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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9 22: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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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
昔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옛 이별한 곳, 어느 곳인가
相逢皆老夫(상봉개노부) : 만나보니 노인이 다 되었도다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도리어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마른 모습 모두가 고난과 근심
自失論文友(자실논문우) : 허탈하여 친구들 이야기해보나
空知賣酒壚(공지매주로) : 허되이 술집만 알고 있을 뿐이라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바삐 떠도는 마음
見爾不能無(견이부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애지 못하노라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두보(杜甫)
수고 고촉주를 쫓아 인일에 부치다-두보(杜甫)
開文書帙中(개문서질중) : 문갑을 열고 잊었던 글을 뒤적여
檢所遺忘(검소유망) : 잊었던 글을 뒤적여
因得故高常侍(인득고고상시) : 그리하여 옛 고상시의 것을 얻었다
人日相憶見寄詩(인일상억견기시) : 인일에 그리워 보내온 시를 보니
淚灑行間(누쇄항간) : 눈물이 시 행간에 뿌려진다
讀終篇末(독종편말) : 편의 끝가지 다 읽었다
自枉詩(자왕시) : 시를 보내온지
已十餘年(이십여년) : 이미 십년이 지났다
莫記存沒(막기존몰) : 존몰의 연대를 기록하지 않은 채로
又六七年矣(우륙칠년의) : 또 육칠년이 되었다
老病懷舊(노병회구) : 늙고 병들어 옛날을 생각하니
生意可知(생의가지) : 삶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今海內(금해내) : 이제 세상에서
忘形故人(망형고인) : 몸을 잊을 정도로 친한 친구는
獨漢中王瑀(독한중왕우) : 오직 한중왕 이우
與昭州敬使(여소주경사) : 그리고 소주의 군수인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君超先在(군초선재) :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愛而不見(애이불견) : 좋아하기는 하지만 볼 수가 없어
情見乎辭(정견호사) : 그리워하는 정을 글에 나타내었다
大曆五年(대력오년) : 대력 5년
正月二十一日(정월이십일일) : 1월 21일에
卻追酬高公(각추수고공) : 돌이켜 고적의 작품에 따라 글을 지어
因寄王及敬弟(인기왕급경제) : 인하여 한중왕과 초선에게 보낸다
잠곡항(蠶穀行)-두보(杜甫)
잠곡행-두보(杜甫)
天下郡國向萬城(천하군국향만성) : 천하의 고을은 만성에 가깝고
無有一城無甲兵(무유일성무갑병) : 갑옷 입은 병사 없는 성이 하나 없다
焉得鑄甲作農器(언득주갑작농기) : 어찌 능히 갑옷 녹여 농기구를 만들어
一寸荒田牛得耕(일촌황전우득경) : 한 치의 거친 밭이라도 소로 논 갈 수 있다
牛盡耕田蠶亦成(우진경전잠역성) : 소는 모두 밭갈고, 누에도 쳐서
不勞烈士淚滂沱(부노렬사누방타) : 의로운 선비 피곤하게 하여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
男穀女絲行復歌(남곡녀사항복가) :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길가다 노래할까
원유(遠遊)-두보(杜甫)
멀리 놀다-두보(杜甫)
江闊浮高棟(강활부고동) : 강이 넓어 높은 용마루 그림자 물에 뜨고
雲長出斷山(운장출단산) : 구름이 길어지니 허리 잘린 산이 드러난다
塵沙連越嶲(진사련월수) : 티끌과 모래바람은 월수 땅에 이어지고
風雨暗荊蠻(풍우암형만) : 바람 불고 비가 내려 형만 땅이 어둑하다
雁矯銜蘆內(안교함노내) : 갈대를 물고 나는 기러기 조심스럽게 날고
猿啼失木間(원제실목간) : 나무 잃은 원숭이들 애절하게 우는구나
敝裘蘇季子(폐구소계자) : 헐어진 가죽옷 입은 소진 같은 사람
歷國未知還(력국미지환) : 여러 지방 다니면서 돌아올 줄을 모른다
강한(江漢)-두보(杜甫)
강한에서-두보(杜甫)
江漢思歸客(강한사귀객) : 강한의 고향 생각하는 나그네
乾坤一腐儒(건곤일부유) : 천지간에 한 진부한 선비로다
片雲天共遠(편운천공원) : 조각구름, 하늘처럼 아득하고
永夜月同孤(영야월동고) : 기나긴 밤, 달처럼 외로워라
落日心猶壯(낙일심유장) : 지는 해에도 마음만은 굳고
秋風病欲蘇(추풍병욕소) : 가을바람에 병마저 나아지려 한다
古來存老馬(고내존노마) : 예부터 늙은 말을 그냥 놔 둠은
不必取長途(부필취장도) : 반드시 먼 길에 쓸려고 함은 아니다
쌍풍포(雙楓浦)-두보(杜甫)
쌍풍포에서-두보(杜甫)
輟棹靑楓浦(철도청풍포) : 청풍도에서 노를 멎으니
雙楓舊已摧(쌍풍구이최) : 두 단풍나무 이미 꺾이었다
自驚衰謝力(자경쇠사력) : 노쇠하여 힘이 사라짐에 놀라
不道棟梁材(부도동량재) : 나라의 대들보감이라 말하지 못한다
浪足浮紗帽(낭족부사모) : 물결 자국은 사모를 띄운 듯 하고
皮須截錦苔(피수절금태) : 껍질은 비단 이끼 깎은 듯 하도다
江邊地有主(강변지유주) : 강가의 땅은 임자가 있으리니
暫借上天廻(잠차상천회) : 잠시 빌려서 하늘에 올랐다 오리라
발담주(發潭州)-두보(杜甫)
담주를 떠나며-두보(杜甫)
夜醉長沙酒(야취장사주) : 밤에 장사의 술에 취하고
曉行湘水春(효항상수춘) : 새벽에 상수의 봄날로 간다
岸花飛送客(안화비송객) : 언덕의 꽃잎도 날아 나그네를 보내고
檣燕語留人(장연어류인) : 돛대의 제비는 나를 가지 말라 말한다
賈傅才未有(가부재미유) : 가의의 재주는 흔하지 않고
褚公書絶倫(저공서절륜) : 저수량의 글씨는 뛰어나도다
名高前後事(명고전후사) : 명성 높은 앞뒤의 일들
回首一傷神(회수일상신) : 돌이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아프다
남정(南征)-두보(杜甫)
남으로 원정가-두보(杜甫)
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
雲帆楓樹林(운범풍수림) : 구름 같은 돛 달고 단풍 숲을 간다
偸生長避地(투생장피지) : 살기 위해 오랫동안 난리 난 땅 피해
適遠更霑襟(적원경점금) : 멀리 떠나며 다시 옷깃에 눈물 적신다
老病南征日(노병남정일) : 늙고 병들어 남으로 가는 날
君恩北望心(군은배망심) : 임금의 은혜에 북녘을 바라보는 마음
百年歌自苦(백년가자고) : 백년 한 평생 노래가 스스로 괴롭고
未見有知音(미견유지음) : 참된 친구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도다
효발공안(曉發公安)-두보(杜甫)
공안에서 새벽에 떠나며-두보(杜甫)
北城擊柝復欲罷(배성격탁복욕파) : 북성 순라꾼 딱딱이 소리 다시 잦아들고
東方明星亦不遲(동방명성역부지) : 동쪽 하늘에 샛별도 머지 않아 곧 지리라
鄰雞野哭如昨日(인계야곡여작일) : 이웃 닭 들판에서 우는 소리 어제와 같은데
物色生態能幾時(물색생태능기시) : 만물의 물색과 생태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舟楫眇然自此去(주즙묘연자차거) : 배 타고 아득히 이곳을 떠나가
江湖遠適無前期(강호원적무전기) : 강호로 멀리 가서 앞날의 기약이 없도다
出門轉眄已陳跡(출문전면이진적) : 문을 나와 돌아보니 이미 옛 자취 없고
藥餌扶吾隨所之(약이부오수소지) : 약물로 살아가는 나 갈대로 가보자구나
이거공안산관(移居公安山館)-두보(杜甫)
공안산관으로 옮겨 살다-두보(杜甫)
南國晝多霧(남국주다무) : 남쪽 고장에는 낮에도 안개가 자욱
北風可正寒(배풍가정한) : 북풍은 가이 이제 막 모질고 차가워진다
路危行木杪(노위항목초) : 길은 가팔라서 나무 끝을 걸어가는 듯
身逈宿雲端(신형숙운단) : 몸은 멀리 하늘 끝에서 묵는구나
山鬼吹燈滅(산귀취등멸) : 산의 귀신 등불을 불어 끄고
廚人語夜闌(주인어야란) : 부엌에는 사람의 말소리 밤 늦도록 들린다
雞鳴問前館(계명문전관) : 닭이 울어 앞의 역사를 묻는 것은
世亂敢求安(세난감구안) : 세상이 어지러운데 감히 편안함을 구하리오
항차고성점범강작(行次古城店汎江作)-두보(杜甫)
고성점 범강에 행차하여 짓다-두보(杜甫)
老年常道路(노년상도노) : 노년에 항상 길에서 헤매는 신세
遲日復山川(지일복산천) : 낮은 길어지는데 다시 산천을 떠돈다
白屋花開裏(백옥화개리) : 꽃 활짝 핀 곳에 초라한 초가집
孤城麥秀邊(고성맥수변) : 보리 팬 곳에 외로운 성만 서있구나
濟江元自闊(제강원자활) : 건너 편 강은 원래부터 넓은데
下水不勞牽(하수부노견) : 내려가는 강물에 끄는 수고 필요 없도다
