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천부경 하나부터 열까지" (이현숙 지음)에서 발췌
한글의 창조 원리
‘가림다(加臨多) 문자의 역사’에서 환웅(桓雄) 천황(天皇)이 배달국(倍達國)을 건설할 때 한인(桓仁) 천제(天帝)로부터 한국(桓國)의정통성을 이어받았음을 증명하는 천부인(天符印) 3개를 받았는데, 이것은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 원방각(圓方角), 즉 ○□△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한글은 여기에서 유래한다. 원방각(圓方角)의 형태(모양)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표의문자(表意文字)처럼 한글에는 그 뜻도 담겨있다.
우리 말과 글에서 자음은 뜻을 나타내는 모양의 주체이고 모음은 자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이는 의성어(擬聲語, 소리를 흉내 낸 말)나 의태어(擬態語, 모양을 흉내 낸 말)를 보면 확연하게 들어난다. 예를 들어 촐랑촐랑, 찰랑찰랑, 출렁출렁, 철렁철렁과 같은 의태어는 모음에 따라 가볍고 무거운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인 의미는 유사하다. 또한, 재잘재잘, 조잘조잘, 주절주절과 같은 의성어도 모음에 관계없이 본질적인 의미는 유사하다. 따라서 우리말과 글은 자음을 중심으로 하며, 모음은 자음의 상태를 부언해서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자음에 대한 설명은 내용이 방대하므로 먼저 모음에 대한 설명부터 한다.
전 세계의 언어(말)는 모음의 표현이 거의 대부분 극히 제한적이다. 일본어의 경우에는 아이우에오 5자가 전부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외국어를 배워도 발음이 부정확하다. 물론 자음이 제한적인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다. 영어의 모음은 아(a), 에(e), 이(i), 오(o), 우(u), 우(w), 이(y)로 7자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조합에 따라서는 어, 야, 여, 요, 유, 와, 웨 등의 발음도 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발음기호가 없이는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로 복합하다. 한자는 우리 조상들이 만든 녹도문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중국어에는 그나마 다수의 모음 발음이 있지만 한자는 한 자 한 자마다 발음을 외워야 하며, 이도 상당히 복잡하다. 영어나 중국어의 모음은 비교적 많지만 그것도 제한적이긴 마찬가지다. 한글의 모음체계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 발음은 초성(첫소리), 중성(모음), 종성(받침)으로 이루어지는데 우리말의 종성은 초성이나 중성보다 더 많으며, 이는 전 세계의 어느 언어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징이기도 한다. 외국어의 경우에는 한글처럼 정해진 종성은 없으며, 초성을 그대로 사용한다. 발음에 따른 종성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ㅌ, ㅍ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글은 종성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으며, 각, 갂, 간, 갇, 갈, 감, 갑, 갓, 갔, 갖, 갗, 갘, 같, 갚, 갛, 갃, 앉, 않, 맑, 갊, 갋, 삸, 핥, 갎, 갏, 값 등에서 보듯이 상당히 많다. 이는 우리글이 단순히 소리를 표현한 표음문자가 아니라 그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의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 한글 모음의 창조 원리
한글은 천부인(天符印) 3개인 천지인(天地人)을 형상화한 ○□△을 기본으로 하며, ○□△이 문자로 표현될 때는 ○은 ‘하늘 소리’, □은 ‘땅의 소리’, △은 ‘사람의 소리’를 나타낸다. 이들이 모음으로 사용될 때는 ○은 ‘•’, □은 ‘ㅡ’, △은 ‘ㅣ’가 되며, ‘아래 아’라고 읽는 ‘•’은 양성 모음, ‘ㅡ’는 음성 모음, ‘ㅣ’는 중성 모음(사람은 남녀가 있으므로)이 된다. 우리말의 모음은 기본적으로 ‘•’, ‘ㅡ’, ‘ㅣ’ 3음소에 불과하며, 여기에서 모든 모음이 만들어 진다.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모음은 오, 우, 아, 어, 의인데, 땅(ㅡ)위에 해가 뜨면 ‘ㅗ’(양성 모음), 땅 밑으로 해가 지면 ‘ㅜ’(음성 모음), 예전에는 오른 손이 ‘바른 손’으로 양성을 뜻하므로 사람(ㅣ)의 오른 쪽에 해가 있으면 ‘ㅏ’(양성 모음), 왼쪽에 해가 있으면 ‘ㅓ’(음성 모음)가 만들어진다. 또한 ‘ㅡ’와 ‘ㅣ’가 합쳐진 ‘ㅢ’가 만들어진다. ‘ㅗ’와 ‘ㅜ’를 보면 한자 ‘위 상(上)’과 ‘아래 하(下)’와 모양이 비슷하다. 이는 한자가 본래 우리 선조들이 만든 녹도문(鹿圖文)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이다. 또한, 우리글에서도 ‘ㅗ’와 ‘ㅜ’는 위아래(상하)라는 명확한 의미를 나타낸다.
