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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주(universe)라는 단어는 고대 프랑스어 univers에서 파생되었으며, 이는 차례로 라틴어 universum에서 파생되었다. 라틴어 단어는 카케로와 이후의 라틴어 작가들이 현대 영어 단어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다.
우주는 행성들, 별들, 은하들 및 기타 모든 형태의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하여 모든 공간과 시간 및 그 내용물이다. 대폭발(빅뱅) 이론은 우주의 발달에 대한 지배적인 우주론적 기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은 137.87 ± 0.20억년 전에 함께 생겨났고, 또한 우주는 대폭발(빅뱅) 이후 계속 팽창해 왔다. 전체 우주의 공간적 크기는 알 수 없지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를 측정하는 것은 가능하며, 그것은 오늘날에는 직경이 대략 930억 광년이다.
우주의 초기 우주론적 모형들은 중 일부는 고대 그리스인과 인도 철학자들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또한 지구를 중심에 두는 지구중심적이었다. 수세기들에 걸쳐, 보다 정확한 천문 관측들은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이 태양계의 중심에 있는 태양중심적 모형을 개발하도록 이끌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개발하면서, 아이작 뉴턴은 코페르니쿠스의 연구뿐만 아니라 요하네스 케플러의 행성의 운동법칙과 티코 브라헤의 관측들을 기반으로 했다.
추가적인 관측적 개선들로 인해 태양은 우리은하에 있는 수천억 개의 별들 중 하나이며, 그것은 관측가능한 우주에서 수천억 개의 은하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은하의 많은 별들은 행성들을 가지고 있다. 또한, 현재 관측된 바로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대부분의 별들은 쌍성을 이루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태양은 특별한 존재이다. 가장 큰 규모에서는, 은하들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또한 모든 방향으로도 같으며, 이는 우주가 가장자리도 중심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작은 규모에서는, 은하단들과 공간에 거대한 필라멘트와 거시공동을 형성하는 초은하단들으로 분포되어, 한 거대한 거품 같은 구조를 형성한다. 20세기 초의 발견들은 우주에 한 시작이 있었고 그 이후로 우주가 증가하는 속도로 공간이 팽창해 왔음을 시사했다.
나이(ΛCDM 모형)직경질량 (일반 물질)평균 밀도(에너지 포함)평균 온도주 내용물들모양
허블 울트라 딥 필드 이미지는 현재의 기술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은하들 중 일부를 보여준다(대각선이 달의 겉보기 직경의 ~1/10)[1] | |
137.87 ± 0.20억년[2] | |
미상[3].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직경: 8.8 x 1026 m (28.5 Gpc 또는 930억광년)[4] | |
최소 1053 kg[5] | |
9.9 x 10-27 kg/m3[6] | |
2.72548 K (-270.4 °C or -454.8 °F)[7] | |
일반(중입자) 물질 (4.9%) 암흑 물질 (26.8%) 암흑 에너지 (68.3%)[8] | |
4‰ 오차 범위로 평평함[9] |
[그림2] 한 장의 그림으로 보는 우주의 역사
그림2]는 지구에 있는 관찰자에게 (빛을 통해서) 보이는 우주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다. 원(실제로는 3차원 공간상의 구이지만 지면에서 원으로 표현된다.)의 중심에 지구가 있고 맨 바깥의 회색 원은 볼 수 있는 우주의 경계선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우주가 무한하더라도 볼 수 있는 우주는 유한하다. 그림 상의 중심으로부터 거리는 실제 거리의 로그 값에 비례한다. (실제 거리는 그림 상의 거리의 10의 거듭제곱에 비례해서 커진다.) 그림에서 중심에서 반지름 방향으로 나갈수록 우주의 과거 모습을 보게 된다. 빛의 속력이 유한하기 때문에 천체에서 나와서 지금 도착한 빛은 거리가 멀수록 더 과거에 출발했던 빛이고, 그래서 그만큼 과거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현재 보고 있는 볼 수 있는 우주의 모습은 공간에 펼쳐놓은 우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림의 오른쪽 맨 위는 이것을 시간에 펼쳐진 우주의 역사로 변환한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맨 바깥 둘레의 원이 나타내는 우주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중심이 나타내는 현재까지 138억 년 동안 변해온 우주의 모습이 시간순으로 담겨 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우주 역사의 주요 장면을 살펴보자.