風蝶勤依槳(풍접근의장) : 바람에 나는 나비 부지런히 상앗대에 붙고
春鷗懶避船(춘구나피선) : 봄 갈매기는 권태로워 배를 피해가는구나
王門高德業(왕문고덕업) : 양성군왕 위백업의 문은 덕이 높아
幕府盛才賢(막부성재현) : 그 막부에는 어진이가 무수히 많았다
行色兼多病(항색겸다병) : 떠나는 행색 쓸쓸하고 병도 많으니
蒼茫汎愛前(창망범애전) : 널리 자선하는 앞에 서니 정신이 창망하도다
해민3(解悶3)-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한번 떠나 열 번이나 가을 지나니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외를 볼 때마다 고향이 생각나는구나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호남에서 오늘 아침 고사리 나물 캐니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그 누구가 나를 위하여 정과주를 찾으리오
해민2(解悶2)-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商胡離別下揚州(상호리별하양주) : 상호에서 이별하고 양주로 내려와
憶上西陵故驛樓(억상서능고역누) : 서릉의 옛 역루가 생각 나 올라본다
爲問淮南米貴賤(위문회남미귀천) : 회남의 쌀 가격 물어보니
老夫乘興欲東遊(노부승흥욕동유) : 노인은 흥이 나서 동에서 놀려한다
해민1(解悶1)-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草閣柴扉星散居(초각시비성산거) : 초가집 사립문에 별들은 흩어지고
浪翻江黑雨飛初(낭번강흑우비초) : 비 날리는 초하루, 물결 뒤집혀 강이 어둑하다
山禽引子哺紅果(산금인자포홍과) : 산 새는 새끼 끌여 익은 열매 먹이고
溪女得錢留白魚(계녀득전류백어) : 개울가 여인내는 뱅어를 가두어 돈 벌이한다
우시종무(又示宗武)-두보(杜甫)
종무에게 또 보이다-두보(杜甫)
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싯구를 찾다가 율시를 새로 알게 되었으니
攤書解滿牀(탄서해만상) : 책을 펼쳐놓고 가득한 책상 뒤질 줄도 안다
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외워보라
莫羨紫羅囊(막선자나낭) : 사형처럼 붉은 비단 부러워하지 말아라
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휴일에 시절을 따라 술을 마시니
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나처럼 성장하리라
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을 배불리 익혀
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
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
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느니라
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자유와 자하처럼
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는 얻을 수 있으리라
이농(耳聾)-두보(杜甫)
귀머거리-두보(杜甫)
生年鶡冠子(생년갈관자) : 한 해를 살아가는 할관 쓴 사람
歎世鹿皮翁(탄세녹피옹) : 세상을 개탄하는 녹피의 늙은이로다
眼復幾時暗(안복기시암) : 눈은 다시 어느 때 어두워지나
耳從今月聾(이종금월농) : 이번 달부터 귀가 먹었도다
猿鳴秋淚缺(원명추누결) : 원숭이가 울어도 가을 눈물 없어졌다
雀噪晩愁空(작조만수공) : 참새가 지저겨도 저녘 근심 없어진다
黃落驚山樹(황낙경산수) : 누런 낙엽이 산의 나무를 놀라게 하니
呼兒問朔風(호아문삭풍) : 아이 불러 북풍이 부는가 물어본다
복수십이수6(復愁十二首6)-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복수십이수5(復愁十二首5)-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皁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복수십이수4(復愁十二首4)-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두려워라
복수십이수3(復愁十二首3)-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전국은 아직도 전쟁 중
故園今若何(고원금야하) : 고향에는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돌아가 봐도 아는 이 더물었으니
早已戰場多(조이전장다) : 일찍이 많은 곳이 이미 전쟁터였다
복수십이수2(復愁十二首2)-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녘 가마귀 날개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복수십이수1(復愁十二首1)-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鶻翻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정초(庭草)-두보(杜甫)
뜰의 풀-두보(杜甫)
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 초나라 풀, 추위 지나 푸르고
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 뜨락의 봄이 짙게 눈에 드는구나
舊低收葉擧(구저수섭거) : 지난 날, 시들은 잎 살아나니
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 새로 가린 권아가 무거워진다
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
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
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
不敢强爲容(부감강위용) : 감히 억지로 꾸미지는 못하리라
수(愁)-두보(杜甫)
근심-두보(杜甫)
江草日日喚愁生(강초일일환수생) : 강가의 풀은 나날이 수심을 불러오고
巫峽泠泠非世情(무협령령비세정) : 무협의 맑은 물은 세상의 정은 아니더라
盤渦鷺浴底心性(반와노욕저심성) : 소용돌이 여울에서 멱감는 백로는 무순 심사
獨樹花發自分明(독수화발자분명) : 외로운 나무에 꽃이 피지 저절로 선명하도다
十年戎馬暗南國(십년융마암남국) : 십년 오랑캐 전쟁에 남방이 어둡고
異域賓客老孤城(이역빈객노고성) : 이역만리 떨어진 나그네 외로운 성에서 늙는다
渭水秦山得見否(위수진산득견부) : 위수와 태산를 돌아가 볼수나 있을까
人今罷病虎縱橫(인금파병호종횡) : 이제야 병이 그쳤지만 호랑이가 횡행하는구나
강매(江梅)-두보(杜甫)
강가의 매화-두보(杜甫)
梅蘂臘前破(매예납전파) : 매화꽃술 섣달 전에 지고
梅花年後多(매화년후다) : 매화꽃 해 넘긴 뒤 많이 핀다
絶知春意好(절지춘의호) : 봄날 좋음을 절실히 알았으니
最奈客愁何(최나객수하) : 제일먼저 나그네 수심 어찌할까
雪樹元同色(설수원동색) : 눈과 나무는 본래 같은 색
江風亦自波(강풍역자파) : 강바람도 물결에서 일어난다
故園不可見(고원부가견) : 고향 땅을 볼 수 없으니
巫岫鬱嵯峨(무수울차아) : 우뚝한 무협의 묏구멍 답답하여라
입춘(立春)-두보(杜甫)
입춘-두보(杜甫)
春日春盤細生菜(춘일춘반세생채) : 봄날 화분에 나물 싹 돋으니
忽憶兩京全盛時(홀억량경전성시) : 갑자기 두 서울의 전성기가 생각난다
盤出高門行白玉(반출고문항백옥) : 화분이 큰 집을 떠나 옮겨 백옥으로 가니
菜傳纖手送靑絲(채전섬수송청사) : 나물이 전문가에 맡겨져 푸른 잎 나는구나
巫峽寒江那對眼(무협한강나대안) : 무협의 차가운 강을 어찌 바라보며
杜陵遠客不勝悲(두능원객부승비) : 두릉의 먼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
此身未知歸定處(차신미지귀정처) : 이몸은 돌아가 살 곳을 아직 알지 못하여
呼兒覓紙一題詩(호아멱지일제시) : 아이를 불러 종이를 찾아 한 편 시를 지어본다
영회고적오수5(詠懷古跡五首5)-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 제갈량의 위대한 명성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 종신의 남긴 얼굴, 엄숙하고 맑기도 하여라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 셋으로 나누어 할거하니 술책에 모자라
