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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6년 12월 31일 (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우두령 - 삼성산 - 여정봉 - 바람재 - 형제봉 - 황악산 - 운수봉 - 괘방령 - 가성산 - 눌의산 - 추풍령
o 산행거리: 24km
o 소요시간: 9시간
o 지역: 충북 영동
o 일행: 좋은사람들 백두21기
o 산행정보: 황악산
▼ 등산지도
올해 마지막날 떠나는 대간산행, 송구영신의 의미가 더해진다. 2주전 눈폭탄과 사투를 벌인 '진고개~대관령' 구간의 고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은 비워두었던 추풍령구간을 찾았다. 추풍령 부근 4구간을 Skip 할 때만 하더라도 의아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선견지명의 한수였다고 생각된다. 추풍령 부근은 겨울철에도 비교적 강설량이 적은 곳이라고 한다. 새벽 3시반에 도착한 우두령은 그렇게 추운편이 아니다. 어제까지 기승을 부리던 강추위가 일기예보에 맞추어(?) 한걸음 물러선 모양이다. 우두령은 지난 4월말 '부항령~우두령' 대간산행시 날머리였으니 약 8개월만에 이곳을 들머리로 다시 선 셈이다. 황악산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까...
▼ 우두령 (720m, 들머리)
[우두령(牛頭嶺)]은 고개로 이어지는 산 능선의 생김새가 소머리와 비슷하여 붙인 이름이다. 행정 구역상 거창군에 속하는 우두령에서 남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곳에 우두령마을이 있다. 우두령은 경상북도 김천시와 전라북도 무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대덕산(大德山)에서 동남동쪽 방향 수도산(修道山)[1,313m]과 가야산(伽倻山)으로 이어지는 수도지맥(修道支脈) 능선에 있는 고개이다.(디지털 문화대전)
지난주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등산로에는 아직도 잔설이 많이 남아있다. 아이젠을 착용하기도 그렇고 그냥 걷자니 미끄러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아직은 한밤중, 밤을 흔드는 바람의 위력이 거세다.
선두의 발걸음이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다. 지난번 대간산행시 눈길에 막혀 거북이 걸음을 하였던 것에 반작용인지 오늘은 마치 토끼처럼 재빠르다.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하면 후반에 어김없이 후유증이 나타나므로 나는 초반을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한정 뒤쳐질수는 없어 최대한 피치를 가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우두령에서 삼성산까지 고도차 약 260m를 2.3km에 걸쳐 계속 올라간다.
▼ 삼성산 (986m, 우두령에서 2.3km)
삼성산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검은 숲길을 다시 헤쳐나간다. 삼성산을 지나 잠깐 하강한후 여정봉을 향해 다시 솟구친다. 내리막길은 미끄러운 눈길이라 수시로 발걸음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에는 찬바람이 옷속을 파고 들고, 멀리 산 아래로 빛나는 김천시의 네온불빛은 신년을 앞두고 잠 못드는 우리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렇게 오르막을 올라서면 여정봉이다. 여정봉에는 나무로 만든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이정목에도 '백두대간 등산로 (여정봉)' 라는 글씨가 이곳이 백두대간 코스임을 알려준다.
▼ 여정봉 (1030m, 삼성산에서 1.5km)
[여정봉]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상촌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국토지리정보원에는 여정봉(旅程峰, 1030m)으로 표기되어 있다. 김천을 대표하는 황악산(1111m)과 삼성산(986m) 사이에 위치한 산으로 백두대간의 한 줄기이다. 직지사 부속 암자인 삼성암 뒤에 위치하고 있으나 삼성암으로 올라가는 정상적인 루트가 없어 등산객들은 바람재 등 백두대간 마르금 등산로를 이용하여 정상을 지나간다. 명칭에 대한 특별한 유례는 없으나 "황악산을 가는 도중의 봉우리" 또는 "여행을 하는 노정 봉우리" 등으로 여정봉이라 불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있다. (안내판)
여정봉을 지나면 바람재를 향하여 고도차 약 200m 를 급강하한다. 오르막길에서 긴장했던 다리근육이 풀릴줄 생각했는데,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다리를 뻣대는 바람에 오히려 점점 더 뻣뻣해진다. 이러시면 안되옵니다....
