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양원에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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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부터인가 검은 그림자가 나를 따라다녔다.
그 것이 무엇인지 잘은 알지 못하지만 항상 혼자였던 나에게 친구가 되어 주었으므로 더욱 더 혼자가 되어 나만의 세계에 잠겨 살아가고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어린 나에겐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나만의 세계에 침채되어 더 이상 사회라는 곳에서 삶을 영위해 가기에는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사의 진단에 의해 요양원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그 생활이 불편하거나 답답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깊이 나라는 존재에 잠길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제공해 주었다. 존재성만 느끼고 지냈던 그림자와 생각을 통한 의사전달이 가능했고 무엇인가 새로운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상 속에 살아가는 나만의 세계. 그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하게 여겨지겠지만 나에겐 너무도 당연한 삶이자 생활이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TV라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것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곳과는 다른 새로운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곳엔 무한한 꿈과 삶이 존재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 한 곳에 잠겨 있었던 나에게 그 세계에 동참하고, 새로운 것을 보며, 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희망이 나만의 세계에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점점 나아져 간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퇴원해도 좋다는 허가가 나와 고급 승용차에 몸을 실으며 나만의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 너도 같이 가는데 아무도 모르는 구나. ’
다른 아이들은 학교라는 곳에 얽매어 생활하고 있을 이 시간에 홀로 저택에 남아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있다. 알아야 할 것들, 다른 아이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것들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전부 다 생소한 것들이었다. 지금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것들에 휩싸여서 아기가 이것저것 만지며 살펴보듯이 방안의 모든 것에 도취되어 살펴보고 있었다.
약간의 어지러움증 때문에 침대에 앉아야만 했다. 창가에서부터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이 약간씩 흔들려 갔고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림자가 눈앞에 흐물흐물 거리며 서서히 그 형체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약간은 불안전한 형태. 완전한 모습을 보기엔 내가 너무도 미흡한지 아니면 저것이 올바른 모습인지. 약간 흔들리는 모습으로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침묵속에 잠기어 있었지만 두려움 같은 건 느껴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너무도 편했다.
‘ 안녕! 처음이지. ’
그림자의 존재를 알고부터 이런 적은 처음이였던 것이다. 잠시 후 머리 속으로부터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작고도 조심스럽게 밀려 오는 목소리.
[ 나는 진우라고해. 또 다른 너야. 너의 잔상일지도 모르는 존재야. 내가 너를 도와줄께. 도움이 필요하면 상상해봐. ]
‘ 상상해봐 ’
이미 그림자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는데도 머리 속 깊게 여운이 남겨져 있었다. ‘상상이라’ 그 것은 또 다른 나와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매개체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