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阿修羅)
한국영화, 장르:범죄,액션 개봉:2016.09.28.
감독:김성수, 각본:김성수 관객:2,157,030명(2016.10.04.현재)
제작:사나이픽처스, 주연: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
악인들의 지옥도, 아수라, 아수라는 축생계와 인간계 사이에 존재하는 중생을 말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생명이 지옥도~아귀도~축생도~수라도(아수라)~인간도~천신도의 6도위계에 따라 윤회한다고 믿고 있다 3면의 얼굴과 6개의 손을 가진 아수라는 전쟁의 신이다 이러한 아수라가 부처에 귀의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이 되었다 아수라는 서로 다투며 싸워서 끊임없이 이겨야만 생존하는 곳으로 지옥세계와 대비되는 것이다
①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역)은 악덕 안남시장 “박성배”(황정민역)의 뒤치다꺼리로 부자들의 돈을 갉아먹는 갈등의 악인이다 짝대기 “악어”(김원해역)에게 일을 지시하였으나 깔끔하게 처리를 못함으로서 하나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다 “황반장”(윤제문역)이 후배형사 “문선모”(주지훈역)와 함께 나타나 비린내 나는 구정물을 함께 뒤집어 쓰자고 하며 옥신각신 하는 통에 황반장과 한도경의 다툼이 있었고 서로 밀고 밀리는 다툼 끝에 황반장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의 목격자는 문선모와 짝대기, 한도경은 문선모를 설득하고 이 사건은 짝대기가 저지른 살인사건으로 둔갑시켜 버린다 그러나 예상은 자신의 뜻대로 잘 움직여 가지 않고 안남시장으로부터 불신감을 초래한다 언제나 자신의 아내인 “정윤희”(오연아역)의 치료를 위해 선이든 악이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한도경은 지금 악인의 지옥도를 따라 한걸음씩 들어가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내는 지금 말기암 환자로서 죽음을 준비하고 있지만 한도경은 아직 아내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② 각종 이권과 금권에 탐닉하며 승승장구하는 안남시장 “박성배”는 한도경과 같은 검경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언제나처럼 정의의 사도로 군림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악으로 투영된 박성배는 법과 윤리와 도덕을 농락하며 언론마져 악이용하고 있다 악의 승전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서슴치 않는 그의 눈에는 이미 살기를 넘어 저주가 흐르고 있다 그것을 상징하듯 박성배의 취미는 사격이다 어둡고 칙칙한 사격장은 도시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지옥의 그림자를 보는 듯 하다 측근은 없다 돌아서면 무조건 적이다 오랜 지인 “태병조”(김지인역)도 자신의 눈앞에서 지옥불로 떨어져 간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고 싶지않은 이중성을 가지며 한도경을 자극하고 문선모를 부추겨 살인의 늪에 빠지게 한다 악의 도구는 역시 돈이다 악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악을 사들인다 결국 악에는 언제나 돈이 따라다닌다는 법칙이 성립된다 그래서 수많은 도시인들은 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한계에 있다고 말한다
③ 선에서 출발하여 지독한 악으로 재탄생하는 “문선모”는 한도경과 의형제를 맺은 형사다 우연한 기회에 한도경의 살인을 목격하고 이것을 덮어주는 댓가로 박성배의 수하에 들어가도록 한다 박성배의 수하에 들어간 문선모는 시간이 갈수록 악으로 진화해 나간다 악은 악에 길들여 진다 박성배의 눈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그는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똑같이 알지만 망설이며 주저하는 어슬픈 악인 한도경과 달리 그는 악을 그대로 자행하며 피와 저주를 마신다 차로 사람을 갈아 버리고, 죽음에 이르지 않았을 경우 톱으로 자르듯이 조각내며 살점을 뜯어 버린다 잔인함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악은 적도 아군도 없다 그저 걸리적 거리는 모든 것이 악이다 30년 지기의 “은충호”(김종수역)가 자신의 모든 방패로 소임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도위에서 밀어 지옥으로 보내 버렸다 악의 제왕을 꿈꾸는 자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문선모는 지금 지옥마져 접수할 생각을 갖고 있다