萬古雲霄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 만고의 구름 낀 하늘에 날리는 깃털같도다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 백중지간의 상황으로 이윤과 여상을 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 지휘한 대로 정해지면 소하와 조삼이 무색하리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 옮아가는 한나라의 운수가 끝내 회복 어려워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 뜻 무너지고 몸 다 하니 군무에 수고로웠도다
영회고적오수4(詠懷古跡五首4)-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蜀主窺吳幸三峽(촉주규오행삼협) : 촉나라 임금 오나라 노려 삼협에 행차하니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 돌아가신 그 해에도 영안궁에 계셨도다
翠華想像空山裏(취화상상공산리) : 상상 속, 화려한 깃발 쓸쓸한 산 속에 있고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 허무한 궁궐터는 저 들판 절터에 있었도다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 옛사당 소나무에는 물새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 명절이면 사냥하려 시골 노인들 부산하다
武侯祠屋長鄰近(무후사옥장린근) : 제갈공명의 사당집이 언제나 이웃되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 한 몸 된 임금과 신하, 제사도 같이 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3(詠懷古跡五首3)-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羣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 산고 골짜기 넘어 형산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 왕소군 생장한 마을 아직도 남아 있구나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대련삭막) : 한번 대궐을 떠나니 북녘 사막에 가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 푸른 무덤에 홀로 남아 황혼을 향하리라
畫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 봄바람 같이 고운 얼굴 화공은 알았지만
環珮空歸夜月魂(환패공귀야월혼) : 옥패물 두른채로 달밤에 헛되이 돌아온 넋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 천년 전의 비파노래 오랑캐말로 지어졌지만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 분명한 원과 한이 곡조 속에서 논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2(詠懷古跡五首2)-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 요락한 처지라 송옥의 비애를 깊이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 풍류와 선비의 멋, 그 또한 나의 스승이로다
悵望千秋一灑淚(창망천추일쇄누) : 지난 오랜 세월 생각하니 한결 같은 눈물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 쓸쓸하여라, 같은 시대 아니고 다른 시대라니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 남긴 옛글은 없어지고 옛집만 강산에 남아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대개몽사) : 운우의 거친 양대 어찌 꿈속의 생각일까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 최고인 초나라 궁궐, 모두가 사라없어지고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 뱃사공은 멀리 손짓하나 지금은 의심스럽도다
영회고적오수1(詠懷古跡五首1)-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 동북 지방 전쟁에 가족과 떨어져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 서쪽과 남쪽으로 천지를 떠돌았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대엄일월) : 삼협의 누대에서 오래 머물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 오계의 의복으로 운산에서 살았다
羯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 오랑캐 임금 섬김은 끝내 미덥지 못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 나그네는 시절을 슬퍼 돌아가지 못하노라
庾信生平最蕭瑟(유신생평최소슬) : 우신은 평생동안 누구보다 쓸쓸했지만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 말년의 그의 글은 강남을 움직였도다
제장오수5(諸將五首5)-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錦江春色逐人來(금강춘색축인내) : 금강의 춘색이 사람을 쫓아 오게 하니
巫峽淸秋萬壑哀(무협청추만학애) : 무협에는 온 골짝들이 맑은 가을이로다
正憶往時嚴僕射(정억왕시엄복야) : 지난 날 엄복야가 몹시도 생각나느니
共迎中使望鄕臺(공영중사망향대) : 망향대에서 함께 사신을 맞았었다네
主恩前後三持節(주은전후삼지절) : 은혜로 전후로 세 번이나 병부를 잡았고
軍令分明數擧杯(군령분명삭거배) : 군령이 분명하여 여러 번 승리의 축배 들었도다
西蜀地形天下險(서촉지형천하험) : 서촉의 지형은 천하의 험한 곳이라
安危須仗出羣材(안위수장출군재) : 나라의 안위는 모름지기 뛰어난 인재에게 있도다
제장오수4(諸將五首4)-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廻首扶桑銅柱標(회수부상동주표) : 동쪽 국경으로 고개 돌려보니
冥冥氛祲未全銷(명명분침미전소) : 어득한 기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越裳翡翠無消息(월상비취무소식) : 월상국의 비취는 소식도 전혀 없고
南海明珠久寂寥(남해명주구적요) : 남해의 구슬도 오랫동안 적료하구나
殊錫曾爲大司馬(수석증위대사마) : 특패를 받고자 대사마가 된 자 있는데
總戎皆揷侍中貂(총융개삽시중초) : 장군은 하나같이 높은 벼슬 겸하였다
炎風朔雪天王地(염풍삭설천왕지) : 춥고 더운 남북방이 임금님의 땅이라
只在忠臣翊聖朝(지재충신익성조) : 다만 나라를 보좌할 충신은 있으리라
제장오수3(諸將五首3)-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洛陽宮殿化爲烽(낙양궁전화위봉) : 낙양성 궁궐이 봉화불로 변했으니
休道秦關百二重(휴도진관백이중) : 나라의 이백 겹 관문을 말하지 말게나
滄海未全歸禹貢(창해미전귀우공) : 산동은 아직 수복되지 않았는데
薊門何處盡堯封(계문하처진요봉) : 하북 땅 어느 곳에서 국권이 다했는가
朝廷袞職誰爭補(조정곤직수쟁보) : 조정의 제상 자리 누가 다투어 메울 것인가
天下軍儲不自供(천하군저부자공) : 나라가 군량미도 공급하지 못한다네
稍喜臨邊王相國(초희림변왕상국) : 조금은 기쁘도다, 변방의 왕제상이
肯銷金甲事春農(긍소금갑사춘농) : 갑옷을 벗어 놓고 봄 농사를 짓는다네
제장오수2(諸將五首2)-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韓公本意築三城(한공본의축삼성) : 삼성을 쌓은 한공의 본래의 뜻은
擬絶天驕拔漢旌(의절천교발한정) : 천교를 끊고 오랑캐를 뽑아버리는 것
豈謂盡煩回紇馬(개위진번회흘마) : 어찌 생각했으랴, 회흘의 병마 모두 욕보이고
翻然遠救朔方兵(번연원구삭방병) : 번연히 북방의 병사들을 모두 구해내다니
胡來不覺潼關隘(호내부각동관애) : 안록산 쳐들어와 동관이 막힌 것 알지 못해
龍起猶聞晉水淸(용기유문진수청) : 장군이 일어나 진수를 맑게 한 사실을 들었도다
獨使至尊憂社稷(독사지존우사직) : 다만 지존께서 사직을 걱정하게 하였으니
諸君何以答升平(제군하이답승평) :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 태평성대에 답하려나
제장오수1(諸將五首1)-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漢朝陵墓對南山(한조능묘대남산) : 한나라 종묘가 남산을 마주하고
胡虜千秋尙入關(호노천추상입관) : 오랑캐는 천추 동안 국경을 침입하네
昨日玉魚蒙葬地(작일옥어몽장지) : 어제의 옥어가 무덤에 묻혔더니
