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가 팍팍한데 생활의 필수 에너지인 전기값마저 인상돼 소비자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다.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보통 제품보다 비싸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전구식 형광등 상당수가 에너지소비효율을 엉터리로 적은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양종철<한국소비자원 기계전기팀>
전구식 형광등(안정기 내장형 램프)은 형광 램프와 백열 전구의 장점을 모은 제품으로 백열 전구보다 빛이 밝고 전기 소모가 적어 실내 조명용으로 널리 사용된다. 일반 가정용으로는 정격소비전력이 적게는 7W 많게는 23W까지 다양한데 실제 20W형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선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중에서 유통되는 20W형(주광색) 전구식 형광등 19개 제품을 구입해 빛의 밝기ㆍ소비전력ㆍ광효율ㆍ광속유지율(수명) 등의 품질을 시험했다.
전기 에너지를 100% 원하는 에너지(열이나 운동 또는 빛)로 바꿔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원하지 않는 에너지로 변환돼 손실이 생긴다. 백열 전구는 조명에 불필요한 열이 많이 발생하므로 광효율(전기를 빛으로 바꿔주는 효율)이 나쁘다. 상대적으로 열이 적은 형광 램프가 빛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다.
조명 제품의 광효율은 전체 광속(전광속; total luminous flux)을 소비전력으로 나눈 값(lm/W; 루멘/와트)으로 나타낸다. 광효율을 알아보기 위해 1백시간 동안 예비 점등시킨 후 전광속(밝기), 소비전력, 광효율 등의 초기특성 시험을 실시했다.
광효율 시험 결과, 업체별로 최소 44.1lm/W에서 최대 65.8lm/W로 차이가 났다. 섬레이코퍼레이션, 참존 등 2개 제품은 45.5lm/W 이하로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삼정전기, 지이라이팅코리아(GE EDISON) 등 2개 제품은 65.7lm/W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빛의 밝기(단위; lm)는 업체 간 최소 571lm(참존)에서 최대 1360lm(삼정전기)으로 최대 58% 정도 차이 났다. 금호전기, 남영전구, 라이톤, 롯데쇼핑, 쌍사산업, 씨티이엘지, 아림산업, 에스앤비, 오렉스, 지이라이팅코리아(Lumitron eco), 참존 등 11개 제품은 표시 정격광속의 90% 미만으로 기준(KS, 안전인증)에 미달했다.
추가로 섬레이코퍼레이션 제품은 안전인증 의무 표시사항인 정격광속을 표시하지 않아 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700lm으로 시험대상 제품 중에서 두 번째로 밝기가 낮아 개선이 필요했다.
금호전기, 남영전구, 라이톤, 롯데쇼핑, 쌍사산업, 섬레이코퍼레이션, 아림산업, 오렉스, 참존 등 9개 제품은 20W인 정격소비전력의 ±15% 초과해 기준(KS, 안전인증)에 미달했다. 특히 참존 제품은 12.6W에 불과해 20W 제품으로 보기 어려웠다.
백열 전구나 형광 램프 같은 조명제품은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가 어두워진다. 전구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가능한 한 처음의 밝기를 유지하는 제품이 우수하다. 초기 밝기(광속)나 광효율(lm/W)이 좋아도 사용시간에 비례해 급격히 어두워진다면 좋은 제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보통 1천 시간 정도인 백열전구의 수명은 시험을 통해 검증이 용이하다. 그러나 1만 시간의 수명을 검증하려면 1년이 넘게 걸리므로 검증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수명시간보다 짧은 일정 시간(형광 램프는 보통 2천 시간) 후의 밝기를 처음 밝기와 비교해 수명을 예측한다. 처음 밝기 대비 일정시간 후의 밝기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 광속유지율이다.
2천 시간 점등 후 밝기가 초기에 비해 어느 정도 변화했는지 알아보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2천 시간 이전에 미점등 시료를 0%로 하여 제품당 5개 시료의 평균값을 적용한 결과 최소 42%에서 최대 91%로 제품 간 차이가 많았다.
19개 제품 중 금호전기, 남영전구, 두영조명, 삼정전기, 씨티이엘지, 오렉스, 지이라이팅코리아(Lumitron eco) 등 7개 제품이 80% 미만으로 기준(KS, 안전인증)에 미달했다. 섬레이코퍼레이션, 참존 등 2개 제품은 안전인증 제품인데도 광속유지율을 제품에 표시하지 않아 기준 적합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시험 결과 59% 이하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했다.
이 중 남영전구, 두영조명, 섬레이코퍼레이션 등 3개 제품은 시료 5개 중 2개가, 삼정전기, 씨티이엘지, 참존은 1개가 2천 시간 이전에 점등되지 않아 품질 관리가 필요했다. 지이라이팅코리아(GE EDISON) 제품은 초기 밝기의 91%를 유지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 등급보다 낮은 업체 절반 이상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 또는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도는 소비자들이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손쉽게 판단해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9개 제품 중 11개(58%) 제품은 실제 등급이 표시된 등급보다 낮았다. 특히 섬레이코퍼레이션, 참존 등 2개 제품은 최저소비효율 기준에 미달해 품질 개선이 필요했다.
제품의 점등ㆍ소등 내구성을 알아보기 위해 점등 10초 소등 50초를 1회로 하여 최대 5만회까지 시험한 결과 금호전기, 아림산업, 오스람코리아 등 3개 제품은 4만회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남영전구, 두영조명, 라이톤, 쌍사산업, 섬레이코퍼레이션, 씨티이엘지, 에스앤비, 지이라이팅코리아(GE EDISON), 참존 등 9개 제품은 1만회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하지만 에너지소비효율등급에서 1등급 제품만 1만회를 요구해 품질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산업규격(KS)과 전기용품 안전인증에서 표시하도록 돼 있는 인증번호, 광속, 광속유지율 등의 주요 표시 사항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 섬레이코퍼레이션은 광속과 안전인증번호를 표시하지 않았다.
섬레이코퍼레이션, 참존 등 2개 제품은 안전인증만 취득한 제품으로 광속유지율을 표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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