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지던 반도체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10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4.4% 감소한 546억6000만 달러(약 74조643억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지난달 수입은 16.5% 줄어든 509억6000만 달러(약 69조508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37억 달러(약 5조135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사실 수출의 경우 12개월째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은 최근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반도체와 중국 실적 영향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뒤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인 99억4000만 달러(13조4687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13.6% 떨어진 수치지만 올해 가장 낮은 감소율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가 진행한 메모리 감산 효과와 더불어 현물 가격 반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수급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와 부품 장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수출 확대가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냐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은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4%이상 빠졌습니다.
이렇게 반도체 업종을 대표 기업들의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이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밝혔다는 것입니다.
작년 10월 7일 미 상무부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중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이 규제의 유예조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입니다.
여기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됩니다.
덕분에 한국 반도체 업계를 덮쳤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 있습니다.
중국 내 공장에 신규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지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 시설을 대폭 확대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보조금을 주면서 내건 조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 생산시설을 10년간 5% 이하로만 확장할 수 있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리고 성능이 떨어지는 구세대 범용 반도체 생산은 10% 미만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 정부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했기에 미국이 내건 제한 조치를 따라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장비 반입 문제가 해결되었더라도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