早時金盌出人間(조시금완출인간) : 빨리도 금 소반이 세상에 나왔구나
見愁汗馬西戎逼(견수한마서융핍) : 서융의 천리마들 처들어와 수심겨운데
曾閃朱旗北斗殷(증섬주기배두은) : 대궐에는 붉은 깃발들 번쩍이는구나
多少材官守涇渭(다소재관수경위) : 수많은 장군들 경수와 위수를 지켜도
將軍且莫破愁顔(장군차막파수안) : 장군들은 장차도 긴장한 얼굴 풀지 마시라
시요노아단(示獠奴阿段)-두보(杜甫)
요뇨 아단에게-두보(杜甫)
山木蒼蒼落日曛(산목창창낙일훈) : 나무는 검푸르고 지는 해에 어득하니
竹竿裊裊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통이 간들간들 가는 샘물 흘러내린다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 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豎子尋源獨不聞(수자심원독부문) : 내 종도 물줄기 찾아 불러도 기척없구나
病渴三更廻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 머리 돌려 찾아도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한 줄기 물소리 드려도 하늘만 적신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리) : 도간의 종과는 다름에 놀라기도 하지만
怪爾常穿虎豹羣(괴이상천호표군) : 호랑이 소굴을 뚫고 다님이 이상하여라
희우(喜雨)-두보(杜甫)
기쁜 빗소리-두보(杜甫)
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 남쪽 지방 가물어 비소식 없다가
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 오늘 아침 강가에 구름이 이는구나
入空纔漠漠(입공재막막) : 공중에 들어 겨우 막막하더니
灑逈已紛紛(쇄형이분분) : 쇄아 소리내며 어지러이 내린다
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 둥지의 제비도 좋아라 높이 날고
林花潤色分(림화윤색분) : 숲 속 꽃에도 생기가 넘치는구나
晩來聲不絶(만내성부절) : 저녁에 돌아오니 소리 끊이지 않아
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 밤 깊으도 반가운 빗소리 들리겠구나
거촉(去蜀)-두보(杜甫)
촉을 떠나며-두보(杜甫)
五載客蜀郡(오재객촉군) : 오년 동안 촉 땅의 나그네
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 일년 동안은 재주에 살았다
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 어찌하여 국경에 막혀
轉作瀟湘遊(전작소상유) : 전저나며 소상 땅을 다니는가
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 만사는 이미 누렇게 늙어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 남은 인생 갈매기 따라 살리라
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 나라의 안위 대신에게 달린 것
不必淚長流(부필누장류) : 반드시 길이 눈물 흘릴 필요없도다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한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劍外忽傳收薊北(검외홀전수계배) : 검각산 밖에서 하남하북 수복 소식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 듣고는 눈물이 옷에 가득하여라
卻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가 처자를 만나면 무슨 걱정일까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 아무렇게나 책 덮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아라
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 흰머리로 노래하며 미친 듯 술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한창의 봄을 벗삼아 기분좋게 고향에 돌아가리라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곧장 파협을 다라 무협을 뚫고 지나
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로다
객정(客亭)-두보(杜甫)
나그네 정자-두보(杜甫)
秋窓猶曙色(추창유서색) : 가을 창가는 아직 새벽
落木更高風(낙목경고풍) : 낙엽 진 나무에다 높은 바람 분다
日出寒山外(일출한산외) : 쓸쓸한 산 밖으로 해 뜨고
江流宿霧中(강류숙무중) : 묵은 안개 속으로 강물이 흐른다
聖朝無棄物(성조무기물) : 거룩한 조정에서 버릴 물건 없지마는
衰病已成翁(쇠병이성옹) : 늙고 병든 이 몸 이미 늙은이
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 남은 삶의 내일이 그 얼마이기에
飄零任轉蓬(표령임전봉) : 영락한 삶이 마음대로 구르는 쑥대 같구나
객야(客夜)-두보(杜甫)
나그네의 밤-두보(杜甫)
客睡何曾著(객수하증저) : 나그네 어찌 일찍 잠이오나
秋天不肯明(추천부긍명) : 가을날 날 밝기가 쉽지가 않도다
入簾殘月影(입렴잔월영) : 발 사이로 드는 새벽달 그림자
高枕遠江聲(고침원강성) : 높은 베개 너머로 멀리 강물소리
計拙無衣食(계졸무의식) : 처세에 어색하여 의식도 빈궁하여
途窮仗友生(도궁장우생) : 막다른 형편에 친구에게 빌붙었구나
老妻書數紙(노처서삭지) : 아내에게 부치는 몇 장의 편지
應悉未歸情(응실미귀정) : 응당 모두가 못돌아가는 사연이로다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두보(杜甫)
강 위에서-두보(杜甫)
爲人性僻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 위인이 괴벽하여 좋은 글귀 탐내어
語不驚人死不休(어부경인사부휴) : 시가 사람을 놀래키지 못하면 그치지 않으리라
老去詩篇渾漫與(노거시편혼만여) : 늙어가며 시편을 함부로 하여
春來花鳥莫深愁(춘내화조막심수) : 봄이 되어 꽃과 새를 봐도 깊이 생각지 않는구나
新添水檻供垂釣(신첨수함공수조) : 새로 난간에 물을 부어 낚시줄을 드리우고
故著浮槎替入舟(고저부사체입주) : 일부러 뗏목 붙여 배를 갈아 타는도다
焉得思如陶謝手(언득사여도사수) : 어찌 시상이 도연명과 사영운 같아
令渠述作與同遊(령거술작여동유) : 너를 글을 지으며 더불어 노니게 되었는가
복거(卜居)-두보(杜甫)
살 곳을 찾아-두보(杜甫)
浣花溪水水西頭(완화계수수서두) : 완화계곡, 개울물 서쪽편에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주인은 숲과 그윽한 못에 집을 지었다
所卽山郭少塵事(소즉산곽소진사) : 집터가 산성 밖이라 번거로운 일 적고
更有澄江銷客愁(경유징강소객수) : 게다가 맑은 물있어 나그네 근심 삭혀준다
無數蜻蜓齊上下(무삭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위아래로 가지런히 날고
一雙꜒鶒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뜸부기 서로 잠겼다 떳다한는구나
東行萬里堪乘興(동항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서 흥을 돋우려
須向山陰入小舟(수향산음입소주) : 자못 산음 지방을 향새 작은 배에 오른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7(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7)-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부성명신이노) : 사나이로 성공 못하고 몸은 이미 늙어
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 : 삼년동안을 거친 산길 굶으며 뛰어다녔도다
長安卿相多少年(장안경상다소년) : 장안의 재상들은 젊은이도 많은데
富貴應須致身早(부귀응수치신조) : 부귀의 자리는 반드시 일찍 차지해야 하노라
山中儒生舊相識(산중유생구상식) : 산중의 선비들 예부터 알았지만
但話宿昔傷懷抱(단화숙석상회포) : 지난 이야기 하자하니 속 마음만 아파라
嗚呼七歌兮悄終曲(오호칠가혜초종곡) : 아, 일곱 번째 노래라, 노래를 마치자니 쓸쓸하여라
仰視皇天白日速(앙시황천백일속) : 하늘을 쳐다보니 낮의 해는 빠르기도 하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6(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6)-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南有龍兮在山湫(남유룡혜재산추) : 남쪽에 용있으니 용추산에 있어