우리말에는 모음조화라는 것이 있어서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만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만 이어지는 것이다. 초기의 우리말은 모든 낱말에 공용으로 적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시대가 변하면서 이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러나 앞서 예를 든 의성어나 의태어에서는 모음조화의 규칙이 철저하게 지켜진다. 즉, ‘찰랑찰랑’, ‘출렁출렁’은 있지만 ‘찰렁찰렁’이나 ‘출랑출랑’이란 말은 없다. 모음을 만들 때에도 이 규칙은 철저하게 지켜진다. 즉, ‘ㅗ’(양성모음)와 ‘ㅏ’(양성모음)를 합쳐서 ‘ㅘ’(와)를 만들며, ‘ㅜ’(음성모음)와 ‘ㅓ’(음성모음)를 합쳐서 ‘ㅝ’(워)를 만든다. 그러나 ‘ㅗ’(양성모음)와 ‘ㅓ’(음성모음)을 합친 ‘ㅗㅓ’라는 모음은 없는 것이다.
사람 소리인 ‘ㅣ’는 중성모음이므로 양성모음이나 음성모음 모두에 결합할 수 있다. 즉, 처음에 만들어진 ‘ㅏ(아)’, ‘ㅓ(어)’, ‘ㅗ(오)’, ‘ㅜ(우)’에 ‘ㅣ’가 합쳐지면 ‘ㅐ(애)’, ‘ㅔ(에)’, ‘ㅚ(외)’, ‘ㅟ(위)’의 단모음과 ‘ㅑ(야)’, ‘ㅕ(여)’, ‘ㅛ(요)’, ‘ㅠ(유)’의 복모음이 만들어진다. 이후에 만들어지는 모든 복모음에도 이러한 규칙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우리말의 기본 모음은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 ‘•’, ‘ㅡ’, ‘ㅣ’ 3음소에 불과하지만 여기에서 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으, 이, 의, 애, 에, 외, 위, 와, 워, 얘, 예, 왜, 웨 등의 모음이 만들어 지며, 대부분의 자연 소리를 흉내 낼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모음 체계를 갖는다. 우리말과 글의 모음은 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글은 그 자체가 발음기호이기 때문에 영어처럼 정확한 발음을 위한 발음기호도 필요 없다.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란 말이 있다. 이는 자음 못지않게 모음도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예를 든 의성어나 의태어의 첩어와는 달리 자음에 붙는 모음에 따라 뜻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나’에 대한 상대는 ‘너’로 나와 너는 서로 상대적인 존재이다. 모음의 창제 원리에 따라서 ‘ㅗ’는 위를, ‘ㅜ’는 아래를 나타내며, ‘ㅏ’는 앞과 ‘바른 쪽’을 나타내며, ‘ㅓ’는 뒤와 ‘그른 쪽’을 나타낸다. [※ ‘그른(그런 쪽)’에 해당하는 모음 ‘ㅓ’는 우리글에서 많이 나오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에 따라서 ‘상대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또, ‘ㅡ’는 넓게 펼쳐진 땅을, ‘ㅣ’는 사람이 행하는 것을 나타낸다. 앞으로 설명할 자음에 모음이 붙어서 드디어 완전한 글을 만들게 되는데, 자음에 붙는 모음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ㅇ’의 예로 ‘아’는 앞을. ‘어’는 옆을 의미하며, ‘오’는 위로 오르는 것, ‘우’는 아래를 향한다는 의미가 있다. ‘ㄱ’을 예로 들면 ‘가’는 앞으로 가는 것이고, ‘거’는 거슬러 가는 것이며, ‘고’는 위쪽의 가장자리이고, ‘구’는 아래쪽의 가장자리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