▼ 바람재 (810m,여정봉에서 1.2km)
[바람재]는 예전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어 풍령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곳으로, 산의 모습이 소의 머리를 닮았다는 우두령과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영남 유생들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는 속설이 있는 추풍령 대신에 주로 이용했다는 괘방령을 잇는 연결 지점이다. 바람재에서 괘방령을 잇는 구간에는 여우가 많이 출몰하였다는 여시골산과 속리산을 지나 낮은 구릉성 산지를 이루는 백두대간이 다시 우앙한 산세을 이루기 시작하는 황악산이 있으며, 황악산 자락에는 신라 눌지왕 2년(418)에 창건된 직지사가 위치해 앴다. 또한 바람재 지역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단절하고 있던 폐군사시설물을 2010년 철거하고 지형 및 식생 복원한 지역으로 백두대간 생태복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장소이다. (안내판)
이름만큼이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 사진을 찍으려고 장갑을 벗으면 손이 금방 오그라든다. 바람재를 지난 대간길은 황악산을 향해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된다. 황악산까지 고도차 약 300m를 끊임없이 치고 올라가야 한다. 선두와의 거리는 다시 벌어지고 있고, 내뒤에는 두어명만 남아 있을 뿐이다.
바람재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온 대간길이 한템포 숨고르기를 하는 지점이 형제봉이고, 형제봉에서 재차 오르막을 타고 오르면 황악산에 도착하게 된다.
▼ 형제봉 (바람재에서 1.2km)
[형제봉]은 약 300m 거리를 두고 남북으로 우뚝솟은 두개의 봉우리가 마치 우애깊은 형제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으로 북쪽의 봉우리는 높이 1022m로 행정구역상 영동군에 속하고, 남쪽 봉우리는 높이 1010m로 행정구역상 김천시에 속해있다. 형제봉은 백대두간에서 갈라져 나와 가야산 등을 이루는 산줄기인 수도지맥에서 갈라진 작은 산줄기로, 수도산과 가야산 중간에 있는 석항령 부근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형제봉을 거쳐 성주군 독용산으로 이어진다. 형제봉 정상부 일대의 식생은 침엽수가 매우 우세하게 나타나며, 비탈면 하단은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침엽수가 혼재된 혼합림을 이루고 있으며, 형제봉 일대는 1000m 이상의 고봉이 이어져 도로나 마을 등 인위적인 토지이용이 거의 없어 자연상태의 지형 및 생태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된 곳이다. (안내판)
▼ 바람재에서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황악산 방향 (펌)
▼ 잠시 인원을 점검하고...
황악산 정상에는 새벽을 앞둔 삭풍이 맹렬하게 몰아치고 있다. 온도계는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춥다. 서둘러 단체로 인증샷을 남기고 괘방령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 황악산 (형제봉에서 0.8km, 우두령에서 7km)
[황악산] 험준하고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큰 산 악(岳)’자를 쓰는 높은 산임에도 석산(石山)이 아닌 토산(土山)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누를 황(黃)’을 써서 황악산(黃岳山)이라 한다. 과거에 학이 많이 살아서 황학산(黃鶴山)[1,111.4m]이라고도 한다.황악산은 추풍령에서 삼도봉(三道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 중간에 있는 산으로 이 일대에서 가장 높다. 황악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여시골산, 백원봉을 만들면서 괘방령으로 이어지고,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형제봉·바람재·질매재로 이어진다. 황악산 동쪽 비탈면에서 발원한 하천은 동쪽으로 흘러 백운천(白雲川)을 이루어 직지천으로 흘러들고, 북쪽 비탈면에서 발원한 하천은 어촌천(漁村川)을 이루어 초강(草江)으로 흘러들며, 남서쪽 비탈면에서 발원한 하천은 궁촌천(弓村川)을 이루어 초강으로 흘러든다. (한국 향토문화 전자대전)
▼ 황악산은 이런 모습?.... (펌)
황악산을 지나면 대간길은 괘방령을 향해 급락하듯이 하강한다. 괘방령의 해발고도가 330m 정도이므로 약 800m의 고도차를 내리 꽂기 때문에 눈(雪)까지 더해진 등산로는 브레이크 없는 청룡열차를 탄 느낌이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스틱을 야무지게 움켜지지만 급경사의 미끄러움을 피할 방법은 없다. 다리보다 팔에 더 큰 근육이 생길 것 같다. 얼어붙은 땅은 무릎에 적지않은 충격을 준다. 허벅지 근육통에 이어 무릎 연골까지 고장이 나면 큰일이다. 슬로우 슬로~ 퀵퀵~ 스텝을 밟듯이 발걸음을 최대한 부드럽게 부드럽게... 그만큼 걸음걸이는 늦어질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하강폭의 약 절반정도를 내려와 한 매듭을 맺으면 운수봉이다. 운수봉前에 백운봉이 있다고 하는데 부지불식간에 지나쳐 버린 모양이다. 운수봉을 지나는 우리일행 모두가 새해에는 운수대통 하시길...
