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벌레들
하이로 부이트라고 글|라파엘 요크텡 그림|배상희 옮김
양철북|2013.4.26|32쪽|9500원|창작그림책|7세부터
아이가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면서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표현했다.
아빠와 단둘이 낯선 도시로 이사 온 여자아이에게 교실과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메뚜기 잠자리, 나비, 장수풍뎅이 등 각자의 특징을 지닌 곤충이다. 이 곤충들은 무섭고 가까이 가기 힘든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위축된 아이에게 다정한 눈길을 건네기도 하고 종이접기도 함께 하자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이상한 벌레’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친구들은 여전히 벌레들이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손을 잡고 함께 어울리며 안정을 찾으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났고 벌레들의 표정과 행동을 차근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면지에 그려진 여러 스냅사진 그림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김현정)
○서울 방귀쟁이 시골 방귀쟁이
임정자 글|최용호 그림
별숲|2013.5.15|96쪽|9800원|옛이야기|초저
표제작인 <서울 방귀쟁이 시골 방귀쟁이>를 비롯한 다섯 편의 옛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중 〈삼두구미를 이긴 막내딸〉은 새 각시를 얻기 위해 가난한 나무꾼의 두 딸을 데려간, 머리가 셋이고 꼬리가 아홉인 삼두구미를 막내딸이 지혜롭게 물리치는 이야기다. 삼두구미가 각시를 얻기 위해 부르는 노래는 뻔뻔한 삼두구미의 마음이 드러나 웃음이 난다.
그리고 <한뼘이의 호랑이 사냥>은 키가 한 뼘인 아주 작은 아이가 사람들을 괴롭히는 호랑이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상상이 기발한 이야기, 인물이 강하게 남는 이야기, 짧은 대화 말로 줄거리를 이어가는 이야기 등 각각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오혜경)
◎내 입은 불량 입
경북봉화분교 어린이들 시, 그림
크레용하우스|2013.4.12.|90쪽|9500원|동시|초저
경북 봉화의 3개 분교 1~6학년 어린이들이 쓴 시와 그림을 엮은 시집이다.
시골아이들이 살아가는 농촌의 삶, 바쁘고 고된 부모님에 대한 마음, 늘 가까이 바라보는 자연이 그대로 전해진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유진이 엄마, 농촌의 노총각인 재욱이 삼촌, 어린이날 온종일 고추만 심은 순태, 일요일 아침 놀지도 못하고 땅콩을 딴 민섭이, 택배 일 하시는 다현이 아빠 등 아이들 마음속 작은 걱정이 기특하다. 시 <봄>에서 1학년 수진이가 바라보는 자연은 “사과나무가/ 소똥을/ 먹어요.”처럼 순수하다. <단소>에서 4학년 한샘이는 단소 연습을 하면서 느꼈던 좌절감을 “내 입은 불량 입인가 보다.”로 표현해 기발하고 재미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6학년 진한이는 <손 다친 날>에서 오른쪽 둘째손가락을 칼에 베여 다섯 바늘이나 꿰맨 후 “에이!/ 당분간 컴퓨터 게임 못하겠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다.(김상현)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강무홍 글|김효은 그림
양철북|2013.5.6|49쪽|1만2000원|인물|청소년
가난한 사람들의 스승, 20세기 민중교육의 선구자 파울루 프레이리의 삶과 사상을 담은 인물 그림책이다.
땀 흘려 일하지만 늘 가난하고, 그 가난을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며 “게으르니까 가난하지!”라고 손가락질받던 브라질의 농민, 노동자들에게 그는 “여러분은 왜 가난한가요?”라는 질문을 한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민중의 곁에서 그들이 스스로 깨어나 자신의 권리를 깨닫고 당당히 요구하며 그 권리를 지키는 일에 평생 함께 한다.
당시 노동자의 현실과 파울루 프레이리의 열정을 힘 있는 선과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 그림은 글과 잘 어울린다.
