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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 더럽혀진 성역 - 27
장르: 연애, 순정, 퇴마, 판타지
연령제한: 15세
글쓴이: 너구리햄스
<혼의 Ep3입니다. Ep1, Ep2를 안보신 분들은 이해가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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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
피를 가득 뒤집어 썼으며 붉은 기운을 사방으로 강하게 퍼트리고 있던 츠이시 유이는 자신의 주변에 가득한 요괴들에게서 고개를 들어 숲속 위를 보았다.
이미 요괴들이 밝힌 몇개의 불빛을 제외한다면 거의 암흑에 가까운 밤이었지만 유이는 뭔가 매우 거대한 녀석이 나타났다는걸 깨달았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요괴들이 유이에게 끊임없이 달려들었으나 그들은 유이의 근처에도 가지못하고 붉은 핏덩이로 변해버렸고 도끼 따위를 던져도 유이는 피로 방어막을 만들어서 모두 막아낼 뿐이었다.
유이의 옆에서 신음하던 케리츠가 말했다.
"이제 다 끝난거 같군요. 저녀석까지 소환됐다면 이미 상황은 악화될 만큼 된겁니다. 신성수의 핵이 에너지를 소실한게 틀림없어요. 이제 곧 더욱 잔혹하고 무서운 괴물들이 나타날 겁니다."
"뭔가가 핵에서 에너지를 흡수하지 않고는 너무 빠른거 같은데."
"이제 그만 포기하시죠……."
하지만 유이는 포기하기보단 오히려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신성수 핵의 에너지에 이상이 생겼다는건 그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고 그 누군가는 자신의 동생일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 덩치 큰건 얼마전에도 상대해봤으니깐."
유이는 주변의 잡다한 요괴들은 무시한채 옆의 피웅덩이를 밟고 엄청나게 높이 점프했고 허공에서 아래를 보았을땐 자신의 저주에 걸린채 쓰러져있는 케리츠와 여러 요괴들만 슬쩍 보였으며 가문 건물쪽은 결계를 기준으로 안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저곳은 쿠로에 의해서 완전하게, 또한 비정상적으로 통제되고 있을것이다. 유이가 해야할 일은 요이가 일을 마칠때까지 끝없이 퇴마하는 것이었다. 유이는 정면에 서 있으며 저번의 골렘보다도 더 거대한 덩치의 요괴를 보았다.
얼핏보면 인간의 형태같지만 머리형태는 마름모 꼴이며 각 모서리마다 소름끼치게 붉은 눈이 1개씩 있었다. 물론 그런 눈동자가 유이가 보기엔 조금 아름다운 눈이기에 그녀는 피식 웃었다.
다시 아래쪽으로 떨어지며 피웅덩이 위로 가볍게 착지한 그녀는 잠시 쿨럭하고 피를 뱉어낸다.
"확실히 진(眞)블러드 필드를 오래 쓰긴 했네…."
가쁨 숨을 내쉬며 자신의 심장쪽에 손을 댄 유이는 잔뜩 흥분해선 발그레 해진채 말했다.
"그, 그래도…이렇게 피가 넘쳐나는거 너무 오랜만이라서……기, 기분이…통제 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어."
그녀는 약간의 쉼호흡을 하더니 다시 높게 점프하곤 커다란 녀석을 향해 착지하려했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역겨운 썩은내에 눈을 찌푸리며 녀석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
그녀는 녀석의 어깨에 서서 가만히 멍하니 있다가 중얼거렸다.
"심장의 소리도 명확한 혈의 기운도 느껴지지않아. 그렇다고 그걸 막는 결계나 술식이 있어서 그런것도 아냐. 생기없는 살가죽하며 이녀석은 완전한 의미에서……설마!!"
바람의 방향이 달라 멀리서 냄새도 맡지 못했다. 주변이 어두워서 이녀석의 자세한 생김새도 보지못했다.
