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적법절차 훼손과 불공정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법조계와 학계 등에서 최고의 헌법 수호기관이어야 할 헌재의 헌법과 법률 위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무소불위 ‘완장’을 찬 듯한 정치 편향과 의사결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완장 찬 판관
윤흥길의 소설 ‘완장’에서 주인공 ‘종술’은 꿈에 그리던 완장을 찬 뒤 사람이 확 바뀐다. 고압적 태도로 타인을 윽박지르고 소동을 일으키며 행패를 부린다. ‘완장’은 1970∼80년대 군사권위주의 정권 하수인들에 의한 권력 행사의 폭력성과 허구성에 대한 은유다. ‘완장’엔 한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불러온 비극성을 이렇게 묘사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당시의 남편이 토끼였다면 이제 완장을 차고 돌아온 남편은 살쾡이였다. 바야흐로 남들을 물기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갑자기 서슬이 퍼레져서 어이없는 불량을 떨기 시작했던 것이다.’
완장의 힘은 세다. 타인의 행동은 물론 그들의 생각과 의지까지 좌지우지하려는 권력 원천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종술은 멀리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바싹 끌어당기도록 훨씬 더 강력해질 필요성을 느꼈다. 노란 바탕의 파란 글씨를 세 개의 빨간 가로줄로 장식하고 싶었다. 그리고 기왕 고치는 김에 아예 글씨도 어쩐지 약한 느낌을 주는 ‘감시’보다는 좀 더 권위가 있어 보이는 ‘감독’으로 바꿀 생각이었다.’
‘완장병’을 논박한 인물로 안치환을 빠트릴 수 없다. 그는 1980∼90년대 민중 가수로 불렸다. 그랬던 그가 자작곡 ‘아이러니’를 통해 진보의 위선을 비판한 것은 21대 총선 압승으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가 극에 달했던 2020년 7월이었다. “세월은 흘렀고 우리들의 낯은 두꺼워졌다. 그날의 순수는 나이 들고 늙었다. 어떤 순수는 무뎌지고 음흉해졌다. 밥벌이라는 숭고함의 더께에 눌려 수치심이 마비되었다. 권력은 탐하는 자의 것이지만 너무 뻔뻔하다. 예나 지금이나 기회주의자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진보의 힘은 누굴 위한 것인가. 아이러니다.”
최근 윤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보여준 문형배 권한대행의 완장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그는 좌파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그 안에서도 “내가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을 것”이라고 커밍아웃 했던 그의 최근 행태는 종술과 오버랩 된다. ‘아이러니’에 나오는 한 구절. “일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 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
◇헌재의 완장질
문형배 체제가 탄핵심판 국면에서 내보인 ‘완장질’ 의혹 사례는 많다. 문 권한대행은 내부 평의 때 재판관들이 반대 의견을 내면 “내가 책임진다”며 자기 생각을 관찰했다고 한다.
#사례 1. 헌재가 국회 측 대리인에게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빼라”는 취지로 코치한 의혹. 헌재는 부인했지만, 국회 측 대리인은 지난 1월 3일 “내란죄 주장을 철회하겠다”며 “그것이 재판부가 저희에게 권유하신 바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의혹을 키웠다. 국회 측은 곧 압도적 다수 야권을 대표하는 더불어민주당 측이다. 헌재와 탄핵소추단 사이의 밀약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사례 2. 헌재는 계엄과 관련한 검찰 신문조서를 대통령 탄핵심판 증거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당사자 동의가 없어도 검찰 신문조서를 탄핵심판증거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 이는 헌법재판소법 위반이다. 헌재법 제40조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고 돼 있고, 형사소송법 제312조엔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고인·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피의자가 반대하는 경우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데도 헌재는 밀어붙였다.
#사례 3.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임명 보류 권한쟁의 심판’에서 뒤늦게 민주당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사후 추인’을 만들어줬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표결도 없이 ‘국회’를 청구인으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민주당이 뒤늦게 이 문제를 보완하도록 해줬다는 것이다. 문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마은혁 권한쟁의 심판 변론에서 국회 측이 “흠결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자 “본회의 의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리고 나흘 후인 14일 민주당 주도의 ‘마은혁 임명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약속대련”이라고 비판했다.
*나라가 없어지면나도, 가족도, 집도, 재산도, 교회도 다 없어진다.
*모든 국민한사람, 한사람이 깨어나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