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 수요일
제이슨 솅커 지음/ 박성현 옮김
2020.6.10./ 미디어숲/ 200쪽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세상을 크게 바꿔놓는 중이다. 생물과 무생물의 속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아주 작은 존재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나 인류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다시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중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금융 예측가이자 미래학자 중 한 사람인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노동, 교육, 보건, 공급망 등 19가지의 핵심 분야와 산업에 가져올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중요한 변화와 과제, 기회가 무엇일지 탐색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워낙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일이기에 정확한 예측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인류문명 역사에서 획기적인 전환기가 될지도 모르는 이번 사태에 직면하여 미래학자로서의 책무감에서 현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 책은 미국의 상황을 중심으로 썼다는 것이 그 한계라 할 수 있겠고, 책의 구성과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도 있었다. 코로나 사태라는 현재 진행형인 특수한 상황, 그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출시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었기에 그랬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질병의 확산, 의료 서비스의 과부하, 경기 침체, 근무 형태나 소비 습관의 변화 등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생각할 때 우리가 모두 미래학자처럼 사고해야만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다소 부담은 되었지만 이 책을 써야 했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본문 중에서》
미래에 닥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대비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p.18
의료 서비스, 유통망, 제조업, 무역 등은 여전히 현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즈니스 직업과 전문가의 역할은 대부분 온라인화가 될 것이다. 오래도록 이 같은 조짐이 보였다. 의료 서비스업, 유통업, 원격 직업에 대한 사회・경제적 선호가 커졌고 코로나19는 이를 성큼 앞당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도 이 직업들은 장기간 선망의 직업이 될 것이다. P.31~32
교육 길드 시스템을 해체함으로써 교육에 들어가는 중간 단계 비용이 사라지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을 교육하며, 학습 경험을 향상할 기회가 있다. p.33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당수 기업이 최대한 많은 노동자를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조치를 했다. 많은 경우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상이 될 전망이다. 화석 연료와 에너지 수요는 일과 교육, 에너지의 미래와 맞물려 있고 장기적으로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p.57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비롯된 상당한 리스크가 주택 시장 및 고용 시장에 오랫동안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p.58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앙은행이 수십 년에 걸친 경기 순환 주기를 지나면서 경제의 거의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일종의 양자(量子) 상태가 되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양자 상태 말이다. 이렇게 되면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p.80
라스트의 지적은 흥미롭다. “사회보장제도는 본질적으로 폰지 사기(ponzi scheme, 다단계 금융 사기)다. 모든 폰지 사기가 그렇듯 신규 인력이 계속해서 투입되는 한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p.94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부채 증가와 재원 없는 복지 시스템으로 미래가 한층 불확실해졌다는 것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배제하고서라도 미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는 크다. p.96
부동산 산업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분야와 관련하여 여섯 가지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업의 사무실 수요의 감소, 자영업 가게 수요의 감소, 주택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의 위험성, 관광 밀집 지역의 부동산 고위험성, 업무 공간에 대한 선호의 변화, 물류 창고 및 유통 센터에 대한 수요 증가. p.99
앞으로는 이전 그 어떤 시기보다도 투자나 관련 직업, 국가 안보를 위해 농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이다. p.107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로 상황은 한층 나빠진다. 찬장에 비축해 둔 물품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곧바로 채워 넣으려 하고 식당에 갈 수 없으니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 식료품과 위생용품의 품귀 현상을 가져온 채찍 효과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p.117
많은 경우 SNS는 허위합의편향(false consensus bias)을 부추겼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내 생각이 많은 이들이 합의한 생각과 같다고 믿을 때 허위합의편향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뜨는 게시물 중 정말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것은 소수에 불과한데 페이스북 최적화된 알고리즘은 맞춤화된 정보만을 선별해 제공해 준다. 개인 맞춤형으로 노출되는 게시물들을 보며 내 생각, 선호, 믿음이 다른 사람들도 그러리라는 느낌을 강화한다. 결국 나와 나 같은 주변인들이 믿는 것이 곧 진실이 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미디어는 괴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p.120~121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가 도래한 데에는 본질적으로 고도로 개인화된 특성을 가진 SNS의 영향이 크다. SNS는 주관적인 진실을 양산해 내고 사람들을 동질화된 작은 집단으로 묶었다. 코로나19 또한 매우 작은 집단에서 시작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퍼져 완전한 팬데믹이 되었다. ~ 결과적으로 사실 정보가 부족해 야기된 혼란은 잘못된 전문지식을 부추기고 주관화된 진실은 회의론을 강화했다. “피를 흘려야 이목을 끈다.”라는 말은 언론계의 생리를 잘 보여 준다. p.122
객관적 진실과 현실이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되고, 고도의 개인 맞춤형 정보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하며, 사람들은 동질적인 하위 집단을 이루고 주관화된 정보들을 소비하고 공유한다. 이것이 일그러진 미디어의 민낯이다. 이 같은 민낯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를 기회 삼아 고개를 들 것이다. 그때마다 미디어 생태계는 큰 피해를 볼 것이다. p.123
코로나19는 미 실업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고 2020년 2분기 실업률은 유례없이 높은 수준이 될 것 같다. 게다가 그렇게 치솟은 실업률과 무직률은 3분기와 4분기 혹은 그 이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한 세기의 역사 동안 보여 준 미 실업률 및 미 대선 데이터 간의 패턴으로 미루어 볼 때 트럼프가 재선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p.149
리더는 앞으로 무엇이 다가오는지, 앞으로의 변화가 리더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다가오는 변화로 인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특히 갈수록 변화하고 지리적으로도 더 분산된 기업의 조직 사다리에서 승진하려면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p.152
여행 및 레저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감소하는 일이 아마 생각보다 가까운 시일 내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의 가처분소득 및 기업의 사업 지출의 감소가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과 코로나19의 공포와 혼재될 때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다. p.164
재택근무의 증가는 사람들의 업무 및 생활 방식에 물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온라인 교육의 확대는 자신의 직업 및 직업 선택권과 미래의 잠재적 소득을 포함하여 사람들의 업무 및 직장 생활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 절감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 부정적인 변화를 보자면 관광 산업과 레저 산업 등 수많은 산업이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향후 몇 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입 절감의 여파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새로운 사회적 규범이 여행과 레저 산업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p.184~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