유이는 급히 점프하려했으나 뭔가가 자신의 발목을 붙잡아서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찢겨진 살가죽의 기워진 실밥사이로 썩은 손이 나와서 그녀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팔들도 그녀를 붙잡으려고 실밥 여기저기서 흐느적 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유이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은 손을 단검으로 베어내며 실밥에서 떨어졌다. 앞쪽에 보이는 커다란 녀석의 썩은 입안에서 죽은 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썩은 귀에선 고름과 함께 여러개의 촉수가 엉겨붙은 팔다리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옆쪽에선 실밥을 뜯고 그 속에서도 죽은 자들이 하나둘씩 기어나오고 있었으며 아래쪽으론 하반신이 뜯겨나간 놈들이 양손으로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이 커다란 녀석은 그 자체가 죽은 자들을 가득 담은 살가죽 덩어리. 거대한 운송도구같은 것이었다.
유이는 난감하다는듯이 웃으며 말했다.
"에…좀비들은 그닥인데……피도 썩어버려서 그닥 쓸만하지도 않고……."
하지만 그녀는 후읍하고 숨을 들이쉬고는 진(眞)술식의 오오라를 만든채 가까이 있는 놈들부터 차례로 터뜨리기 시작했다. 더럽게 엉겨붙은 썩은 피가 그녀의 몸에 튀었고 우선은 커다란 녀석을 멈추어야 했기에 가슴 앞쪽으로 뛰어내려서 밑으로 떨어지다가 허벅다리 쯤에 단검을 박고 속도를 줄이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단검으로 인해 갈라진 살가죽 사이에서 죽은 자들이 쏟아져서 밑으로 떨어져내렸고 유이는 놈의 뼈가 들어난 발목쯤에서 멈추곤 뼈와 뼈 사이에 피를 묻히곤 단검으로 내리찍었다.
순간 붉은 섬광과 함께 뼈가 부서졌고 균형을 잃은 거대한 시체는 쓰러지기 시작했다. 유이는 발목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순간 뼈와 살가죽 사이에서 몸을 불쑥 내밀며 좀비가 나타나 유이의 팔을 잡았다. 유이는 단검으로 놈을 베어내려고 했지만 순간 다른 좀비가 뒷목덜미를 잡으며 그녀를 붙들었고 유이는 발로 앞의 좀비를 후려차고는 뒤를 잡은 녀석의 머리통에 단검을 박으며 아래쪽으로 떨어졌다.
균형있게 착지하지 못하고 털썩하고 바닥에 떨어졌지만 크게 높은 곳에서 떨어진것이 아니었던 그녀는 주변 일대를 울리며 쓰러지는 거대한 시체와 함께 그 시체에서 튀어나오는 시체들을 보며 일어났다.
"이녀석들 피가 흐르지 않는 놈들이라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예측도 안된다구. 반면에 저놈들은 나의 살아있는 생기를 느끼곤 달려들지만."
좀비들에게 둘러쌓이기 전에 우선은 벗어나야겠다고 움직이는 그녀는 땅의 울림들을 들었다.
유이가 그곳을 바라봤을땐 또 다른 거대한 죽은 자들이 보였다.
"하나, 둘, 셋…넷. 많이도 왔네. 네크로맨서가 개입한것도 아닌데 저정도 언데드들이 나타나다니……더 이상한게 나오기전에 얼른 처리해주길 바래 요이."
[지하, 쫓기고 있는 켄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나마루 켄지는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케이미츠가 바짝 붙으며 따라오고 있었으며 그 뒤를 또 요이가 따라가고 있었다.
요이가 케이미츠의 발목을 조준하고 보우건을 쐈으나 빗나가고 말았고 케이미츠는 켄지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이런…."
켄지는 카메라를 들고는 뒤로 돌며 촬영 하려고 했지만 명확히 조준 안된 상태에서 셔터를 눌러봤자 케이미츠를 제압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케이미츠를 어느정도 멈추는것 까지는 성공하였으나 문제는 동시에 앞을 보지못하여 구르고 말았다.
"아앗!?"
켄지가 바보같이 구르는 동안 케이미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켄지를 붙잡았다.
"그녀석에게 손대지마!!"
요이가 소리치며 뛰어갔지만 이미 케이미츠는 켄지의 목을 강하게 움켜잡으며 미소지었다.
"너가 소리칠 입장이 아닐텐데?"
"넌 우리 가문에게 원한이 있는 거잖아! 그녀석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그래서? 이 남자가 죽어도 상관없다는건가?"
"……."