古木巃嵷枝相樛(고목롱종지상규) : 높다란 고목나무, 가지는 엉켰구나
木葉黃落龍正蟄(목섭황낙룡정칩) : 나뭇잎 누렇게 떨어지고 용이 서려있고
蝮蛇東來水上游(복사동내수상유) : 살무사가 동에서 와서 물에 놀고 있도다
我行怪此安敢出(아항괴차안감출) : 내가 괴상한 이곳에 가려 했으나 어찌 감히 나가랴
拔劍欲斬且復休(발검욕참차복휴) : 칼 뽑아 죽리려다 다시 그만 두었도다
嗚呼六歌兮歌思遲(오호륙가혜가사지) : 아, 여섯 번째 노래여 그 노래 지루하니
溪壑爲我廻春姿(계학위아회춘자) : 골짝에 나를 위해 봄의 자태 돌아오시라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5(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5)-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四山多風溪水急(사산다풍계수급) : 사방 산에 바람 잦고 골짝 물살 급한데
寒雨颯颯枯樹濕(한우삽삽고수습) : 차가운 비 몰아치니 잎 진 나무 다 젖는다
黃蒿古城雲不開(황호고성운부개) : 옛 성에는 쑥 시들고 구름도 개지 않고
白狐跳梁黃狐立(백호도량황호립) : 흰 여우 날뛰고 누런 여우 우뚝서 있구나
我生何爲在窮谷(아생하위재궁곡) : 나는 무엇하려 이 깊은 골짝에 살며
中夜起坐萬感集(중야기좌만감집) : 깊은 밤중 일어나 온갖 감상에 젖는가
嗚呼五歌兮歌正長(오호오가혜가정장) : 아, 다섯 번째 노래여 정말 지루하니
魂招不來歸故鄕(혼초부내귀고향) : 내 넋을 불러도 고향에 돌아가 오지를 않는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4(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4)-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妹有妹在鍾離(유매유매재종리) : 누이들 있으나 종리 땅에 살아
良人早歿諸孤癡(량인조몰제고치) : 남편들 일찍 죽어 조카들은 어리도다
長淮浪高蛟龍怒(장회낭고교룡노) : 길고 긴 회수의 물결 높고 교룡은 노하여
十年不見來何時(십년부견내하시) : 십년 동안 보지도 못했는데 언제나 오나
扁舟欲往箭滿眼(편주욕왕전만안) : 조각배로 가보려도 화살이 눈앞에 가득
杳杳南國多旌旗(묘묘남국다정기) : 아득한 남방에는 군깃발 가득하여라
嗚呼四歌兮歌四奏(오호사가혜가사주) : 아, 네 번째 노래를 읊조리니
林猿爲我啼淸晝(림원위아제청주) : 숲 속 잔나비도 나를 위해 대낮에 울어준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3(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3)-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弟有弟在遠方(유제유제재원방) : 형제들 있지만 먼 곳에 있어
三人各瘦何人强(삼인각수하인강) : 셋이 모두 초라한데 누가 강한가
生別展轉不相見(생별전전부상견) : 생이별하여 떠돌아 서로 보지 못하니
胡塵暗天道路長(호진암천도노장) : 오랑캐 난리에 하늘 어둡고 길마저 멀도다
東飛鴐鵝後鶖鶬(동비가아후추창) : 동으로 기러기 날고 뒤에는 재두루미 나는데
安得送我置汝傍(안득송아치여방) : 어찌해야 너희들을 내 곁에 둘 수 있을까
嗚呼三歌兮歌三發(오호삼가혜가삼발) : 아, 세 번째 노래를 띄우나니
汝歸何處收兄骨(여귀하처수형골) : 너희들 어디서 돌아와 형의 뼈를 수습하랴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長鑱長鑱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길고 흰 나무 자루 삽이여
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나는 너 때문에 살고 있도다
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산에 눈이 많아 황독초 싹도 없고
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부엄경) : 옷이 짧아 당겨봐도 정정이도 못가린다
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러한 때 너를 쥐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은 고요한데 아들 딸들 신음한다
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째 노래를 읊어보나니
閭里爲我色惆悵(여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 때문에 얼굴빛이 추창하다
녹두산(鹿頭山)-두보(杜甫)
녹두산-두보(杜甫)
鹿頭何亭亭(녹두하정정) : 녹두산이 어찌나 높은지
是日慰飢渴(시일위기갈) : 오늘에야 주림과 갈증을 면하겠도다
連山西南斷(연산서남단) : 연이은 봉우리 서남쪽에서 끊어지고
俯見千里豁(부견천리활) : 천리 널따란 땅을 굽어볼 수 있도다
遊子出京華(유자출경화) : 나그네 서울 떠나서
劍門不可越(검문부가월) : 검문산을 넘지 못한다 하니
及茲險阻盡(급자험조진) : 여기서부터는 험하고 막힌 바 없어
始喜原野濶(시희원야활) : 비로서 평야의 훤함에 기뻐지는구나
殊方昔三分(수방석삼분) : 이 지방은 옛날 셋으로 나누어져
霸氣曾間發(패기증간발) : 일찍이 패왕의 기운이 간간이 있었지만
天下今一家(천하금일가) : 지금은 천하가 한 가족이 되었도다
雲端失雙關(운단실쌍관) : 구름 끝 험한 두 관문 없는 듯하여
悠然想揚馬(유연상양마) : 아득히 양웅과 사마상여 생각하노라
繼起名硉兀(계기명률올) : 잇달아 일어난 이름난 사람들
有文令人傷(유문령인상) : 그 문장 있어 사람들 상심케 하는구나
何處埋爾骨(하처매이골) : 그 어디에 그대들의 뼈가 묻혀있는가
紆餘脂膏地(우여지고지) : 넓고 기름진 고장들
慘澹豪俠窟(참담호협굴) : 참담한 호걸들의 고장이로다
仗鉞非老臣(장월비노신) : 노숙한 신하가 다스리지 않았다면
宣風豈專達(선풍개전달) : 어진 풍속이 어찌 이루어졌겠는가
冀公柱石姿(기공주석자) : 기공은 주춧돌같은 자질이어서
論道邦國活(논도방국활) : 도덕을 논하며 나라를 살리고 있다
斯人亦何幸(사인역하행) : 이런 분이 또한 어찌 다행하지 않으리오
公鎭踰歲月(공진유세월) : 기공께서 부임한지 한 해가 넘어가는구나
법경사(法鏡寺)-두보(杜甫)
법경사-두보(杜甫)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을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摵寒籜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冉冉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翳復吐(초일예복토) : 돋아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甍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牖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拄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숲 나서니 이니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을 감히 찾지 못한다
발진주(發秦州)-두보(杜甫)
진주를 떠나며-두보(杜甫)
我衰更懶拙(아쇠경나졸) : 늙은데다가 게을러서
生事不自謀(생사부자모) : 생계를 꾸리지도 못한다
無食問樂土(무식문낙토) : 먹을 것 하나 없어 낙원 찾고
無衣思南州(무의사남주) : 입을 것 하나 없어 남쪽 고을 생각한다
漢源十月交(한원십월교) : 한수의 발원지라 시월이라도
天氣如涼秋(천기여량추) : 날씨는 서늘한 가을이도다
草木未黃落(초목미황낙) : 초목은 아직 시들어 지지 않은데
況聞山水幽(황문산수유) : 게다가 그윽한 물소리 들려온다
栗亭名更嘉(율정명경가) : 율정이란 이름이 더욱 좋고
下有良田疇(하유량전주) : 아래에는 기름진 밭이 있도다
充腸多薯蕷(충장다서여) : 배를 채워줄 마가 많고
崖蜜亦易求(애밀역역구) : 벼랑에는 꿀을 구하기도 쉽도다
密竹復冬笋(밀죽복동순) : 빽빽한 대숲에는 다시 겨울 죽순도 있고
淸池可方舟(청지가방주) : 맑은 못에는 배도 띄울 수 있도다
雖傷旅寓遠(수상려우원) : 비록 더부살이 멀어 마음 상하나
庶遂平生遊(서수평생유) : 한평생 노닐 것은 찾은 셈이로다
此邦俯要衝(차방부요충) : 이 고장 요새를 내려다보니
實恐人事稠(실공인사조) : 실은 인사가 번거로워 두려워진다
應接非本性(응접비본성) : 응대하는 일 본래 마음에 맞지 않아
登臨未銷憂(등림미소우) : 올라가 바라보아도 근심을 못삭인다
谿谷無異石(계곡무리석) : 골짜기에는 기이한 바위 하나 없고
塞田始微收(새전시미수) : 변방의 땅이라 수확도 적도다
