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 고래 잡으로
이흥근
대청도를 인천 연안부두에서 4시간 배를 타고 갔다. 주민은 1,500명, 군인이 1,000명 거주하는데 주민은 평균 나이 60세 이상이다. 산이 높고 소나무가 대부분이며 산이 아름답다. 주로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관광업으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모래 해변은 과거에는 사탄동이라 불렸으나 모래을로 개명하였다.
해변 뒤편에는 홍송 군락이 있는데 수령이 약 100여 년에 달한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소나무에 번호를 붙여 놓았다. 수백 미터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해변 길과 해솔길을 느끼며 치유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다와 같이 어우러져 경치가 장관이다.
옥죽동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현재는 방풍림 조성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전에는 축구장 60개 규모를 자랑했다.
바닷가에서 몰려오는 모래가 바람에 날려서 조성되었다. 사구 가운데 낙타 네 마리 조형물을 설치하여 사막 가운데 있는 느낌이 든다. 둘레 길에는 인공으로 만든 섬유를 깔아 걷기에 편하다. 소나무가 해풍을 막아 따듯하다.
중국 마지막 황제 순제의 유배지로 1332년 옥자포(현 옥죽포)로 들어와 유배 생활 일 년 후 다시 돌아가 원나라 마지막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지금도 당시의 기왓조각이 나오고 있다.
고래가 예전에 많이 잡혀 1918년에 포경회사가 생겼다. 일본인들에 의해 대청도 황해도 장연군 백령면 대청도 선진포에 포경회사를 설치하고 포경사업기지로 만들었다. 일본이 운영하는 포경회사가 대청도에 포경업을 독점하여 일제강점기 내내 포경사업이 활기를 띠었다.
매년 초겨울에서 봄까지 5개월간 포경선 5~6척이 연간 30~40마리의 고래를 포획했는데 당시 가격이 20~30만 원에 달했다고 한다. 대청도 근해에서 적잖은 참고래, 흰 긴수염고래와 돌고래를 잡았다. 대청도 바다는 고래의 천국이었다. 1920년대 참고래 한 마리 가격은 당시 쌀 300가마와 맞먹는 거액이었다. 넉넉한 주머니는 곧 여관, 잡화상, 목욕탕, 작부나 음식, 카페, 오리 집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이곳은 번창하고 주민이 많았다고 한다.
일본의 포경 남획은 대청도 고래 씨를 말려버렸다. 호주의 넓은 바다에서 묘기를 부리고 서식하는 고래를 상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고래를 포획하는 일은 국제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대청도에는 백령도와 달리 80%가 수산업으로 살고 있으며 홍어가 많이 잡히고 대청도를 대표하는 특산품이 되었다.
연예인 이용식 씨가 태어나 자랐다는 음식점에서 저녁에 홍어탕을 맥주와 같이 먹 었다. 육지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행 중 한 사람이 6.7㎏ 되는 생물 홍어를 10만 원에 사니 덤으로 물 매기 4마리를 얹어준다. 인심이 후하다.
검은 낭은 답동, 종합운동장부터 동쪽의 해안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약 1.5㎞로 ‘검은 낭떠러지란’ 뜻으로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던 말이다.
이곳은 퇴적암이라고 하는 어두운 암석이 분포하는데, 진촌리 현무암과 다르며, 퇴적암이 검은색인 이유는 역암, 사암이 아닌 이암으로 구성되며, 이암은 어두운색의 광물인 흑은 모, 녹니석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검은 낭을 따라 설치된 해안 산책로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넓은 바다를 보면서 가니 눈이 시원하다. 발밑에서 핀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주며 발길을 멈추게 한다.
농요 해변과 미아 해변은 썰물 때 이어지는 해변으로, 광활한 백사장과 바다 풍경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농요 해변 입구의 나이테 바위는 지층이 수직으로 서 있는데, 습곡 작용으로 휘어진 후 풍화 침식작용으로 인하여 일부만 암은 특이한 경관을 보여준다. 미아 해변에는 잔잔한 물결과 바람에 의한 물결무늬 백사장이 펼쳐지는데, 이 근처 거대한 절벽 표면에 똑같은 물결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를 연흔이라고 하는데, 약 10억 년 전 대청도가 만들어질 때 생성된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10억 년 전이나 현재나 똑같은 자연현상이 반복됨을 보여준다. 자연의 위대함과 조화로움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진다.
서풍 밭이는 해발고도 약 80m의 하얀 규암으로 이루어진 웅장한 수직 절벽으로 서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을 계속 맞이하고 있다. 강한 서풍이 부딪히는, 동쪽 사면은 울창한 수풀이 자라고 있다. 서풍 밭이에서, 동쪽의 만 건너편의 기름 아가리를 바라보면 지층의 경사가 점차 변화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다.
높은 푸른 하늘과 바닷물이 조화를 이루어 파도와 시원한 바람에 리듬을 맞춰 가을 풀벌레들이 노래한다.
멀리 고래가 하얀 물결을 내 뿜으며 웅장하게 나타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다시 대청도에 고래가 나타나 너나없이 구경 오는 사람들로 다시 활기찬 섬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귀가 즐겁고 눈이 시원하다. 자연의 주는 선물은 무한하고 풍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