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거인병 앓다 떠났다… 비운의 농구스타 김영희 별세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2.01 20:45
전 농구선수 고(故) 김영희씨가 2021년 한 유튜브 방송에 나온 모습과 현역시절 모습. /유튜브 근황올림픽
전 농구선수 김영희(60)씨가 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전성기였던 1987년 거인병·거인증 등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투병 생활을 계속해왔다.
숭의여고 출신의 김씨는 키 200㎝의 최장신 센터로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쾌거를 이룬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 공로로 이후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업농구 한국화장품에서 뛰던 중 1987년 11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았고 머지않아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의 과잉 분비로 인해 생기는 병이다. 뼈 성장으로 손발과 안면 등은 물론 혀와 같은 연부 조직까지 커진다. 뇌종양, 저혈당 및 갑상선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도 김씨를 괴롭혔다.
앞서 고인은 2021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에 출연해 투병 근황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던 소식을 전하며 “장기가 커지는 병이기 때문에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 있었다. 너무 힘든 고비를 병원 안에서 넘겼다”고 말했다.
김씨가 2021년 입원 치료 소식을 전하며 공개했던 사진. /유튜브 근황올림픽
은퇴 후 사람들 시선에 힘들었던 기억을 회상하면서는 “뇌수술 받고 집에 있을 때 가끔 답답해 백화점이나 구경할까 싶어 나가면 등 뒤에서 남자분들이 ‘와 거인이다. 저게 남자야 여자야. 저것도 인간인가’ 하며 큭큭 웃었다”며 “중학생 20명이 몰려와 ‘거인 나오라’며 문을 두들긴 적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 봉사를 이어가며 아픈 마음을 치유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린 꼬마들이 기어서 내 무릎 위에 올라과 ‘과자, 과자’ 하더라”며 “눈물을 막 흘렸다. 내가 겪는 아픔과 우울증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고 했다.
또 도움의 손길을 내민 농구계 인사들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서장훈이 몇 번 도움을 줬다. 은행 통장으로 입금해줬다. 너무 고맙더라”며 “대표팀에서 같이 운동했던 허재 감독도 힘내라면서 돈을 보내줬다”고 했었다. 이후 해당 영상이 화제를 모으자 문화체육관광부는 같은 해 12월 김씨에게 특별보조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4일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빈소는 별도로 차려지지 않았다. 김씨의 비보가 전해진 뒤 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에서는 시작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진행됐다.
앱설치
문지연 기자
문지연 기자
사회 많이 본 뉴스
“김성태 ‘대선 졌다’ 실망… 이화영, 이재명과 통화해 안심시켜”
“김성태 ‘대선 졌다’ 실망… 이화영, 이재명과 통화해 안심시켜”
36년간 거인병 앓다 떠났다… 비운의 농구스타 김영희 별세
36년간 거인병 앓다 떠났다… 비운의 농구스타 김영희 별세
드러눕고 욕하고 집도 몰라… 코로나 잠잠해지자 다시 쏟아지는 취객들
드러눕고 욕하고 집도 몰라… 코로나 잠잠해지자 다시 쏟아지는 취객들
100자평106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보수진보
2023.02.01 20:52:2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
1
623
1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Veritas
2023.02.02 00:34:08
평안하세요
산수5156
2023.02.01 20:55:26
훌륭한 선수였는데 안타깝네요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답글작성
472
1
부자아빠
2023.02.01 20:56:14
편히 쉬세요..
답글작성
443
0
푸른솔1
2023.02.01 21:15:01
서정훈과 허재 감독 의리 있네...
답글
1
101
0
일당이백
2023.02.01 21:03:47
한국농구의 대들보였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영면하세요.
답글작성
90
1
골드만싹쓸
2023.02.01 21:08:21
아.. 고작 육십에 그렇게 가셨구려.. 말년이 너무 쓸쓸하고 슬펐습니다. 말단비대증 환자를 스포츠계에서 이용하는 사례가 참 많습니다. 아마도 김영희씨 사례가 1호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물론 본인의 희망에 따른 선수생활이었을 수 있으나 사회 전체가 살피고 책임도 함께해야 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답글
2
73
1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DanStan
2023.02.02 02:32:48
책임이라기보다 필요한데로 서로 도움을 주는 사회랄까요
내생각
2023.02.01 21:27:44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것은 안타까우나, 사회 전체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나요?