豈復慰老夫(개복위노부) : 어찌하여야 늙은 나를 위로하나
惘然難久留(망연난구류) : 망연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日色隱孤戍(일색은고수) : 햇빛은 외로운 수자리를 감추어버린다
烏啼滿城頭(오제만성두) : 우짖는 까마귀 성머리에 가득하고
中宵驅車去(중소구거거) : 한밤에 수레 몰고 떠나
飮馬寒塘流(음마한당류) : 차가운 못물을 말에게 먹인다
磊落星月高(뇌낙성월고) : 말똥말똥한 별과 달은 높기만 한데
蒼茫雲霧浮(창망운무부) : 창망히 피어난 구름과 안개 떠있다
大哉乾坤內(대재건곤내) : 크기도 하여라, 하늘과 땅이여
吾道長悠悠(오도장유유) : 나의 도는 길이 아득하여라
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두보(杜甫)
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두보(杜甫)
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
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
遲廻度隴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
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
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
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
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불을 물으니
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
숙찬공방(宿贊公房)-두보(杜甫)
찬공방에 묵으며-두보(杜甫)
杖錫何來此(장석하내차) : 석장 짚고 언제 여기 오셨는가
秋風已颯然(추풍이삽연) : 가을바람 이미 을씨년스러워라
雨荒深院菊(우황심원국) : 깊숙한 절집 국화, 비맞아 황량하고
霜倒半池蓮(상도반지련) : 연못에 절반이나 되는 연꽃이 서리에 꺽였소
放逐寧違性(방축녕위성) : 내쫓겨진들 어찌 본성이야 어기리오
虛空不離禪(허공부리선) : 빈 마음이라 참선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相逢成夜宿(상봉성야숙) : 서로 만나 밤잠을 같이 자니
隴月向人圓(롱월향인원) : 농 땅의 달이 사람을 향하여 둥글기도 하다
공낭(空囊)-두보(杜甫)
빈 주머니-두보(杜甫)
翠柏苦猶食(취백고유식) : 푸른 잣잎은 써나 먹을 수 있고
晨霞高可餐(신하고가찬) : 새벽 노을 높아도 먹을 수 있도다
世人共鹵奔(세인공로분) : 세상 인심들 어수선하니
吾道屬艱難(오도속간난) : 나의 길도 곤궁한 처지로다
不爨井晨凍(부찬정신동) : 우물물 얼어 밥도 못짓고
無衣牀夜寒(무의상야한) : 의복이 없어 참상의 밤은 차갑도다
囊空恐羞澀(낭공공수삽) : 주머니 비면 부끄럽고 곤란할까
留得一錢看(유득일전간) : 한 푼만 남겨두고 있노라
의골항(義鶻行)-두보(杜甫)
보라매를 노래하다-두보(杜甫)
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기에 두 검은 보라내
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켜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
呑噬姿朝餐(탄서자조찬) : 닦치는 대로 삼켜 아침밥으로 씹어먹었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
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오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 남았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
翻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
斯須領健鶻(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
斗上捩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
噭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궁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
巨顙拆老拳(거상탁노권) : 꺼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
高空得蹭蹬(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
短草辭蜿蜒(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
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
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
茲實鷙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중에서 정말 사나운데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
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
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
近經潏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뭇꾼에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
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
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
聊爲義鶻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
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 일으키련다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 남전 최시 별장에서-두보(杜甫)
老去悲秋强自寬(노거비추강자관) : 늙어가지 서글픈 가을 억지로 덤덤하렸더니
興來今日盡君歡(흥내금일진군환) : 흥이 난 오늘, 그대와 함께 기쁨을 다하도다
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아진 머리에 모자가 벗어질까 부끄러워
笑倩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모자 고쳐달라 부탁한다
藍水遠從千澗落(남수원종천간낙) : 남수는 이득히 천리 먼 골짜기에서 떨어지고
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아 두봉오리와 차갑게 나란하다
明年此會知許健(명년차회지허건) : 명년의 이 모임에는 누가 건강히 남아있을지
醉把茱萸仔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손에 잡고 자세히도 살펴본다
대운사찬공방사수2(大雲寺贊公房四首2)-두보(杜甫)
대운사 찬공방 사수-두보(杜甫)
細軟靑絲履(세연청사리) : 가늘고 부드러운 청색 비단 신
光明白疊巾(광명백첩건) : 윤기나는 흰 명주 손수건이로다
深藏供老宿(심장공노숙) : 깊이 간직한 늙은 스님 것인데
取用及吾身(취용급오신) : 받아서 입어서 내 몸에 걸치었도다
自顧轉無趣(자고전무취) : 스스로 생각해봐도 멋이란 없는데
交情何尙新(교정하상신) : 사귀는 정분은 어찌하여 새로운가
道林才不世(도림재부세) : 도림은 세상에 드문 스님
惠遠德過人(혜원덕과인) : 혜원의 덕망 세상사람과 다르도다
雨瀉暮簷竹(우사모첨죽) : 저무는 추녀 밑 대나무에 비가 쏟아지고
風吹春井芹(풍취춘정근) : 바람은 우물가 미나리에 불어온다
天陰對圖畫(천음대도화) : 날이 어둑하여 벽그림을 대하니
最覺潤龍鱗(최각윤룡린) : 새삼 그림 속 용비늘이 젖었는가 한다
비진도(悲陳陶)-두보(杜甫)
진도를 슬퍼하며-두보(杜甫)
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량가자) : 초겨울 열 고을 양가집 자제들
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 죽은 피가 진도의 못과 우물이 되었도다
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 맑은 하늘 휑한 들판, 싸움 소리 하나 없이
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 사 만 의로운 군사 한 날에 죽었도다
羣胡歸來雪洗箭(군호귀내설세전) : 오랑캐들 몰려와 피묻은 화살 씻어내리며