맨 바깥의 원은 흔히 빅뱅이라 부르는 우주 탄생의 순간이다. 지금부터 약 138억 년 전에 일어났다. 그 안에 있는 붉은색의 원은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하여 원자가 만들어지면서 이들과 강하게 결합하고 있던 빛이 우주배경복사로 분리돼 나오는 순간이다. 빅뱅 후 약 38만 년 후에 일어난 일이다. 빅뱅 후 우주를 채우며 물질(원자)과 끊임없이 충돌했던 빛은 이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충돌한 후 자유롭게 우주를 날아다니게 된다. 그래서 이 구면을 (빛의) 최종산란면이라고 부른다.
맨 바깥쪽의 두 원 사이는 그림에서는 좁은 틈으로 나타나지만 우주의 역사에서 많은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기간이다. 이때는 물질과 복사가 아주 높은 온도의 플라즈마 상태로 우주를 채우고 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온도가 내려가면서 무거운 입자들은 차례로 사라지고 가벼운 입자들만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물질-반물질의 비대칭성이 만들어지고, 남은 물질에서 헬륨과 몇몇 가벼운 핵들이 만들어지는 빅뱅 핵합성이 진행된다. 이 기간이 회색으로 표현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플라즈마 상태는 빛에 대해서 불투명해서 (빛이 물질과 충돌을 거듭해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사실 우리는 이 기간의 상황을 빛을 통해서는 볼 수 없다. 최종산란면 이후에야 우주는 빛에 대해서 투명해져서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최종산란면 안쪽에 있는 그물망 모양의 구조는 별의 형성을 나타낸다. 그 경계가 되는 원은 최초의 별이 등장하는 순간을 나타낸다. 이는 빅뱅 후 약 2억~4억 년에 일어난 일이다. 별은 핵융합 과정에서 얻은 에너지로 빛을 사방에 방출해서 어두운 우주를 밝힌다. (혹자는 이 최초의 별로부터 나오는 빛을 태초의 빛이라 부른다. 사실 여전히 우주배경복사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최종산란면 이후 온도가 계속 내려가서 이때는 적외선대가 된다. 인간은 적외선대를 볼 수 없으므로 혹자는 최종산란면과 별의 등장 사이의 빛(가시광선대)이 없는 시기를 우주의 암흑시대라고도 부른다.)
그물망 구조 안쪽에 있는 밝은 점들은 은하의 형성을 나타낸다. 빅뱅 후 약 10억 년 정도에 최초의 은하가 형성되고, 이후에 은하들이 늘어나면서 서로 밀집해서 우주 거대 구조를 형성해간다. 우주는 차츰 현재와 같은 은하들이 펼쳐진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 그림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빅뱅의 순간(맨 바깥의 원)부터 별이 등장하는 순간(그물망 모양의 원형 띠)까지 우주는 원둘레를 따라 방향과 관계없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우주가 균일한 물질의 분포로 시작해서 어디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별과 은하 등 우주의 구조물들이 생겨나면서 우주는 점차 불균일해진다. 우주의 초기에는 우주의 팽창에 따른 온도 하강이 물질 상태의 변화를 주도하지만, 우주의 구조물들이 생겨나면서 물질의 상태는 더욱 다양한 양상의 변화를 겪게 된다.
