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무겁다. 또 무슨 소릴하려고 하는 걸까? 이러한 글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라 득도한 스님들이 설파하는 것이지 중생인 주재에 분위기 파악을 하라고 마음에서 신호를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 한켠에는 그래도 네가 평소 생각한 것이 있으면 아는 범위내에서 생각을 말해봐 하고 부추킨다.
그래야 정리도 되고 그것이 설령 잘못된 나의 생각이라면 조언도 받을 것이고 함께 공유할수 있는 것이라면 마음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한번 써 본다. 살아가면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을 확실히 체험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는 것 같다. 육체가 나라고 인식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진짜로 존재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부터 생기게 마련이다.
때문에 마음을 비운다 라는 것은 마음의 존재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자포자기하는 것을 그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설령 마음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람들 조차도 자신이 실제로 체험해 보지 않았다면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백파선사가 설파하신 "진공묘유" 라는 것을 들어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책을 통해 또는 스님이나 불자들을 통해 많이 접했지만 그 참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진공묘유의 뜻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면 "참된 공이란 이 세계의 사물을 떠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의 존재 양상이라는 것" 으로 풀이 되어 있다.
우리말이지만 내가 봐도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음을 비운다라는 표현을 더 이상의 군더더기 없이 함축된 사자성어로 백파선사께서 잘 설명한 것이다. 진공묘유를 좀 더 쉬운 방식으로 풀이를 해 보면 "마음을 텅 비우면 오묘한 것이 일어난다" 라고 할 수 있다. 즉, 마음을 비우면 매사가 퍼펙트해 지는 것을 의미한다.
뜻풀이를 어떻게 하던 그것을 체험해 보지 못했다면 누구에게나 요원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진리로 받아 들이고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 경험으로는 내가 무엇을 알았다고 해서 다 내것이 아니라 내가 안 이론을 실제 실전에 적용해 보고 "아! 그것이 이것이로구나!!" 하고 마음의 울림이 올 때 진정으로 알았다고 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음을 비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재정립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우선 몸을 비워야 한다. 몸을 비운다는 것은 자포자기상태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신들에게 엄청난 고통이 가해질 때 그것을 감내하다가 그 한계를 넘어서면 포기를 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삶의 역경을 통해 체험을 했으리라 본다. 물론 이과정에서 역경을 극복하게 되면 자신감을 얻어 전에 없던 열정과 힘이 마구 솟구쳐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을 보고 마음을 비웠다고 할 수는 없다. 역경을 만나면서 그 역경과 맞서 싸우다가 생각을 내려 놓는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2개의 자아가 존재한다. 즉, 그것은 바로 에고와 참나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에고의 자아를 버리고 영혼의 자아(참나)를 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고의 자아는 무엇이고 영혼의 자아는 무엇인가?. 내 기준으로 보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순간적으로 떠 오르는 생각이 부정적인 것이면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고 긍정적인 것이라면 후자라고 본다.
모든 상황들은 항상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상황 상황마다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대처해 나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좀더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매일 하는 운동과 결부시켜 설명을 해 본다.
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365일 비가오나 눈이 오나 도로를 달린다. 1년 내내 나의 가장 큰 강적은 나의 의지도 컨디션도 아닌 바로 날씨이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갈등에 휩싸인다. 이럴 때면 운동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하고 망설인다.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날이면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달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항상 달리는 운동코스를 달린다.
운동시간이 거의 1시간정도 되므로 처음에는 비가 조금 오다가도 중간에 많은 비가 내릴 때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달리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운동화가 젖을까봐 온 신경이 신발로 집중이 된다. 그러다가 물이 많은 곳을 잘못 지나가다 신발이 젖게 되면 심한 갈등을 한다. 어차피 젖은 신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뛸 수도 있고 어떻게 해서라도 더 이상 젖지 않게 하면서 뛰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로 뛸 때에는 걱정이 사라진 상태에서 뛰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 짐을 느끼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내가 용을 쓰면서 뛰기에 뜀박질이 매우 힘든다는 것을 느낀다. 비가 오면 모자, 운동복, 신발 등 내 몸에 걸친 모든 것이 젖기 마련이데 왜 유독 신발 젖는 것에 집착하는 것인지 내가 생각해도 참 우스광 스럽기도 한다.
나의 짧은 생각은 모자나 운동복은 세탁을 하면 하루만에 마르지만 신발은 최소 이틀이상 지나야 마르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엉뚱한데 정신이 팔려 주객이 전도되어 진다. 즉, 에고에 속아 참나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떤 상황이 발생되면 내가 그 상황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지 관찰해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일한 상황을 놓고 한번은 이렇게도 해 보고 또 한번은 저렇게도 해 보면 자신이 한 행동이 에고에 의한 것인지 참나가 행한 것인지 바로 알수가 있다.
운동을 통해 마음비움의 이론을 설명해 보았지만 이해가 잘 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 보자면 미음을 비운다는 것은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 놓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지만 나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서 항상 리뷰하는 습관을 길러 지속적으로 교정해 나가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전하고져 하는 메세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참으로 민망하기도 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공묘유가 마음 비움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다. 지속적인 마음공부와 자기성찰을 통해 진공묘유의 참뜻을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들어 함께 행복한 삶을 누려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