④ 한도경의 약점을 쥐고 그를 움직여 박성배를 잡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저질 검사 “김차인”(곽도원역)은 과연 선의 편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사냥개처럼 짖어대며 물고 무는 악인들의 지옥도에 몸과 마음을 함께 얹어 놓았다 박성배와의 일전에서 패배한 부장검사의 한을 풀겠다던 김차인은 빈민가 한모퉁이에 캠프를 차리고 박성배를 쫓고 있다 한도경의 외도 섹스사진을 미끼로 박성배를 추적하는 더러운 김차인은 또 다른 박성배의 얼굴을 하며 전면전에 서 있다 쥐덫을 놓듯 한걸음씩 박성배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늘 역부족이다 힘도 없고 능력도 없는 한도경에게 화풀이 정도가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김차인에게는 충견 한 마리가 있다 “도창학”검찰수사관(정만식역), 그는 악인들의 편에 서 있기엔 1% 부족하다 그러나 아수라에 입장하는 순간 그 또한 문선모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각종 불법을 자행하며 박성배를 뒤쫓는 김차인의 방패막이로 나선 캠프에는 여성경찰도 한명 있다 “차승미”(운지혜역), 그녀는 이쪽도 저쪽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또한 악인이다 그저 악인의 빵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애완견 수준이다
⑤ 김차인의 충견 “도창학”(정만식역) 검찰수사관, 불법을 자행하며 박성배를 쫓는 도창학은 스스로 정의를 내세우지만 그에게 지금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피맛을 보고싶은 광견의 눈빛만 선명할 뿐이다 담요를 뒤짚어 쓴 한도경에게 일격을 가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강력한 악의 이미지가 분화구처럼 용솟음 치며 극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결국 사람들의 일부는 극장을 나가야 할 판이 된다 악은 악을 자행하지 않고 악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수하들의 몫이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더러운 뒤치다꺼리는 항상 졸개들의 일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 선에 대한 갈등은 보이지 않는다 한도경을 백번 이해해서 아내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선택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가 선택한 길은 오히려 아내를 힘들게 하는 거짓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지옥 끝이라도 가겠다는 남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멈추어야 한다 그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가 아니다 아내를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갈등하는 자신을 향한 분노의 표출일 뿐이다 그런데 그 댓가가 너무 참혹하다
박성배와 김차인에겐 대리인들이 많다 시민의 질적향상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안남시장 박성배에게는 한도경과 문선모라는 루시퍼가 있다 정의의 사도처럼 보이며 박성배의 더러운 죄악을 처단하려는 김차인 검사에게는 도창학과 또다른 한도경이 있다 그 어떤 선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한도경의 몫이다 스파이도 아니고 밀정도 아니다 그는 생존을 위해 그저 양편에 소속된 카멜레온일 뿐이다
30년지기 은충호의 장례식장, 박성배와 김차인의 대면은 한도경의 화려한 주선에 의해 이루어 졌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수 없는 한도경은 박성배의 문상에서 위험한 도박을 한 것이다 결국 도박은 성공했다 불법도청을 하며 박성배를 추적하던 김차인 일당이 박성배의 포위망에 걸려든 것이다 장례식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두사람의 핑퐁게임은 총알처럼 날아간다
악의 지옥도는 “정치권력”과 “사법권력”으로 대비되는 위험한 절정에 있다 국민을 위하고 시민의 행복을 위한 정치와 사법권력이 악의 축으로 등장한 영화 “아수라”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수 있을까?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영화를 권하지 않겠다 어쩌면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못볼 것이다 영화의 잔인성도 잔인성이지만 어둠의 이미지와 영화에 깔려있는 정서 자체가 우리를 매우 힘겹게 하고 지치게 한다 이 영화가 주려는 것은 무엇일까? 흥행을 목적으로 더 위험해진 폭력수위를 계산에 넣은 것일까? 기라성같은 배우들의 등장으로 수많은 관객을 모은 아수라는 결국 우리 사회가 가는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새삼 두렵기 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