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틱街道를 달리며 통일의 꿈을 지핀다.
<일곱째 날 4월 21일 독일 로덴부르크, 프랑크푸르트>
▣ 중세 성곽도시 로덴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인천공항
▶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하여 6시 30분에 식사를 마치고 독일 중남부의 뷔르츠부르크에서 퓌센까지 약 300㎞에 이르는 낭만적인 별칭이 붙은 도로 ‘로맨틱 가도(街道)’ 하이라이트의 쾌적한 공기를 마시며 로덴부르크로 출발한다.
산림조성이 잘 되어 향후 30년 까지는 8천만 인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나라, 500불 소득에서
5,000불 소득의 풍요를 뼈아프게 경험한 국제시장 세대의 궐기가 오늘의 대한민국의 바탕을 이룬 역사 적인 땅에는 역시 첨단문명도 어쩌지 못하는 차량 정체가 시간을 좀먹는다.
▶ 거금 3천억 원으로 건설된 알레안츠아레나 회색돔구장이 시야에 머무는 사이 6차선 고속도로를 타고 넓은 평원을 500여 종의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천국, 분단의 아픔을 성숙하게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 가도 가도 산이 보이지 않고 넓은 초원에 낮은 소나무와 잡목으로 가로를 덮은 누런 베르그 행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전철과 나란히 달려간다.
▶ 도로보수공사로 카고트럭이 가득메운 하이덴 베르크행 동서고속도를 또다시 갈아타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휴게소에 들러 0.75 유료를 내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0.5유로의 쿠폰을 받아 필요한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상술이 정교롭다. 뮌헨을 출발한 지 3시간 30분 만에 500년 전에 건설된 로맨틱가도의 대표적인 중세 성곽도시, 헨젤과 그레텔의 동화 속 괴테의 도시, 로텐부르크에 도착한다.
▣ 로덴부르크(Rothenburg)
로텐부르크는 서기 970 년경 동 프랑크의 귀족 라잉어(Reinger)가 지금 로덴부르크의 한 구역인 Detwang 부근에 교구를 세우면서 생겨났으며, 그 후 1108 년 하인리히(Heinrich) 백작이 자신의 영지로 삼고 1172 년에 황제로부터 도시로 허가를 받아 지금도 남아 있는 성곽과 탑 등을 건설하였다. 이후 1142 년에 호헨스타우펜의 왕 콘라드 3세가 성을 쌓았고, 그 성 옆의 언덕을 따라 생겨난 도시를 일컬어 ‘로덴부르크’라 하였다. ‘로덴’이란 마을의 지붕이 붉은색인 데서 유래하였고 도시가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 타우버 강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까닭으로 이름을 " 타우버 위에 있는 로덴부르크 "로 명명하였다.
중세에는 상업의 중심지로 이름을 떨쳤고, 합스부르크 왕가 시대에는 왕국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고 한다. 그러나 1525 년 농민전쟁 동안 반란군 편에 서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도 했고, 1618 년부터 1648 년까지 30 년 전쟁 동안 진행된 종교전쟁 때는 신교 쪽에 섰던 이 도시는 구교 측에 여러 차례 점령당하는 등 역사 속에서 수난을 겪기도 했다. 16,17 세기에 구교도의 박해를 피해 독일로 망명했던 오스트리아 신교도들이 대부분 프란코니아(Franconia) 지방에 정착하였는데 이들은 30 년 전쟁으로 주인들이 죽거나 쫓겨난 땅을 제공받을 수 있었으며, 기술자들은 여러 곳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장인들이 우대를 받으며 새 집을 짓고 빠르게 지역 주민들과 어울리면서 도시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현재 로덴부르크에는 당시에 만들었던 것과 거의 같은 모습의 중세 수제품들이 계속 전승되어 전해지고 있는 것이 큰 자랑거리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미공군의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될 위험에 처했는데, 토마스 시장(Major Thömmes)은 최후까지 싸우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무시하고 미국인 죤매클로이(John McCloy)의 권고대로 연합군에 항복함으로써 중앙에 위치한 중요한 역사적 건물들을 지켰다. 전후에 전 세계 각지로부터 답지한 재정 지원으로 전체 40 %나 파괴된 부분을 신속히 복구하였으며, 지금은 특별 보존법에 의해 이 아름다운 중세 도시가 보호되고 있다.
▶ 로텐부르크시내 마르크트광장 중앙에는 13세기 지어진 고딕 양식 건물의 시청사가 자리 잡았고옆에는 로텐부르크를 보존했던 역사의 한 폐지가 담긴 모습을 매시간 알려주는 시계탑건물이 있다. 광장 앞 좁은 가로변에 붙어있는 작은 가게에는 다양한 풍물을 쌓아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데 선물용 예쁜 신발과 수연이 수경이 문방구를 구입하였다.
▶ 작지만 다양한 건물이 돌바닥으로 포장된 골목에 독특한 개성으로 자리를 메우고 있는 시가지를 한바퀴 둘러보고 역사적인 유물을 고스란히 보존하려는 합의가 묻어있는 성숙된 시민의 식에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 12시 정각 시계탑에서 울러퍼지는 정오의 종소리를 들으며 로덴부르크 관광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을 위한 항공편 탑승지인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한다.
▶ 12시 30분 프랑크프르트행 6차선 로맨틱가도에는 태양열 집진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곳에 도로공사로 인한 심한 지체로 아우토반의 위력은 볼 수 없고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서 라인강 지류인 마인강을 건너 전 세계에서 GDP 가 가장 높은(7만 5천 불) 도시,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이며 금융 교통의 중심지로 독일의 5대 도시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에 진입하였다.
▶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찾아간 한식집 벽에 걸린 족자를 보면서 만리타국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신중한 행보를 좌우명으로 삼은 주인의 흉중을 감지하고 입맛을 덜어내는 김치찌개를 내색 없이 비워낸다.
"人能百忍終無優" 사람이 백번 참을 수 있다면 끝내 근심이 없고
"事不三思必有悔" 매사에 세번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 오후 4시 면세점에서 이번 여행기간 각각 혼자서 불편한 생활을 감수한 사위들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구입하고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끝내고 2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린 후 오후 7시 45분 대한항공
K906편 56A석에 탑승하여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