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시위를 진천에서 시작했습니다
진천에서 혼자 시위를 시작하신 여다원님을 찾아간것인데
미리 연락을 드린게 아니어서
뵙지를 못했습니다.
< 여성김 은자. ㅋㅋㅋ>
피켓을 받으러 간 다원님의 밝은안과는 많은 환자들로 붐볐습니다.
그런대도 간호사분들께서 엄청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줄 서 있는 대기 환자들의 눈치를 봐가며
인포 데스크밑에서 피켓 날짜도 변경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지숙님과 진천시위 경험이 있는 은주가
약국앞에 서면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차가운 날씨, 그늘, 바람..겨울날씨 그러려니해도
나중엔 몸이 저절로 무슨 사시나무 떨리듯(?) 했습니다.
자꾸 피켓이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려 해서
교육부앞에서처럼 두 장 이상의 피켓이었으면
감당할 수 없었을겁니다.
피켓이 한 장이라 다행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삼거리를 대면하고 서서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들고 나는 모습들을 정면으로 지켜보며
혼자 피켓을 들고 있는 제 모습이 당당하고 대견스러워서
자꾸 가슴이 부듯해졌습니다.
매번 피켓, 시위장소, 핫팩, 장갑까지 챙겨주던
동생들의 도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혼자 섰고,
게다가 새해 첫 피케팅이었으니까요.
병원들과 약국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라 대부분의 보행자들이
환자분들인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대로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교육부나 도서관앞보다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피켓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차들도 피켓을 보며 지나가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표정만으로는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비교적 젊은축에 드시는 60대 초반의 아저씨가
이쑤시개를 입에 문채 피켓앞을 지나가다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인상을 쓰고 미간을 찌프리며 대뜸 한 마디 내뱉으셨습니다.
"진짜, 너무하네~"
그표정이 저의 좋은 기운을 많이 뺏아 가는것 같아서
일부러 밝게 웃으며 답했습니다.
" 그렇죠? 정부가 정말 너무하죠? "
그 아저씨는 더욱 사납게 인상을 쓰며 제얼굴과 피켓을 위아래로 훑으며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세월혼지 네월혼지 오래도 끄네, 정도껏할 것이지. 뭐..어쩌구저쩌구......"
이런 분들을 위해서도 세월호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일이라고
무슨 투사처럼 전의를 불태우는 눈빛으로 자세를 다시 잡았습니다.
한 시간이 넘어가며 좀 힘들어 졌습니다.
해가 바뀌어 한 살 더 먹어서 그런가 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길 건너 햇볕으로 가서 서라고
이곳은 너무 춥다며 팔을 잡아 주었습니다.
옮기는게 뻘쭘해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후
그냥 같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어떤 할머님도 혼잣말처럼 같이 계시던 할아버지에게
"에유, 날도 추운데 뭐하는거여? 아까부터 서있던데.."
하며 지나가셨습니다.
날이 추워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 때문에 그분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 수 있었다면 말입니다.
진천제일약국 약사님이 쌍화탕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시간 요긴한 손난로 대용으로 사용했습니다.
초반의 당당한 표정과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저절로 나오는건 아니었고 애써야
간신히 유지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때, 지나가던 유통화물차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더니
아저씨 한 분이 제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글쎄
"고맙습니다~"
라고 큰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사람좋은 미소를 보내며
지나가는 겁니다..
당당, 투사, 전의..? 뭐 그딴거 다 잊었습니다.
그냥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이가 들면 눈주위 근육도 많이 약해 지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그바람에 피켓이 한 번 더 바람에 날아갔습니다.
50년 조금 넘게 살면서
가장 고마운 인사였습니다.
아름다운 진천시
다음주 금요일에도 갈겁니다.
첫댓글 ㅠㅠ똑같은 경험을 했었기에 그때가 생각나 눈물이 납니다.
무심한 사람들도 있고 관심많은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저렇게 모여있는 사람들 그 속에서 진실을 알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의 모든 노력이 헛되지않기를...
한동안 쉬었더니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않네요. 그러나 언제고 다시 함께 할것을 약속합니다
천안 전윤정님~반갑습니다.같은 충남리멤버네요^^ 다시 함께해주신다고 약속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상 마음은 함께 하고 계신다는것을 느낄수 있을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잖아요. 저역시 그런분들의 심정이 어떤건지 충분히 이해가 되기때문에 주체안되는 눈물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저도 지금만나러~~때에 진천농약사 앞 피켓팅 때에 다마스?로 추정되어지는 트럭 한대가 노란리본 스티커를 달고 지나갔어요. 어..어,.어.. 저건...하고 사진기를 꺼내는데 이미... 뒷차에 밀려...몇 분뒤 그 트럭이 또 지나가는 걸 목격!
아마도 지나가면서 우리의 피켓을 보시고 다시 돌아서 확인하시며 기뻐하셨을꺼예요.
잠시 정차하기도 힘든 곳이라 지나는 가셨지만 그마음만은 잘 전달되었죠. 저에게~~
와우~ 그 마지막 트럭기사님!!!너무 멋지시네요.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규명을위해 최선을 다할때 소망이 이뤄질것같아요. 트럭기사님은 그시간 지나가시며 최선을 다하셨고 병원간호사님 번호판바꿔주시며, 약사님 쌍화탕주시면서모두모두 최선을 보여주셨네요. 그 누구보다 몇사람의 몫을 해주신 성희님 고맙습니다. 같은 세종청사팀인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준경님과 세종팀의 교육으로 쪼끔씩 성장합니다. '너무하네 아저씨'를 종편채널을 볼때 우리의 불편한 심정과 비교하며 객관적 시각을 갖도록 조언해준것도 준경님. 계속 공부하면서 대처하라고 밑줄친 책을 올려주는분도 준경님. ♡♡♡♡♡♡♡♡♡♡
에구~
낯선곳에서 혼자 서시게 해서 제맘이
많이 불편했어요~
너무 고생하셨어요~
먼길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병원에 주시고 가신 음료수도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오히려 불편함을 드린것같아 죄송스럽네요. 다원님은 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수 있도록 결정적인 자극을 주신 분이십니다.
아고~이렇게 진실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있으니 제가 더욱 분발하게 됩니다.감사합니다.화이팅~
고맙습니다
응원하는 사람들 만나는게 제일 신나는 일이지요
먼곳에서 낯선곳에서의 피켓시위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이름하고 비슷해서일까요.. 읽는데 눈물이 줄줄...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