1917년 시작된 우주론
"우주는 팽창·수축하지 않아"
아인슈타인 '정적이론' 발표
상대성이론 따져본 학자들
"우주는 폭발 후 팽창해왔다"
빅뱅이론에 점차 무게 실려
꾸준히 제기되는 '공격'
"원시 우주상태 설명 불가능"
천문학자들 빅뱅 허점 지적
시공간은 모두 균일하다는
'정상우주론' 등장했지만
1960년대 대폭발근거 확인
다시 빅뱅이론이 지지 받아
첨단 과학이 밝혀낸 사실들
濠, 초기우주 거대은하 발견
천문학계 기존 분석 뒤집어
韓, 새로운 천체움직임 확인
빅뱅이론 수정 주장해 주목
과학계 "이어지는 반론들
분석기술 정확해졌단 방증"
사진 확대
지난 7월 미국천문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한국 연구팀의 한 연구가 발표됐다. 채규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팀이 주도한 이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우주 이론으론 설명할 수 없는 천체 움직임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기반으로 일반상대성이론에 기초한 빅뱅 우주론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국제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 2월 호주 스윈번공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도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빅뱅 발생 5억~7억년 후 초기 우주에서 거대 은하 6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 은하는 은하 내 별의 총질량이 태양의 약 1000억배가 될 정도로 컸다. 이는 천문학계의 기존 분석을 뒤집은 것이다. 초기 우주의 은하는 매우 작았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크기가 커졌을 것으로 그간 분석해왔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초기 은하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 우주론이 수정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등 우주 관측 장비가 발달하며 빅뱅 이론 같은 기존 우주론이 위협받고 있다. 우주의 나이는 현재 약 138억년으로 추정된다. 현생인류는 약 20만년 전 등장했다. 불을 피우고 문명을 발명한 후 빅뱅을 이론화한 지는 고작 100년이다. 과학자들은 이 짧은 시간 동안 만들어진 기존 이론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우주에 대한 인류의 분석이 정확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역설한다.
현시점의 우주론 역시 위협과 논쟁, 보완을 거쳐왔다. 현대 우주론에 따르면 태초에는 존재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원자나 별, 은하, 심지어 시간과 공간마저 태어나지 않았다. 처음 모든 것이 태어나는 시점을 빅뱅(Big Bang·대폭발)이라 부른다. 이런 현대 우주론은 1917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정적 우주론에서 시작된다. 아인슈타인은 "우주는 팽창하지도 수축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1916년 발표된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을 살핀 러시아 수학자 프리드만과 벨기에 신부 르메트르는 다른 생각을 했다. 우주가 팽창해야 한다고 봤다. 그 둘은 각각 1922년, 1927년 '우주가 원시 원자들의 폭발로 시작됐으며 점차 팽창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이 논문을 무시했다. 그러나 1929년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바꾼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은하들이 후퇴하고 있음을 실제로 관측해 우주가 팽창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1931년 '우주는 무한하고 정적이다'라는 당시의 상식에 억지로 우주상수를 도입했던 것을 철회했다.
호주 스윈번공대 연구팀 관측 결과도 기존 이론으론 설명이 불가하다. 연구팀이 NASA의 JWST 관측 자료를 분석했더니 빅뱅 5억~7억년 후의 거대은하 6개가 발견됐다. 이 은하들이 뿜은 우주 초기의 빛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은하는 별 질량이 태양의 1000억배나 된다. 이 정도 크기 은하는 보통 빅뱅 후 10억년가량 지난 시점에 발견돼왔다.
