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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낙 신전/출처 이집트 관광청 인스타그램 |
위대한 유적 이젠 인스타 명소로-카르낙 신전/ 룩소 신전/ 멤논의 거상
지금의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마당이지만 활용은 첨단을 달린다. 흔히 옛것의 소중함은 “그저 전통이기 때문에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에 오늘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기에” 라고 떠든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고대 문명 콘텐츠’의 한계를 일방적으로 단정짓는 행위다.
이집트의 수 많은 신전 그리고 피라미드, 스핑크스는 이제 인스타그램의 명소로 재활용되고 있다. 빛의 각도, 조도, 완벽한 원근법이 투영된 이집트의 신전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표현으로 ‘대충 찍어도 화보’다.
카르낙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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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관광청의 SNS 활용 역시 매우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여행 콘텐츠와 미디어를 SNS에 통합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을 포섭(?), 활용을 극대화 하고 있다.
그래서 이집트 여행에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햇살이 강하기에 모자도 아니며 썬블록도 아니다. 가능하다면 다양한 카메라 관련 장비들을 챙겨야 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 여행자 자신이 갖고 있는 모바일의 카메라 다양한 기능들을 숙지해야 한다. 이것이 첫 번째 준비 사항이다.
신전(神殿), 신을 모신 곳이다. 하지만 이집트의 신전은 단순히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최고 권력자 파라오 권위의 상징이며 국력의 총집합체다. 국력은 국가의 힘이다. 힘은 단순히 군사력에 그치지 않는다. 신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바친 이집트의 노동자들이다. 당시 이집트의 노동력은 이집션(이집트인/Egyptian)만은 아니었다. 이웃나라이자 오늘날까지 그리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의 히브리인, 인접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예들 등 다양하다.
카르낙 신전 |
이집트의 다양한 신전에 새겨져 있는 그림들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두 번 보고 세 번 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파라오를 숭상하는 내용은 한 가지지만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로 표현하다보니 새들의 위치, 동물의 방향, 파라오가 향하는 시선은 각 신전마다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조각마다 다르다.
때론 조각의 디자인보다 신전 전체의 구조물에 더 신경을 쓴 흔적도 있다. 바로 현존하는 신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카르낙 신전(Karnak Temple)’이다. 기원전 2000년부터 건축되기 시작했으니 지금으로부터 4000년전이다. 현재의 신전은 이집트 신왕국시대부터 1500년 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카르낙 신전 |
이곳은 높이로 압도하는 곳이다. 하늘에서 비치는 태양빛은 높이 23미터의 석주 134개, 그리고 하트셉수트 여왕의 오벨리스크를 비추며 자연스레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데 석주 사이로 만들어 지는 공간, 그림자를 피해 공간을 확보, 석주 사이에 몸을 숨기면 기가막힌 피사체가 된다. 피사체는 당연히 여행자다.
카르낙 신전 입구 |
고대 문명의 흔적이 인스타그램의 명소로 자리잡게 되는 이유다.
햇살이 매우 강한 오후 3~4시경이 지나면 주요 신전들은 잠을 재촉한다. 하지만 룩소의 신전은 스핑크스가 지킨다. 카르낙 신전에서 룩소 신전까지 약 3km(현재는 중간에 끊어진 구간이 있다) 작은 스핑크스 수백개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해가 저물 무렵 스핑크스의 안내로 룩소 신전에 도착하면 낮에는 볼 수 없었던 이집트 신전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낮 시간 하늘의 도움으로 태양빛을 이용했다면 저녁시간 신전은 인간의 현대 문명이 중 하나인 엄숙한 조명이 신전의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룩소 신전은 이집트 내, 몇 개 안되는 야간 개장을 하는 곳이다. 고대 이집트의 주신 아몬의 신전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신전은 기원전 1408년 전에 지어졌다.
'룩소'는 '궁전들의 도시'라는 의미다. B.C 16세기 이집트 신왕국 시대까지 수도의 역할을 했으며 이후 로마 시대까지 이집트 역사에서 룩소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상징적인 곳이다. 룩소 신전 역시 콥트 기독교 교회로 개조된 적이 있으며 벽화에는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그림이 남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파산을 알린 ‘토마스쿡’의 창업자인 토마스 쿡이 1869년 처음으로 관광객을 이끌고 룩소를 여행한 기록도 전해진다.
룩소 신전 |
룩소 신전은 야간 조명이 더해 멋스러움이 더하지만 주위에서 들려오는 무슬림의 기도소리가 전해지면 알수 없는 매력이 더해진다. 바로 인근 이슬람의 예배당인 모스크에서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기도소리다.
종교적 신념을 넘어 그들이 신에게 갈구하는 메시지는 확실히 애절하다. 메신저가 신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신들조차 중독될 만큼 그리고 안 들어 줄 수 없을 만큼 강하며 반복적이다.
룩소 신전 |
인간은 듣는다. 그리고 본다. 그래서 이집트의 수 많은 유적들은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소리에도 예민한 반응을 나타낸다. 무슬림의 반복적인 기도 소리가 그것이다. 소리를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된다. 소리로부터 비롯된 인간이 만들어낸 수 많은 신화는 현대의 문명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자주 만나는 스타벅스 커피의 이야기 역시 소리로부터 출발한다. 스타벅스 초록 여신 역시 소리로 만들어진 ‘사이렌 여신’ 아니던가.
멤논의 거상 |
룩소에 위치한 ‘멤논의 거상(The Colossi of Memnon)’ 역시 소리로부터 출발한다. 룩소의 서쪽 파라오 아멘호텝 3세가 만든 두 개의 거대한 석상인 ‘멤논의 거상’은 말 그대로 매우 큰 돌로 만든 조각상이다.
19.5m 높이로 ‘멤논(Memnon)’은 에티오피아의 왕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 이오스와 티토노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군 아킬레스에게 죽는다.
이집트의 주요 여행지는 이제 인스타그램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
그리고 소리에 관한 전설이 시작된다. 어느날 부터 아침 햇살이 비추면 알 수 없는 종소리가 났다고 전해지는데 이곳을 지나던 그리스인들은 이것을 멤논이 그의 어머니이자 새벽의 여신 이오스에게 인사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아 있는 2개의 거상 중 하나가 멤논과 닮았다는 이유로 멤논의 거상으로 불린다. 물론 지금은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주위를 지나는 차소리, 염소떼를 이끌고 어디론가 가는 이집션의 잔소리만 우렁차게 울려퍼질 뿐이다.
<룩소 주요 장면>
카르낙 신전 |
룩소 시내 |
파피루스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이집션 |
룩소 시내, 지인의 결혼을 축하하는 행렬 |
룩소 신전 |
룩소 신전 |
룩소 신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