낯선 인물 파울루 프레이리의 삶과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그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게 한다.(신은주)
○노벨트에서 평범한 건 없어
잭 갠토스 글|이은숙 옮김
찰리북|2013.1.7|392쪽|1만2000원|청소년문학|16세
노벨트라는 마을에 사는 열두 살 소년 잭이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잭은 작은 사고를 일으킨 벌로 외출금지를 당한다. 유일하게 외출이 허락되는 경우는 옆집 볼커 할머니를 도와 신문에 부고기사를 실을 때다. 볼커 할머니는 죽음을 맞은 원주민의 개인적인 사연과 함께 사망일과 관계 있는 역사적 사건을 덧붙여 기사를 싣는다. 이 일을 도우며 잭은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알게 된다. 볼커 할머니에게 안네 프랑크, 히로시마 원자폭탄, 인종 차별, 클레오파트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올바른 역사란 어떤 것인지 배운다. 계속되는 노벨트 원주민의 죽음 속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숨어 있다. 가난하지만 순박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노벨트 사람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인물들의 개성이 잘 살아있고, 역사 이야기는 유쾌하다. 올바른 가치관으로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금 현실이, 개인이 곧 역사임을 말하고 있다.(이명우)
○빨간 목도리 3호
한정영 글
다른|2013.5.4|216쪽|1만2000원|청소년문학|16세
집단 폭행과 왕따 문제는 가해자, 피해자 모두 십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어른이 되어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독특한 해결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방을 운영하는 마흔두 살 K는 골목에서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빨간 목도리 아이의 요청을 외면하고 지나친다. 그 뒤로 빨간 목도리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K의 주위를 맴돌고, K는 아이를 구해주지 못한 죄책감에 괴롭다. K는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옆집 정육점 주인에게 시달리며 힘든 현실을 견뎌내고 있다. 3호라는 별명의 빨간 목도리 아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K를 설득하고 마침내 K는 3호의 복수를 돕게 된다. K는 복수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과거의 상처와 직면하고, 3호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다.
진정한 화해는 자기 방식대로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되고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배현영)
○열두째 나라
김혜진 글
바람의아이들|2013.4.25|467쪽|1만5000원|청소년문학|13세
김혜진의 ‘완전한 세계이야기’ 시리즈의 외전 성격을 띤 판타지다. 작품명이 지칭하는 열두째 나라는 ‘불의 나라’다. ‘꿈의 사막’에서 자라던 참은 고향인 공중도시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참과 함께 길을 떠난 명은 ‘꿈의 사막’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는 안 되는 ‘소망상자’를 가지고 나왔다. 소망상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꿈을 만들어내는 명을 참은 안타깝게 바라본다. 두 사람은 소망상자가 내는 빛을 따라 ‘빈땅’으로 오게 되고 수상한 음모와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린다. 공중도시 사람들은 왜 ‘뜬돌’을 필요로 하는지,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돌난쟁이’와 그 땅을 지배하고 있는 이는 누구인지, 참이 날개를 가졌으면서도 왜 날지 못하는 아이로 꿈의 사막에서 자라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베일이 벗겨진다. 또 꿈의 사막을 나와 빈땅으로 오기까지의 여정, 공중도시와 빈땅의 모습,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불완전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조화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뜬돌, 빈땅, 비행석 같은 독특한 고유명사는 작품에서 보여주는 장소의 특성과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정인복)
○세상을 바꾼 맛
정한진 글
다른|2013.2.28|180쪽|1만3000원|사회|청소년
이 책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문화의 표현인 먹을거리가 변화되어 온 역사의 흐름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문명의 시작과 변화 속에 늘 함께 해 온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역사를 살펴본다는 점이 흥미롭다. 먹을거리의 역사를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단맛, 감칠맛 등으로 단원을 나누어 소개한다. 프랑스 혁명의 원인이 된 소금, 서양과 동방을 연결시켜 준 향신료, 미국 독립운동과 아편전쟁의 발단이 된 차, 빈민음식에서 세계적인 음식이 된 피자, 전쟁이 만든 통조림, 노예무역을 만들어낸 설탕 등 세상을 움직인 먹을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또 각 단원마다 연관된 이야기를 한 편씩 담아 이해를 돕고 있다.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금전적 가치와 생산성에 중심을 둔 현대 음식문화의 문제점도 제기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효율성의 가치가 먹을거리에도 적용되어 풍족함과 부족함의 양면적인 모습이 인간 삶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전통적 농업과 음식의 다양성을 지지하며 슬로푸드의 움직임과 미래의 먹을거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김동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