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셀프상장’ 새빗켐으로 ‘대박’…6600원에 받은 16만주, 9만원대에 블록딜 할 듯

[누구도]

한투증권, ‘셀프상장’ 새빗켐으로 ‘대박’…6600원에 받은 16만주, 9만원대에 블록딜 할 듯

비상장주식, 상장 주관하며 지분 투자
2월 4일부터 매도 가능
6일 이후 블록딜로 처분할 듯

정해용 기자
입력 2023.02.02 10:39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62,700원 ▲ 500 0.8%))이 1년 6개월 전 투자했던 비상장 기업 새빗켐이 지난해 상장해 주가가 급등하며 13배 넘는 차익을 얻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1주당 6600원에 16만주를 받았지만, 현재 주가는 9만원이 넘는다. 오는 4일 보호예수가 풀려 한투증권은 이를 시장에 매도하거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상장 주식의 3%가 넘는 물량이기 때문에 주가에 충격을 덜 주기 위해 블록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폐전지 및 폐산재활용 전문업체인 새빗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왼쪽부터), 김기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박민규 새빗켐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전무,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폐전지 및 폐산재활용 전문업체인 새빗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왼쪽부터), 김기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박민규 새빗켐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전무,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빗켐은 전날보다 1.67%(1500원) 오른 9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새빗켐은 지난해 8월 4일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3만5000원이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때 주가가 18만원대(18만4800원‧2022년 8월 30일)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9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8월 새빗켐과 상장주관계약을 맺으면서 지분투자도 함께했다. 10억5600만원을 투자해 1주당 6600원에 16만주를 인수했다. 한투증권이 보유한 주식은 상장 후 6개월 동안 보호예수에 묶여있다 오는 4일부터 거래가 가능해진다. 4일이 휴장이기 때문에 6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처리 방법과 매도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투증권이 보유한 지분을 이른 시일에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 새빗켐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어 앞으로 언제든지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새빗켐의 PER은 60.8배다. 천보(246,000원 ▲ 2,500 1.03%)(48.15배), 성일하이텍(116,800원 ▲ 8,000 7.35%)(28.91배) 등 보다 높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한투증권이 9만원대에 주식을 매도하면 13배 넘는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종가인 9만13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1년 6개월 동안 13.83배 올랐고 1주당 평가차익은 8만4700원이다. 10억5600만원을 투자한 한투증권은 135억5200만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한투증권은 새빗켐 상장 당시 지분투자를 한 기업을 상장 주관사로 참여해 ‘셀프상장’ 논란이 있었다. 자사가 6600원에 산 주식의 공모가를 3만5000원에 산정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지난해 새빗켐의 예상 매출액은 전년보다 37.47% 늘어난 459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6.9% 늘어난 98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한투증권이 블록딜 방식으로 새비켐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장 주식 수(486만1545주)의 3.2%에 달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장내 매도할 경우 이를 받아줄 투자자가 없을 것이고 주가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3% 이상의 물량은 시장에서는 소화하기 어렵고 블록딜을 한다고 해도 2번 이상으로 나눠서 처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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