요이는 케이미츠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켄지는 고통스러워 하며 잡혀있었고 요이는 생각했다. 케이미츠가 다급하게 켄지를 쫓았다는 점에서 분명 그녀의 약점이 될만한 것이 켄지가 가던곳에 있을것이다. 그리고 핵에서 이정도로 떨어진 거리에서는 케이미츠가 쉽게 기력을 회복하지 못할것이라는것. 하지만 창은 핵이 있는 방에 두고 왔다.
요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원하는게 뭐야?"
"저기 방안에 있는 절대영역을 없애주었으면 해. 그럼 이 남자를 놓아주지."
"……좋아."
요이는 수긍하며 조심스럽게 미리 챙겨두었던 절대영역의 재료를 조금 떼어냈다.
켄지를 붙잡은 케이미츠는 정신의 쉼터에 꽂혀있는 검이 보이는 곳에 서있었고 요이는 그녀 옆을 지나서 검이 있던 곳으로 갔다. 분명 누군가 케이미츠가 이 곳을 지나가지 못하도록 쳐놓은 절대영역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요이는 이것이 옳은 판단인지 생각해본다. 밖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 자매들과 선조 모두의 일을 허사로 만드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잡혀있는 켄지를 보고는 검을 뽑았다.
동시에 절대영역이 사라졌고 케이미츠가 말했다.
"이제 그 검을 버려."
"네가 켄지를 놓아주면."
"너가 요구할 상황이 아니란걸 알건데?"
"그래?"
요이는 검을 슬쩍 옆으로 던졌다. 케이미츠의 시선이 검을 따라 옆으로 움직일때 요이는 미리 떼었던 절대영역의 재료를 단검의 손잡이에 감으며 재빨리 묶었고 던졌다.
"무슨 짓이냐?"
깜짝 놀란 케이미츠가 켄지를 방패로 앞세웠으나 단검은 그들의 다리 사이를 지나서 케이미츠의 뒤에 꽂혔고, 그와동시에 절대영역이 만들어지며 케이미츠는 엄청난 고통속에 켄지를 놓치며 앞으로 움직였다. 요이는 던졌던 검을 다시 주워들었고…….
"끄으으…네년이 감히!!"
비틀거리며 앞으로 오는 케이미츠의 가슴 정중앙에 내리 꽂았다. 고통으로 소리치르면서 양손으로 검을 붙잡고 빼내려고 하는 케이미츠에게 계속해서 칼을 박아넣며 요이가 말했다.
"켄지, 괜찮아?"
"으…응."
"다행이네, 그럼 빨리 가서 마저 처리해주길 바래."
"너 혼자 괜찮겠어?"
"여기라면 상관없어."
켄지는 자신의 졸렸던 목에 손을 댄채 급하게 카메라로 길을 확인하며 가기 시작했고 요이는 케이미츠에게 말했다.
"너가 우리가문에게 무슨 원한이 있는진 모르겠는데 말이야……."
검을 약간 비틀다가 검을 뽑아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케이미츠가 검을 강하게 붙잡으며 검을 뽑지 못하게 했다. 요이가 조금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네가 끼어들지 않아도 충분히 불행하니까…제발 우리 가문 좀 내버려 두지 않을래?"
"헤헤헤…."
케이미츠가 끈적하게 검붉은 피를 입가에서 흘리며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날 내버려 두지 않은건 바로 너희야."
"우리 가문이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는 거야!!"
"궁금하면 보여줄게."
요이가 이 지하에서 봐온 것들을 근거로 케이미츠가 어떤 일을 당했을지는 예측이 되긴했지만 자세한 경황은 알리없었다. 그리고 케이미츠가 자신의 피 묻은 손을 요이의 이마에 대었다.
요이는 환상을 보기 시작한다. 오래된 영화처럼 끊겨나가는 기억의 필름 속에서 케이미츠를 본다. 소녀인 케이미츠의 옆에는 요이도 아는 얼굴인 카이 미츠가 있었다.
한편, 켄지는 어두운 통로를 달리고 있었다. 자신도 많이 두렵고 힘든 상태였지만 그런것도 신경쓰지 못할정도로 그는 한가지에만 집중했다. 최대한 빨리 실 뭉텅이들을 없애버려야한다.