기존 은하 형성 이론에 따르면 작은 은하들이 모여 큰 은하를 만들고, 큰 은하들은 더 큰 은하를 만들어낸다. 이에 빅뱅 직후의 초기 우주에는 작은 은하들이 주로 있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번에 이론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굉장히 큰 은하가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은 "과학자들이 우주 초기의 은하 기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며 "초기 은하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 이론을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우주가속팽창 이론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도 국내에서 나왔다. 우주가속팽창 이론은 우주가 점점 빨리 팽창하고 있다는 유명 천체물리학 이론으로, 애덤 리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우주가속팽창 연구를 주도한 세 명의 과학자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이영욱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우주가속팽창 이론의 기본 가정이 틀렸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지'에 온라인으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우주가속팽창 이론은 초신성에서 발생하는 빛의 최대 밝기가 별의 나이와 상관없이 전부 같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연구팀은 초신성이 내뿜는 빛이 별이 수명을 다하기 전 상태인 '모항성'의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연구팀 외에 NASA나 ESA 등에서도 기존 주류 이론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JWST 등 우주를 직접 관측하는 장비의 성능이 좋아지며 우주의 비밀에 대한 실마리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2027년, ESA의 우주망원경이 2026년, 중국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쉰톈'이 2024년 출격을 예고하고 있어 빅뱅 이후 초창기 은하 생성의 비밀, 생명의 기원 등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작고한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신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과학은 창조자 없이도 충분히 우주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며 "인류는 아주 평범한 별에 사는 진화한 원숭이에 불과하나 우주를 관찰하고 이해하기에 인류가 특별하다"고 말한 바 있다.
[고재원 기자]
3. 빅뱅이론
우주의 시작을 배울 때, 우리는 '빅뱅(Big Bang)'으로 인하여 이 우주가 생겨났다고 이야기한다. 이때 빅뱅 이론이 말하는 것은 우주의 모든 에너지와 질량이 모여있는 하나의 점에서 대폭발(빅뱅)이 일어났고, 이로써 시간과 공간이 시작된 후 계속해서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는 우주론이다. 우주론 자체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우주에 적용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정적 우주를 믿었다.
우주의 시작을 찾아서, 빅뱅 이론 (Big Bang Theory)
빅뱅 이론을 처음 이야기한 사람은 벨기에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조르주 앙리 조제프에두아르 르메트르(Georges Henri Joseph Édouard Lemaître, 1894-1966)이다. 그는 일반상대성의 장방정식을 우주에 적용해 풀었다. 그러자 우주는 밀도에 따라 무한히 팽창하거나, 팽창하다가 수축해서 한 점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은하의 운동에 관한 관측 자료들이 얻어지고 있던 시점에, 르메트르는 우주의 팽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이후 우주의 시작인 초기 우주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하지만 '빅뱅'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정상우주론을 지지했던 프레드 호일(Fred Hyle, 1915-2001)이다. 정상우주론이란, 우주 안의 물질과 에너지가 없어지면 그만큼 계속 대체되어 정상 상태를 유지, 즉 우주가 시작과 끝없이 영원히 존재한다는 우주 이론이다. 이는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우주가 형성되었다는 빅뱅 이론과는 대척점에 있었다. 호일은 영국 라디오 방송에서 우주의 팽창과 초기 우주를 주장하는 물리학자를 비판하며 "우주가 빅뱅으로 출발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후부터 '빅뱅'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빅뱅의 중요한 증거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발견을 통해 정상우주론은 폐기된다.
1929년, 미국 천문학자 허블이 천체 망원경을 이용하여 외부 은하들에서 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다가 은하가 멀어지는 속력은 그 은하와 지구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우주가 팽창한다는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하지만 1964년 벨연구소의 전파 망원경을 통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이 발견될 때까지도 빅뱅 이론에 반대하는 천문학자들이 많았다. 결국 빅뱅의 중요한 증거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발견을 통해 정상우주론은 폐기된다.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은 우주의 초기, 뜨거운 고밀도 상태에서야 뿜어져 나온 빛이 오늘날에 관측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우주가 뜨거웠다는 이 직접 증거는 바로 빅뱅의 증거이기도 했다.
이후 다양한 빅뱅 이론이 존재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는 과거에 매우 작았고 물질과 에너지가 빽빽하게 들어차 매우 뜨거웠으며 점점 팽창하며 식었다는 것에 궤를 함께한다. 이후 몇억 년 동안 식은 물질들이 뭉쳐 초은하단, 은하, 1세대 별들이 형성된 데까지는 과학적 발전 덕분에 경험적 증거 또한 확고하다.