▼ 운수봉 (680m, 황악산에서 2.6km)
[운수봉(雲水峰)]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국토지리정보원에는 천덕산(天德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김천의 대표 명산인 황악산을 이루는 비로봉(1111m), 신선봉(944m), 백운봉(770m), 운수봉(740m) 등 고봉중 하나로서 백두대간의 한줄기이다. 운수봉은 직지사의 부속암자인 운수암의 북쪽 봉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직지사가 있는 능여계곡의 행정구역인 대항면 운수리와도 관련이 되어있다. 운수봉은 언제가 구름이 머물고 골짜기에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안내판)
급강하 하던 대간길은 운수봉을 지나면서 잠시 주춤거린다. 덕분에 나도 다리 컨디션을 조절하며 숨을 고르는 도중에 여시굴을 지나간다. 이곳 여시굴은 여시골산의 대표적인 여우굴로 알려져 있다. 여시굴을 들여다 보니 사람은 쉽게 드나들지 못할 정도로 움푹 패어진 땅굴의 모습이다.
▼ 여시굴
여시굴의 지나 약간의 언덕을 오르면 여시골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여시골에 어울리게 모양과 글씨가 새겨져 있다.
▼ 여시골산 (620m, 운수봉에서 1.6km)
여시골산을 지나 대간길은 괘방령을 향해 다시 급격하게 하강하다 괘방령을 앞두고 천천히 브레이크를 밟는다. 괘방령에는 큼직한 표지석과 이곳이 장원급제길 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 괘방령 (여시골산에서 1.5km, 황악산에서 5.7km)
[괘방령] 이곳은충북과 경북의 경계지역으로 조선시대부터 괘방령(掛榜嶺)이라 불리고 있다. 괘방령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때 이 고개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면 급제를 알리는 방(榜)에 붙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인근의 추풍령이 국가업무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관로였다면 괘방령은 과거시험 보러 다니던 선비들이 즐겨 넘던 과거길이며 한성과 호서에서 영남을 왕래하는 장사꾼들이 관원들의 간섭을 피해 다니던 상로로서 추풍령 못지않은 큰길 이었다. 또한 이곳은 임진왜란 때 박이룡 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벌여 승전을 거둔 격전지로서 북쪽으로 1km 떨어진 도로변에는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지은 황의사라는 사당이 있다. 비록 이곳이 해발 300m의 낮은 고개이지만 민족정기의 상징인 백두대간의 정기가 잠시 숨을 고르댜 황학사능로 다시 힘차게 뻗어 오르는 곳이며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기도 하여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으로,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안내판)
▼ 장원급제길
괘방령로를 가로질러 백두대간은 가성산을 향해 다시 올라간다.
▼ 가성산 방향 등산로
언덕위 바람이 없는 곳을 찾아 일행모두가 함께 아침식사 시간을 가졌다. 쉘트를 뒤집어 쓰고, 가스불에 부글부를 끓어 오르는 어묵탕과 우동이 군침을 돌게 한다. 각자 꺼내놓은 음식과 막걸리, 소주 한잔으로 무르익는 분위기 때문에 쉘트안은 마치 뜨거운 여름 못지 않다. 심지어 과메기도 있다. 베낭무게를 줄이자는 심뽀로 싸가지고 온 음식을 풀어놓고.... 이렇게 오늘도 인정에 취한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그냥 이렇게 하산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생긴다. 그렇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변함이 없다. 다시 베낭을 고쳐메고 추풍령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먹고 즐기느라 1시간 이상을 쉰 다음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오히려 무겁다. 심지어 종아리와 허벅지의 근육이 뒤틀린다. 쉬었다가 갑자기 출발해서 그런가 하고 걸음을 늦추어 보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다. 끙끙거리며 또 앞서가는 일행들을 쫒아간다.
1차 목적지인 가성산까지는 약 4km, 약 300m의 고도를 치고 올라가야 한다. 평소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다리에 이상이 생긴 상태라 부담스럽다. 이곳 대간길은 숲속길이라 별다른 조망은 없다. 뒤돌아 본 황악산은 나무사이로 멀리 하얀 눈을 품고 희뿌연 안개에 둘러싸여 있다. 별다른 조망이 없다 보니 눈(眼)길은 자연히 등산로 주변에 집중된다. 고사목에 사슴이 살고 있다...
어쩔수 없이 오르막길에서 근육이완제를 꺼내 복용하였다. 대간길마다 심심찮게 반복되는 근육통(경련) 때문에 산행 시작 전에는 항상 불안감이 앞선다. 운동으로 근육과 근력을 키워야 하는데....
