호 아파트 구간 문수봉-승가봉-사모바위-비봉-향로봉-족두리봉을 지난다.
암릉 지대 오르내림은 설악산 공룡능선보다 더 힘든 것 같다. 햇볕 좋은 암릉 지대를 땀 흘리며 온몸으로 걷고 사진도 찍다 보니 불광동이 보인다. 멀리 불광동은 보이지만 갈림길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지나가는 이에게 묻는다. 오른쪽으로 한참 내려가면 대호 아파트가 나온다 한다. 석양을 보며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