仍唱夷歌飮都市(잉창이가음도시) : 오랑캐노래 불러대며, 서울에서 마셔댄다
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배제) : 서울사람들 고개 돌려 북쪽 향사여 울어대며
日夜更望官軍至(일야경망관군지) : 밤낮으로 다시 관군이 오기를 갈망하는구나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두보(杜甫)
서울서 봉선현에 이르며 읊은 오백자-두보(杜甫)
杜陵有布衣(두능유포의) : 두릉의 벼슬 못한 사람
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 늙어갈수록 마음은 치졸하다
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 몸가짐이 어찌 그리도 우직하여
竊比稷與契(절비직여글) : 순임금의 직과 설에 비겨보다
居然成濩落(거연성호낙) : 거연히 어그러지고 말았도다
白首甘契濶(백수감글활) : 백수로 가난을 무던히 여기고
蓋棺事則已(개관사칙이) : 관뚜껑을 덮으면 일이 끝나건만
此志常覬豁(차지상기활) : 이러한 마음 언제나 가득하다
窮年憂黎元(궁년우려원) : 평생토록 민생을 근심하고
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 탄식하며 속을 태우며 산다
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 같은 동기들 노인 비웃음 받아도
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 호탕히 노래하며 더욱 우쭐하다
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 실없는 세상 떠나 살고 싶은 생각
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 후련히 세월 보내고도 싶었도다
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 살아서 요와 순의 세상 만날까
不忍便永訣(부인편영결) : 차마 죽을 수가 없었도다
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 지금의 조정에 자리가 갖추어져
構厦豈云缺(구하개운결) : 큰 나라를다스림에 결함이 있으랴만
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 해바라기 태양을 향하는 것처럼
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 성품이야 빼앗을 수 없도다
顧惟螻蟻輩(고유루의배) : 돌아보면, 개미와 같은 무리들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 다만 자기들 구멍이나 찾는구나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 어찌 큰 고래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 겁도 없이 넓은 바다를 생각하리
以茲悟生理(이자오생리) : 이러한 데서 삶의 이치 깨닭아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 혼자 아첨하는 취직 운동 부끄러워한다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 이럭저럭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도록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 티끌같은 삶을 살아왔도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 결국 보부와 허유에게 부끄러우나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 아직은 절개를 바꾸지 못한다
沈飮聊自遣(침음료자견) : 거나하게 술이나 마시고 스스로 뜻을 펴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 마음대로 노래하니 시름이 끊어지는구나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 해는 저물고 온갖 풀은 시드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렬) : 모진 바람에 높은 언덕마저 찥어진다
天衢陰崢嶸(천구음쟁영) : 하늘은 어둑하고 높기만한대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 나그네 한밤에 길을 떠난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 서릿발이 사나워 허릿끈이 끊어지고
指直不能結(지직부능결) : 손이 곱아 매듭을 짓지 못한다
凌晨過驪山(능신과려산) : 새벽이 되어 여산을 지나는데
御榻在嵽嵲(어탑재체얼) : 임금의 의자가 높게 놓여있었다
蚩尤塞寒空(치우색한공) : 호위하는 깃발 차가운 하늘 가리고
蹴踏崖谷滑(축답애곡골) : 밟은 길은 골짜기까지 미그럽다
瑤池氣鬱律(요지기울률) : 온천에는 더운 기운 서리어있고
羽林相摩戛(우림상마알) : 임금님 모시는 친위대의 창 부짖는 소리
君臣留歡娛(군신류환오) : 임금님과 신하가 같이 머물며 즐거운데
樂動殷膠葛(낙동은교갈) : 풍악소리 은은히 울려퍼진다
賜浴皆長纓(사욕개장영) : 목욕을 허가받은이 모두가 고관들
與宴非短褐(여연비단갈) : 잔치를 함께한 사람들에는 평민은 없도다
彤庭所分帛(동정소분백) : 대궐에서 내리는 비단들
本自寒女出(본자한녀출) : 본래는 가난집안 아낙에서 나온것이로다
鞭撻其夫家(편달기부가) : 그 남편을 채직질하여
聚斂貢城闕(취렴공성궐) : 긁어모야 대궐에 바친 것이다
聖人筐篚恩(성인광비은) : 임금님이 광주리에 넣어준 은혜는
實願邦國活(실원방국활) : 실은 나라를 살리려는 소망이로다
臣如忽至理(신여홀지리) : 신하가 지극한 이치를 소홀히 한다면
君豈棄此物(군개기차물) : 임금님이 어찌 이를 저버리겠습니까
多士盈朝廷(다사영조정) : 많은 선비들이 조정에 가득하니
仁者宜戰慄(인자의전률) : 어진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전율해야 한다
況聞內金盤(황문내금반) : 하물며 대궐의 황금소반은
盡在衛霍室(진재위곽실) : 모두가 인척들의 집에 가 있도다
中堂有神仙(중당유신선) : 안 마루에는 노래하는 미희들 있어
煙霧蒙玉質(연무몽옥질) : 안개 같은 비단옷 옥같은 살을 가리운다
煖客貂鼠裘(난객초서구) : 손님을 따뜻하게 해주는 값진 털옷
悲管逐淸瑟(비관축청슬) : 구성진 악기소리 맑은 거문고에 맞춘다
勸客駝蹄羹(권객타제갱) : 낙타 발굽 국으로 손님을 대접하고
霜橙壓香橘(상등압향귤) : 서리 맞은 등자 향기로운 귤들이 가득하다
朱門酒肉臭(주문주육취) : 고관들의 문에는 술과 고기 썪는 냄새
路有凍死骨(노유동사골) : 길가에는 얼어죽은 해골들이 나딩군다
榮枯咫尺異(영고지척리) : 영화로움과 말라죽은 것이 지척 사이로 다르니
惆悵難再述(추창난재술) : 너무나 서글퍼 다디 적기가 어렵도다
北轅就涇渭(배원취경위) : 수레를 북으로 돌려 경수와 위수로 나아가
官渡又改轍(관도우개철) : 공설 나루터에 또 배를 바궈 탄다
羣水從西下(군수종서하) : 몰려오는 물은 서쪽에서 쏟아져 내려와
極目高崒兀(극목고줄올) : 끝간데 없이 바라보니 높이도 흘러간다
疑是崆峒來(의시공동내) : 아마도 동공산에서 내려오는 듯하니
恐觸天柱折(공촉천주절) : 하늘의 기둥에 닿아 꺾어질까 두려웠다
河梁幸未拆(하량행미탁) : 다행히도 다리는 꺾어지지 않은채
枝撑聲窸窣(지탱성실솔) : 떠받친 기둥이 삐걱거린다
行李相攀援(항리상반원) : 나그네 서로 붙잡고 건너는데
川廣不可越(천광부가월) : 강이하도 넓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老妻寄異縣(노처기리현) : 늙은 아내가 이미 다른 고을에 사는지라
十口隔風雪(십구격풍설) : 열 식구가 바람과 눈 때문에 떨어져 사는구나
誰能久不顧(수능구부고) : 누가 능히 오래도록 돌보지 않으리오
庶往共饑渴(서왕공기갈) : 가서 굶주림을 함께 하기를 원하노라
入門聞號咷(입문문호도) : 문에 들어서니 울부짓는 소리 들리는데
幼子餓已卒(유자아이졸) : 어린 아이가 굷어서 이미 죽었다 하는구나
吾寧捨一哀(오녕사일애) : 내 어찌 애닲아함을 외면하리
里巷亦嗚咽(리항역오인) : 마을 사람들도 오열하고 있었다
所愧爲人父(소괴위인부) : 아비가 되어 부끄러운 바는
無食致夭折(무식치요절) : 먹이지 못해 요절하게 했다는 것이로다
豈知秋禾登(개지추화등) : 어찌 가을 곡식이 익어감을 몰랐던가
貧窶有倉卒(빈구유창졸) : 가난과 구차함이 창졸간에 닥쳤도다
生常免租梲(생상면조탈) : 나는 항상 세금이라도 면제받고
名不隸征伐(명부예정벌) : 병적에도 오르지 않아 징벌도 되지 않았다
撫跡猶酸辛(무적유산신) : 이 내 몸 어루만져도 쓰라리고 고생스럽다
平人固騷屑(평인고소설) : 평민들이야 처음부처 처량하노니
黙思失業徒(묵사실업도) : 직업 잃은 많은 사람들 생각해 보고