그렇게 달리던 그는 부서진 문을 지나 여러갈래의 길이 보이는 곳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에 길을 못찾는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는 달리면 달릴수록 점점 묘한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느껴본적이 있는듯한 향이었다. 바로 앞에 밑으로 내려가는 낡은 계단이 보였고 그가 그곳을 통해 내려갔을때 주변은 정말로 이상했다.
두사람 정도가 지나갈 너비의 나무바닥의 다리가 놓여져있고 밑에는 묘한 빛을 발하는 액체가 있었으며 그 속엔 온갖 괴생물체 같은 것들이 가만히 떠다니고 있었다. 죽었다기 보단 수면상태에 가까워 보였기에 켄지는 조용히 지나가기로한다. 근데 다리를 자세히 보니 제법 오래된 전투의 흔적 같은 것들이 보였다. 밧줄에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으며 곳곳에 잘려나간 뼈들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강해지는 향기를 느끼고 앞을 본 켄지는 굳고 말았다.
소녀가 있었다. 예전에 자신을 홀리게 만들었던 소녀가.
물론 모두 똑같이 생겼기에 구분은 못하지만 분명 그 소녀와 같은 부류라고 켄지는 생각했다.
켄지는 얼른 아즈미에게서 받았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아……."
역시나 소녀는 켄지를 향해 다가 오기 시작했고 다리의 반대편에서 오는 소녀를 못피한 켄지는 그녀에게 붙잡혔다. 정확히는 그 소녀가 켄지의 몸에 매달렸다. 그리고 팔을 뻗어서 켄지의 몸 위쪽으로 흐느적 거리며 움직였다.
"미안한데 난 가봐야한다구!"
켄지가 뿌리쳐도 그 소녀는 금방 켄지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다리의 반대편에서 다른 소녀가 또 나타났다.
"이런……."
켄지는 어쩔수없이 소녀를 강하게 밀쳐냈고 달리려고 했다. 하지만…밀쳤던 소녀가 다리 옆으로 한손으로 매달리며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켄지는 순간적으로 갈등했다. 물론 밑의 액체로 떨어진다고 죽진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위험한 상황이었다. 도와주려고 손을 뻗으려고 했으나 그때 켄지는 그 소녀의 밑에 있는 액체에 보이는 오래된 검과 갑옷을 보았다. 그와동시에 소녀의 시선을 보았다.
그 소녀는 켄지가 아니라 켄지의 손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팔을 뻗어서 움직이던 것도 사실은 카메라를 잡기 위한 것.
켄지는 그것을 깨달은 순간 뒤로 물러섰으나 바로 앞에 다른 소녀가 있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런 그녀를 이를 악물고 밀어 쓰러뜨리고 그 위로 점프하며 넘어가곤 달리기 시작했다. 밑의 괴물들이 깨어나건 말건 켄지는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상한 술식과 그림이 가득하고 부서진 가구들이 가득한 곳이 나왔다. 예전에 지나온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목조벽에 보이는 커다란 천.
켄지는 코와 입을 막은 손수건을 꼭 쥔채로 그 천을 카메라를 든손으로 걷으며 들어갔다. 그의 예상대로 역시 안에는 수많은 소녀들이 있었다. 켄지는 애써 그녀들을 무시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천천히 다가오며 무표정한 소녀들을 지나고 지나 발밑으로 묘한 액체가 가득 차서 발목에서 무릎까지 차올랐을 무렵 그는 드디어 마지막 근원지에 왔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실뭉텅이는 커녕 엄청나게 강한 하나의 집합체 같은 영혼의 뭔가가 카메라로 보였고 켄지가 그것을 육안으로 보았을땐 쇠사슬에 감기고 팔다리가 고정된채 묘한 장치에 눈 감은채 앉아있는 케이미츠가 보였다.
켄지가 당황한채 말했다.
"넌!?"
차갑게 식은 얼굴의 케이미츠가 살며시 눈을 떴고 고개를 들더니 켄지에게 말했다.
"왔구나."
"하지만 넌 지금……."
"이게 나의 본체야. 지금 츠이시 가문의 퇴마사와 상대중인 것은 나의 정교한 복제품이지. 물론 나와는 혼의 실로 연결되어있어. 그 실은 절대영역으로도 막지못해."