직접 관찰할 자료가 없는 우주의 극초기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대체로 세 가지의 가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직접 관찰할 자료가 없는 우주의 극초기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 대체로 세 가지의 가설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고전 빅뱅우주론이라 부르는 가설로, 우주는 한 점이라고 봐도 상관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영역에서 시작해 계속 일정한 비율로 팽창했다는 가설이다. 팽창 비율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무척 작지만, 빅뱅이라는 말 때문에 순식간에 대폭발로 생겼다는 건 오해라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점과 같이 매우 작은 영역에서 우주가 시작됐고 순식간에 급팽창해 현재 관찰되는 우주의 모습이 형성됐다는 설이다. 급팽창이론이라고 불리는 가설인데, 현재 주류 우주론의 근간이기도 하다. 세 번째 가설은 급팽창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차피 현재의 우주가 급팽창 시기에 생성된 거라면, 굳이 급팽창 이전의 상황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아예 급팽창 자체가 빅뱅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각각의 가설을 통해 인간은 우주 내 원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소, 헬륨, 리튬의 비율을 정확하게 산출해 냈고, 입자물리학 연구가 발전하면서 빅뱅을 거치더라도 우주의 부분 부분이 모두 비슷할 수 있음을 계산해 확인됐다. 현재 관측을 통한 계산 결과, 빅뱅 이후 몇억 분의 1초 이내에 벌어졌을 급팽창을 겪은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모래 한 알에서 사람 머리 정도의 크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빅뱅 이후 37만 7,000년 동안 우주는 완만한 팽창을 계속한 끝에 우주배경복사를 방출할 때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반지름이 4,200만 광년, 그리고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반지름은 460억 광년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주는 왜 애초에 급팽창해야 할까? 현재 관측된 우주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급팽창이 존재해야만 한다. 하지만 급팽창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다. 언제 이 급팽창이 멈추는지도 알 수 없다. 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다중우주론이 나왔다.
하지만 급팽창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다.
다중우주론이란 우주가 여러 가지 일어나는 일들과 조건에 의해 통상적으로 시간과 공간에서 갈래가 나뉘어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여러 개의 다중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무한하게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예술과 철학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 이론은 가정을 통해 혹시라도 관측 가능할 수도 있는 현상을 예측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방향으로도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빅뱅 이론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과학적 '증거'를 포착함으로써 하나둘씩 비밀을 풀어내고 있다. 빅뱅의 또 다른 증거인 수소화 헬륨은 2019년에 최초로 관측되었다. 이론으로만 제시됐던 우주 최초의 분자인 수소화 헬륨은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뒤 처음 나타난 분자로 우주가 식고 수소화 헬륨과 수소 원자가 결합하면서 비로소 별과 은하의 주원료인 수소 분자가 탄생한 것으로 천문학계는 예측하였던 터였다.
연구진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에 공동 운영하는 천체 관측 항공기 '소피아(SOFIA)'에 지름 2.7m 천체망원경을 탑재하여 1만 3,700m 상공까지 올라갔고, 백조자리에서 별이 죽으면서 생긴 한 성운을 관측해 마침내 수소화 헬륨의 신호를 포착했다. 수소화 헬륨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초기 우주의 화학반응에 대한 의심이 해소된 것이다.
수소화 헬륨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초기 우주의 화학반응에 대한 의심이 해소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과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은 우주망원경 '스피어x(SPHEREx)'의 제작에 착수하기로 하였다. 스피어x는 우주로 쏘아 올려져 분광탐사 임무를 수행해 은하들이 어디에 있는지, 각각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전체 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통계적 신호를 뽑아내고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역으로 추정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은하의 형성과 진화의 정보를 통해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계 탐사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우주 기원에 대한 탐구는 우주가 팽창하는 것처럼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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