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S. 엘리엇의 ‘황무지’
황무지(The Waste Land)는 모더니즘 시인인 T. S. 엘리엇이 1922년에 출간한 434줄의 시이다. 이것은 “20세기 시 중 가장 중요한 시중의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다.
유명한 싯구들 중에 첫 행의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lest month), “손안에 든 먼지만큼이나 공포를 보여주마”(I will show you fear in a handful of dust), 그리고 마지막 줄에 산스크리트어로 된 주문인 “샨티 샨티 샨티”(Shantih shantih shantih)는 유명한 구절들이다. 성배 전설과 피셔 킹의 전설 을 결합하여 재구성한 작품이다.
(고대 신화와 제의를 재해석한 것이 많다고 합니다.)
*죽은 자의 매장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지요.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습니다.
여름은 우릴 놀라게 했어요, 슈타른베르크호 너머로 와서
소나기를 뿌리고는,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얘기했어요.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지만 진짜 독일인입니다.
어려서 사촌 대공의 집에 머물렀을 때
썰매를 태워 줬는데 겁이 났어요.
그는 말했죠, 마리, 마리 꼭 잡아.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지요.
산에 오면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군요.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쪽에 갑니다.
이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이 자갈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라 나오는가?
사람의 아들아, 너는 말하기는커녕 짐작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은 파괴된 우상더미뿐
그 곳엔 해가 쪼아대고 죽은 나무에는 쉼터도 없고
귀뚜라미도 위안을 주지 않고
메마른 돌엔 물소리도 없느니라.
단지 이 붉은 바위 아래 그늘이 있을 뿐.
(이 붉은 바위 그늘로 들어오너라)
그러면 너에게 아침 네 뒤를 따르는 그림자나
저녁에 너를 맞으러 일어서는 네 그림자와는 다른
그 무엇을 보여 주리라.
한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 주리라.
*4월은 잔인한 달 --- 봄보다 겨울이 더 좋았다. 왜? 삶에서 인생의 공포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생하는 4월보다는 죽음의 계절 겨울이 더 따뜻하다고 하였다. 생명이 싹을 튀우면서 추억과 욕정을 불러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은 겨울이 더 따뜻했다.
삶의 의미를 상실한 현대인의 공허한 정신상태와 황폐한 현대문명의 상황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포착하여 표현하였다고 한다.
{* 황무지에는 고대 신화와 제의가 깔려 있다고 합니다.(프레이져의 황금가지 등) 더 깊은 황무지 읽기는 시인이 많은 우리 히원님들의 몫으로 넘기겠습니다.}
첫댓글 황무지가 발표될 때는 헤밍웨이의 젊은 시절로, '잃어버린 세대'의 시대입니다. 미국의 부조리를 꼬집는 소설이 줄을 잇던 시절입니다.
윌리엄 포크너, 피처제랄드, 헤밍웨이 등이 작품을 발표하던 시기에 황무지가 나왓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나 '세일즈 맨의 죽음보다는 조금 앞선 시대입니다;
아마 1920년대의 세상은 사람들에게...
황무지와 같이 황폐해 보였을 것입니다...
산업혁명과 마지막 농경시대의 맞닫드림은 그러했을 것입니다...
황무지... 예전에 곁에 두고 많이 음미했던 작품입니다. 기억을 되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