"넌 도대체 뭐지?"
"나? 세계를 파멸시킬 츠이시 가문의 생체무기."
"츠이시 가문의?"
켄지가 당황한채 말하자 케이미츠가 쇠사슬 소리를 내며 몸을 움직이더니 말했다.
"넌 아직 모르겠지만, 네가 진실로 정의의 편을 도와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연하지! 츠이시 가문은 요괴들과 싸운다구!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눈치가 없구나. 지금 넌 그 정의의 가문의 지하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구?"
"……."
"츠이시 가문 자체가 악(惡)이야."
"……."
굳어버린채 혼란에 휩쌓인 켄지의 주변으로 많은 소녀들이 다가가는 와중에 '정신의 쉼터'에서 요이는 케이미츠에게 이마를 움켜잡힌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안돼…그만해……."
환상을 보여준다는 말을 미끼로 요이의 정신에 접근한 케이미츠는 요이의 정신자체를 파괴시키는 동시에 본체와의 연락으로 켄지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켄지에게 이상한 말하면 안돼……차라리 나만 죽여……."
케이미츠의 입장에서는 켄지에게 사실이든 거짓이든 충격만 주면 되기에 켄지의 가치관에 혼란을 주며 시간을 끌었다. 츠이시 요이의 정신이 완전하게 산산조각 나거나 켄지의 손에서 카메라를 뺏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츠이시 가문 자체가 괴물이라구. 잘 생각해봐, 녀석들이 해온 능력들과 행동들을! 그게 평범한 인간들이 할수있는 일이야?"
켄지는 생각한다. 장미술식을 비롯하여 평범한 인간이라고 보기엔 말도 안되는 것들이 많았다고.
"너도 이용 당하는것 뿐이야. 그들에게 말이지. 언젠가 나처럼 엉망이 되고 말거라구."
"……."
켄지가 멍하니 있는 동안, 케이미츠는 또 다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츠이시 가문을 버려. 우리가 도와줄게. 넌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괜찮아…충분히 이용 당했어."
"……."
켄지는 멍하니 서 있을뿐이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를 든 손을 앞으로 내밀고 조준하며 말했다.
"그래, 네 말대로 츠이시 가문이 뭔가 이상한 일을 한것은 사실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분명한건, 요이의 가족들이 밖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 만약 자신의 가족이 밖에서 목숨걸고 싸우고 있다면 어떨거 같아? 악이든 선이든 그런건 모르겠어. 단지 츠이시 가문이 악(惡)이라고해도 너가 선(善)은 아니라는거야."
"멍청한 짓 하지마! 그 가문과 함께해봐야 너만 파멸할 뿐이야!!"
소녀들이 다가와 켄지의 몸으로 수많은 손을 뻗을때 켄지는 셔터를 눌렀다.
"소울스틸…."
촬영음과 함께 케이미츠의 영혼은 필름안에 갇혔다.
그 순간 짧은 탄식의 소리와 함께 케이미츠의 본체는 쇠사슬 소리를 내며 쓰러졌고 소녀들은 공허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요이를 잡고 있던 케이미츠는 눈을 부릅뜨면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는데 요이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무릎으로 케이미츠의 아랫배를 찍고는 목을 손으로 내리쳤다. 이미 검에 찔려있던 케이미츠는 완전히 제압되고 말았다.
"이걸로 진짜 미션 스타트."
그리고 요이는 핵이 있는 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켄지는 그 비명속에서 케이미츠의 영혼이 담긴 필름을 빼내고 있었으며 주변에 소녀들은 비명을 지르며 켄지를 향해 다시 다가가고 있었다.
"아즈미씨…이걸로 나도 뭔갈 한거겠죠."
소녀들은 몸이 변이되기 시작했으며 눈 주변으로 검은 기운이 보이며 손끝이 날카로워졌다. 켄지는 카메라로 그녀들을 주시했는데 이미 내부의 기운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들이 보였다.
한편 다시 핵이 있는 곳에 온 요이는 술식진의 남은 부분을 모두 완성시키고 포스트잇을 매개로 핵에 붙이며 말했다.
"광역 정화!!"
[28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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