돈담
2023.02.01 21:12:15
인생무상이네요. 좋은 일 하셨으니 하늘에서 영면하세요.
답글작성
67
0
尙德
2023.02.01 20:58:18
하늘나라에서 주님의 품에 안식하소서.
답글작성
64
1
하워드최
2023.02.01 21:00:41
어릴 때 TV로 중계 장면을 보면 센터를 지키는 모습이 든든했는데… 안타깝네요. 편히 쉬소서.
답글작성
54
0
알고있다
2023.02.01 21:08:03
어찌하여 그런 나쁜 병이..그동안 고생이 많았을텐데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48
1
오키도키
2023.02.01 20:58:4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46
0
N115
2023.02.01 21:12:06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43
0
더불어만지당
2023.02.01 21:12:56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39
1
굴삭기공
2023.02.01 21:55:5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LA올림픽에서 활약하던 모습이 선합니다. 참으로 고생하셨어요. 선한 분임을 잘 기억합니다. 주위에 어떤 가족분들이 계신지 모르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장훈씨와 허재씨, 그리고 이분께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참으로 고맙습니다.
답글작성
28
0
만다린
2023.02.01 21:30:58
티비에서 고통스럽게 사는 모습보았습니다. 부디 고통없는곳에가셨어 편히 쉬십시오
답글작성
20
0
nambee88
2023.02.01 21:15:18
그리 고생하더니 가셨군요. 한국농구의 한 점을 찍었던 선수였는데~ 좀 더 편히 사셨다면 마음이 덜 아팠을 것이다. 부디 극락왕생했으면 합니다.
답글작성
19
0
소호호
2023.02.01 21:19:26
고생 많이 했어요.... 하늘 나라에선 행복하세요.
답글작성
14
0
진인동진인동
2023.02.01 22:36:31
고통없는곳에서 편히쉬시길
답글작성
12
0
도톨이
2023.02.01 22:16:5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인간성좋은 영희씨~~ 안타갑습니다.
답글작성
12
0
Henry
2023.02.01 21:42:52
안타깝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1
1
나라고
2023.02.01 21:21:0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1
0
beaboss
2023.02.01 23:22:57
그냥, 왠지 죄스러운 마음뿐~~~ Please "Rest In Peace "
답글작성
10
0
아코맨
2023.02.01 21:19:07
아타가운 소식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0
0
더보기
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
[사설] 사안의 輕重에 걸맞지 않은 이재명 대표의 말장난
로또 자동으로 구매하지말고 '이것'
이번주 예상분석번호 공개! 나만 모르던 로또공식!
조지클루니와 CF도…송중기와 결혼한 英배우 케이티는 누구?
[단독]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결국 문 닫는다... “모바일 체크인 활성화, 코로나 적자 누적”
최상의 확률조합! '이것' 제대로 한다면 로또 대박...!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양상훈 칼럼] 뮌헨에서 시작된 기적의 드라마, 김재관 이야기
2
한한령의 반전... 中서 쫓겨나자 K콘텐츠 경쟁력 더 강해졌다
3
“김성태 ‘대선 졌다’ 실망… 이화영, 이재명과 통화해 안심시켜”
4
“삼성 파운드리 사업구조 확 바꾸고, 정부는 인재육성 올인하라”
5
36년간 거인병 앓다 떠났다… 비운의 농구스타 김영희 별세
6
배터리 업계가 뒤집혔다… 머스크가 만든 ‘원통형’ 뭐길래
7
비명계 “이재명 방탄 장외투쟁, 민심 잃고 제2 조국사태 올것”
8
대통령실 대변인에 이도운 유력 검토
9
14세기 성벽 속 비밀 공간...고고학자 아닌 물리학자가 찾았다
10
“눈 밝아지고 뇌 빨라졌다” 베일 벗은 갤럭시 S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