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갈맷길도 막바지로 가는 때이다.
오늘 걸을 5-2구간이 끝나면 갈맷길은 3개코스가 남게 된다.
연일 장마로 인해 갈맷길은 끊겼고, 그리고 더위도 몰려오는데 마무리 해야하는 갈맷길의 걸음에 조바심을 느낀다.
오늘 걸을구간은 지난 번에 이어 신호항(장확히 신호하수처리장앞)에서 계속 해변을 따라 거가대교로 들어가는
가덕대교 아래를 거쳐 눌차교를 건너 부산신항으로 해서 선창마을에 도착하면 중간 인증대를 거쳐 가덕도동행정복지센터를 거쳐 연대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밟게 될 것이다.
출발은 이곳까지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1011번 급행버스를 타고 르노자동차 정문에 내려 바로 뒤이어 오는
일반버스로 환승하여 한 정거장 더가면 신호하수처리장에 내려 길을 건너면 5-2구간 시작점이 된다.
아침은 안개가 많이 끼여 비가 내릴지 않을까 염려하여 비상 시 쓸 수있는 우의도 챙겼다.
그러나 날은 비가 오지 않고 안개만 끼였다 개이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신호항에서 본격적인 갈맷길이
시작되었다.
해안길을 그대로 결으려다 뜨거운 날씨라 솔 숲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한결 시원한 가운데 어려움없이
길을 따라간다.
◆ 일 시 : 2024. 7. 6(토)
◆ 날 씨 : 장마는 잠시 주춤하고 안개만 수시 몰려오는 날씨
◆ 누구와 : 아내와 함께
◆ 구 간
신호항(신호하수처리장)- 해안길(녹산산단해안길 따라)-가덕대교 아래-신항만입구 교차로-견마교-부산신항국제터미널앞
- 눌차교 건너- sk저유소 앞-선창마을- 가덕도동 행정복지센터(주변에서 점심식사)-덕문중,고-소양무지개 동산-
국군용지 충혼비옆-연대봉- 자양곡주차장(종료)
◆ 거리및 소요시간 : 15.3KM, 5시간 12분 소요
부산신항의 위용
우리가 막연하게 알게있는 부산신항의 바쁜 일손들,
수출을 위해 끊임없이 신항을 드나드는 트레일러 그리고 기차의 모습을 보니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보인다
다만 실제 이곳을 지날갈 때는 워낙 큰 대형차들이 다니다보니 건널목등에서는 신호를 잘 지키고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근래 인도사고의 트라우마가 있어 더더욱 신경 쓰이는 지점이다.
눌차대교를 건너면 첫마을이 나타나는데 바로 선창마을이다
선창항에 있는 중간인증대.
그런데 이곳에서 참으로 기이한 모습을 보았다.
아내와 막 도착하는데 승용차가 갑자기 인증대 앞에 서더니 두 사람이 내리는데 가방에서 주섬주섬 갈맷길 수첩을 끄집어낸다, 몇 권의 갈매기 수첩은 두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찍고 있다.
나는 가급적 못 본체하려 했으나 아내가 한마디 건넨다, "이건 아니잖아요~~~"라고 그래도 두 분은 고개를 들지 않고
열심히 찍고 다시 승용차를 타고 5-3구간의 중간지점인 동선방파제로 떠나는 것이었다.
우린 왜 갈맷길 수첩 인증에 목숨을 거는가??
한 코스에 갈맷길인증대는 3개가 있다. 그러나 보통 종점 인증대와 시작 인증대가 함께 있다보니 한 코스의 인증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방금 이처럼 중간 인증대만 차를 차고 가 인증을 받으면 된다.
그럼 그 갈맷길인증대는 과연 땀과 수고와 그리고 열정의 시간이 묻힌 갈맷길의 흔적일까. 아니다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받은 인증은 자신 밖에 모르지만... 그 양심이 자기 몸에서 떠난 것은 삶의 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뒤돌아보며 인생의 긴 시간동안에 이런 자연과의 짧은 교감 시간까지도
내 평개친다는 것은 그 무엇때문에 그렇까? 허세와 위세인가??
이 분들은 후에 우리가 가덕도동복지센터 주변에 식당에 도착했는데 아내의 눈썰미에 의해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헤어졌다...나이가 제법 든 분었지만 삶의 욕망을 이런 곳까지 뻗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가덕도동복지센터주변에 있는 남도보리밥집,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 수국과 함께 능소화의 시간이다.
점심후 연대봉으로 오르는데 아내는 무척 힘들어했다. 땀이 온몸으로 흐르고 가져간 물 3통도 다 마셨지만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역시 더운 날의 트레킹은 다소 어려움이 동반된다~~
이제 연대봉으로 오르는 초입에서,이곳에서 약 800M를 올라야한다.
안개가 몰려 와 조망이 뛰어난 연대봉 아래 조망처는 오늘은 별로다
연대봉에 도착한다. 긴 힘든 길은 여기서 끝내고 이제 지양곡으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지양곡주차장에 내려서며,
이곳 인증대에서 인증을 받고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긴 5시간이 넘어가는 트레킹을 정리한다
한참 후 520번 버스 용원행이 들어오고 우린 버스를 타고 다시 가덕도 마을을 돌아 경제구역자유청앞에 내려
1011번 급행버스로 환승하여 편안히 집으로 귀가한다.
땀 흘린 버스 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잠시 피곤에 눈을 붙이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버스는
어느새 영도의 땅에 들어섰다.
땀냄새가 나는 아내의 옷과 내 몸에서 나는 땀냄새가 오늘따라 값진 결과물로 오롯히 마음속에 저장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