因念遠戍卒(인념원수졸) : 멀리 전쟁나간 사람들도 생각해본다
憂端齊終南(우단제종남) : 남산만큼이나 높은 근심의 실마리
澒洞不可掇(홍동부가철) : 골짜기를 흐르듯하는 끝없는 생각 거칠수가 없도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도 떠도는 신세인데
未就丹砂塊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를 못찾아 갈홍에 부끄럽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 광가하며 헛 세월 보내며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세차게 돌아다님은 누구 위한 호기인지
제장씨은거1(題張氏隱居1)-두보(杜甫)
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
春山無伴獨相求(춘산무반독상구) : 봄산을 친구 없이 혼자 찾으니
代木丁丁山更幽(대목정정산경유) : 나무 베는 소리에 산이 더욱 그윽하다
澗道餘寒歷冰雪(간도여한력빙설) : 개울길 남은 추위, 눈과 얼음 밟고 지나니
石門斜日到林丘(석문사일도림구) : 돌문에 기우는 해, 숲 언덕에 이르렀다
不貪夜識金銀氣(부탐야식금은기) : 탐하니 않으니 밤에도 은과 금의 기운 알아
遠害朝看麋鹿遊(원해조간미녹유) : 해칠 마음 없으니 아침 노루와 사슴 노는 것 본다
乘興杳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취해 아득하여 나갈 곳을 몰라
對君疑是泛虛舟(대군의시범허주) : 그대를 보게 되니 신선의 빈배 탄 듯 하도다
백우집항(百憂集行)-두보(杜甫)
온갖 근심 다 모여-두보(杜甫)
憶年十五心尙孩(억년십오심상해) : 생각해보면, 열다섯 나이에 그저 어린아이
健如黃犢走復來(건여황독주복내) : 거센 황소의 송아지처럼 달음질치며 다녔다
庭前八月梨棗熟(정전팔월리조숙) : 팔월 앞마당에 배와 대추 익어가면
一日上樹能千廻(일일상수능천회) : 하루에도 천번이나 나무에 오르내렸도다
卽今倏忽已五十(즉금숙홀이오십) : 지금은 어느덧 쉰살이 넘어서
坐臥只多少行立(좌와지다소항립) : 앉거나 눕기에 바쁘고 서는 일은 드물도다
强將笑語供主人(강장소어공주인) : 억지로 집주인과 우스갯소리 나누며
悲見生涯百憂集(비견생애백우집) : 평생의 온갖 근심들 슬피 살펴보는구나
入門依舊四壁空(입문의구사벽공) : 대문에 들어서면 여전히 사방 벽은 비어있고
老妻覩我顔色同(노처도아안색동) : 늙은 아내가 나를 보나 얼굴빛은 같도다
癡兒不知父子禮(치아부지부자례) : 어리석은 아이는 부자간의 예의도 모른 채
叫怒索飯啼門東(규노색반제문동) : 성내며 소리치고 밥을 찾아 부엌에서 울어대는구나
억석2(憶昔2)-두보(杜甫)
옛날을 그리며-두보(杜甫)
憶昔開元全盛日(억석개원전성일) : 옛 개원의 전성시대를 생각해보니
小邑猶藏萬家室(소읍유장만가실) : 작은 고을에 일 만여 가구가 있었습니다
稻米流脂粟米白(도미류지속미백) : 입쌀은 기름지고 좁쌀은 희고
公私倉廩俱豐實(공사창름구풍실) : 관청과 개인 집의 창고가 가득했었습니다
九州道路無豺虎(구주도노무시호) : 온 천하 길가에 시랑이와 호랑이도 없고
遠行不勞吉日出(원항부노길일출) : 먼 길 떠나도 날 가리는 수고 하지 않았습니다
齊紈魯縞車班班(제환노호거반반) : 제 땅과 노 땅의 비단을 수레마다 싣고
男耕女桑不相失(남경녀상부상실) : 남자는 밭갈고 여자는 양잠 일 때를 잃지 않았습니다
宮中聖人奏雲門(궁중성인주운문) : 궁중에서 임금님은 운문악을 연주하시고
天下朋友皆膠漆(천하붕우개교칠) : 천하의 친구들은 아교처럼 붙어 친히 지냈습니다
百餘年間未灾變(백여년간미재변) : 백여년간 재앙이나 변란이 전혀 없었고
叔孫禮樂蕭何律(숙손례낙소하률) : 숙손의 예악과 소하의 법률로만 다스려셨습니다
豈聞一絹直萬錢(개문일견직만전) : 어찌 한 필 비단이 만금이란 소리 듣고
有田種穀今流血(유전종곡금류혈) : 종자 곡식에 지금처럼 피 흐르는 논이 있었겠습니까
洛陽宮殿燒焚盡(낙양궁전소분진) : 낙양 궁궐은 풀타 없어지고
宗廟新除狐ꟙ穴(종묘신제호토혈) : 종묘에는 새로이 여우와 토끼굴 생겼습니다
傷心不忍問耆舊(상심부인문기구) : 마음이 아파 차마 노인들에게 묻지 못하니
復恐初從亂離說(복공초종난리설) : 처음 난리따라 떠돈 이야기가 다시 두렵습니다
小臣魯鈍無所能(소신노둔무소능) : 저 못난 신하 어리석고 둔하여 무능하면서
朝廷記識蒙祿秩(조정기식몽녹질) : 조정에 어리섞게도 벼슬을 하였습니다
周宣中興望我皇(주선중흥망아황) : 주나라 중흥한 것 알리어 우리 임금님께 바라며
灑淚江漢身衰疾(쇄누강한신쇠질) : 노쇠하고 병든 이몸은 강한에 눈물을 뿌리옵니다
견우직녀(牽牛織女)-두보(杜甫)
견우와 직녀-두보(杜甫)
牽牛出河西(견우출하서) : 견우성 은하수 서쪽에 떠고
織女處其東(직녀처기동) : 직녀성은 그 동쪽에 있구나
萬古永相望(만고영상망) : 만고의 세월 영원히 바라보다
七夕誰見同(칠석수견동) : 칠석날에 같이 하는 것을 누가 보았나
神光竟難候(신광경난후) : 신비한 빛을 알기 어려우니
此事終朦朧(차사종몽롱) : 이 일은 끝내 몽롱하기만 하여라
颯然積靈合(삽연적령합) : 삽상하게 신령한 기운 쌓여
何必秋遂通(하필추수통) : 하필 가을에야 서로 만나는가
亭亭新粧立(정정신장입) : 정정하게 새로 단장한채로 서서
龍駕具層空(용가구층공) : 화려한 수레가 공중에 갖춰있구나
世人亦爲爾(세인역위이) : 세상사람들도 직녀 위하여
祈請走兒童(기청주아동) : 빌고 청하느라 아이들을 분주게 한다
稱家隨豊儉(칭가수풍검) : 부유하고 가난함에 따르고
白屋達公宮(백옥달공궁) : 백성들에서 궁궐 사람들에 까지 이른다
膳夫翼堂殿(선부익당전) : 선부 익당전에서는
鳴玉凄房櫳(명옥처방롱) : 차가운 방에 옥패물 소리 울린다
曝衣遍天下(폭의편천하) : 옷 말리려 천하에 두루 펼치고
曳月揚微風(예월양미풍) : 달 끌어드리려 가는 바람 일으킨다
蛛絲小人態(주사소인태) : 거미줄 같은 소인배들의 교태로
曲綴瓜果中(곡철과과중) : 과일나무 속에 거미줄을 엮어놓는다
전출새3(前出塞3)-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磨刀嗚咽水(마도오열수) : 오열수에서 칼을 가는데
手赤刃傷乎(수적인상호) : 손이 붉어지니 칼날에 찔린 것인가
欲輕腸斷聲(욕경장단성) : 고통을 줄이려 단장의 외마디 소리
心緖亂已久(심서난이구) : 마음은 심란해진지 이미 오래다
丈夫誓許國(장부서허국) : 대장부 한 몸 나라에 바치기를 서약하니
憤惋復何有(분완부하유) : 분하고 원망함이 어찌 다시 있을 손가
功名圖麒麟(공명도기린) : 공명이 기린각에 그려지기 바라며
戰骨當速朽(전골당속후) : 전장에 남겨진 뼈골이 급히도 썩어간다
전출새2(前出塞2)-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出門日已遠(출문일이원) : 문을 나서니 날은 길어도
不受徒旅欺(불수도여기) : 길 떠나는 피곤함도 모르겠다
骨肉恩豈斷(골육은기단) : 가족들 은혜를 어찌 끊으랴만
男兒死無時(남아사무시) : 사나이 죽음에 때가 없는 법이로다
走馬脫轡頭(주마탈비두) : 달리는 말 고삐 놓치고
手中挑靑絲(수중도청사) : 손 안 푸른 끈을 당겨본다
睫下萬仞岡(첩하만인강) : 눈 아래는 만 길 절벽인데
俯身試搴旗(부신시건기) : 몸을 구부려 깃발을 뽑아본다
전출새1(前出塞1)-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戚戚去故里(척척거고리) : 슬퍼하며 고향마을을 떠나
悠悠赴交河(유유부교하) : 아득히 멀리 교하에 이르렀구나
公家有程期(공가유정기) : 나라 일에 정한 기한이 있어
亡命嬰禍羅(망명영화라) : 도망하면 징벌을 받을 것이네
君已富土境(군이부토경) : 그대 이미 부토의 경계에 있어
開邊一何多(개변일하다) : 변경 개척하는 일, 어찌 이리도 많은가
棄絶父母恩(기절부모은) : 부모의 은공 버려두고
呑聲行負戈(탄성행부과) : 소리치며 창 메고 전장으로 간다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
하늘가에서 이백을 그리며-두보(杜甫)
凉風起天末(양풍기천말) : 서늘한 바람 하늘가에서 불어오니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 군자의 마음 어떠하신지요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 기러기는 어느 때나 날아오려나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 강과 호수의 가을물 불어납니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 문장은 명달을 증오하고
魑魅喜人禍(리매희인화) : 귀신은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지요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 마땅히 원혼과 이야기하며
投詩贈汨羅(투시증골라) : 시를 지어 멱라 강가에 던져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