대간길 옆으로 흰눈을 바른 노송 한그루가 속세를 비워낸 듯 비스듬이 누워있다.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답답한 숲길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풍경이다.
이렇게 오르막을 치고 올라온 정상이 가성산이다. 가성산 정상석도 여시골산과 유사하게 설치되어 있고, 주위의 나무에는 여러 산악회의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만큼 대간산행을 하는 산객들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 가성산 (716m, 괘방령에서 4km)
가성산에서는 다시 급경사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급경사에다가 쌓여있는 눈때문에 발 디딜곳이 마땅찮다. 다리에 힘을 주면 미끄러질수 밖에 없다. 스틱으로 체중을 버티며 발걸음은 최대한 가볍게,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한걸음 한걸음 내려가야 한다.
약 200m를 곤두박질 친 대간길은 오늘 코스의 마지막 봉우리인 눌의산을 향해 다시 솟구친다. 하지만 눌의산은 호락호락하게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다. 몇번의 작은 업다운을 반복해야 한다. 1단계 오르막을 오르니 장군봉이다.
▼ 장군봉 (627m, 가성산에서 1km)
장군봉에서는 다시 하락, 그리고 올라서면 663봉, 다시 짧은 하강 그리고 다시 길게 상승한 다음에야 눌의산 정상을 밟게 된다.
▼ 눌의산 (743m, 장군봉에서 1.7km)
[눌의산]은 추풍령 뒤쪽에 자리잡은 산으로 등산인들의 발길이 뜸하여 호젓한 산행을 즐길수 있는 곳이다. 이 산의 이름인 '눌의'는 한자어의 정의가 '눌하다' 또는 '더디다'라는 뜻이니 추풍령 영마루를 사이하는 충청도와 경상도의 양쪽 인정의 교류가 뜸하다는 것을 뜻한다. 정상에 봉수대가 있는 것으로도 알수 있듯이 주변 조망이 뛰어나다. 봉화대가 있어서 봉화산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눌의산을 끝으로 대간길은 추풍령을 향해 급격하게 달음박질을 친다. 황악산에서 운수봉으로 내려갈때의 내리막길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눈이 더 많이 쌓여있어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뽀드득 거리는 눈 아래로 부스럭 거리는 낙엽소리가 어우려져 묘한 감정을 자극한다. 지나간 세월과 현재가 공존하며 공생하는 것이다.
산자락을 벗어나면서 눈은 사라지고 늦가을의 풍경이 다가온다. 낙엽과 억새풀과...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니 눌의산이 저만큼 하늘 높은 곳에 솟아있다. 정상적이지 못한 다리 컨디션으로 무사히 내려왔음을 안도하게 된다. 다시 올라가라 한다면 나는 과감히 포기할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아래로 뚫려있는 터널 앞에 추풍령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 터널을 지나 좌측으로 포도밭을 지난 후 경부선 철로 아래를 통과하면 다음 대간코스인 금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곳 터널에서 우측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추풍령 휴게소이다.
▼ 추풍령 터널 (눌의산에서 2.9km)
[추풍령]은 경북 김천시 봉산면과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해발고도는 221m이다. 추풍령은 예로부터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잇는 핵심지역이었으나 영남대로로 일컬어지는 문경새재에 비해 규모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경부선철도로 인해 문경새재와 죽령, 이화령의 모든 물류가 모이게 되었으며, 이후 낮은 고도와 완만한 경사로 인해 경부고속국도와 국도 등이 모두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곳을 지나는 유생들 중 일부는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 하여 괘방령으로 넘는 경우가 있었다.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계 역항를 하고 있는 중요한 지역이나 완만한 지형적인 특성상 각종 도로와 휴게소 등으로 인해 1km 이상의 마루금이 단절된 지역으로 마루금과 실제 종주 노선이 상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안내판)
▼ 포도밭길과 경부선 철로 (초록색 다리)
경부선 철로 아래를 통과하여 신안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가면 추풍령 교차로 부근에 추풍령 표지석과 장승들이 둘러싼 작은 공원이 있다. 맞은편이 '모텔카리브'이며, 이곳이 오늘코스의 날머리다. 추풍령 표지석에 새겨져 있는 추풍령 노래가사를 보니 저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 구름도 자고 가는... 흘러간 그세월을....
▼ 추풍령 표지석
▼ 모텔카리브
세모와 함께한 대간길, 또 한코스를 넘었다. 이제 남은 11구간, 새해에는 더욱 더 정진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