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은 골목마다 커피전문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커피 매니아도 많아졌고요.
그만큼 커피 입맛도 까다로워지다보니, 예전엔 자판기나 인스턴트 커피면 족했는데, 요즘은 아예 아프리카나 중남미같이 커피 산지를 따지는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고요.
그런데 막상 이런 산지커피 주문하려면 이름도 복잡한데다 어디 커피가 무슨 맛이 나는지 통 알 수가 없어 어리둥절할 때 있으시죠?
이런 산지 커피 세련되게 즐기는 법, 조빛나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알고 마시면 더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커피도 커피콩이 어디서 재배됐느냐에 따라서 맛의 차이가 큰데요.
커피 산지만 예순 개 나라가 넘으니까 종류별로 마셔도 세계여행한 기분 들텐데요.
하지만 우선 내 입맛에 딱 맞는 커피부터 찾아놓으면 세계여행길도 쉽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커피의 향긋한 세계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잘 볶아서 윤기 흐르는 원두와 따뜻한 물이 만나 이루는 감미로움!
마시면 마실수록 팔색조 같은 향과 맛에 빠져든다는 커피 열풍이 대한민국에 불고 있습니다.
트렌드 1번지 서울 홍대 앞엔요. 거의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인터뷰>라은희(경기도 고양시) : “이제는 커피가 거의 생활화돼서 없으면 안 되는 수준인 것 같아요.”
<인터뷰>정석원(서울시 연희동) : “요새는 산지 커피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에티오피아 커피가 마음에 들어서 자주 먹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커피수입액은 해마다 급증해서 지난해 5억 890만 달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돕니다.
이렇게 커피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와인처럼 생산지를 꼼꼼하기 따져가며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녹취> 바리스타 : “평소에 드시는 원두가 따로 있어요?”
<녹취> 손님 : “꼭 그렇진 않고, 고소한 향이 많이 나는 게 좋아요.”
<녹취> 바리스타 : “그런 향이 제일 강한 커피가 브라질산이에요.”
브라질, 케냐, 콜롬비아 같은 다양한 산지의 커피를 수입해 직접 볶아서 파는 커피전문점도 인깁니다.
<인터뷰>임진운(바리스타) : “로스팅 커피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예요. 대형 프랜차이즈를 통해서 고급 커피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것보다 더 고급 커피, 더 신선한 커피를 찾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산지 커피 즐기려해도 종류가 많아 고르기 어려우셨다구요?
지금부터 산지 커피 세계로 안내합니다.
우선 원두는요 봉지를 열어봤을 때 향이 달콤하면서 고소하고, 커피콩 크기가 일정한 걸 고르면 좋고요.
먹기 직전에 바로 갈아 물을 부었을 때, 이렇게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와야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조병찬(서울시 답십리동) : “웬만하면 커피를 직접 볶아서 주는 곳으로 오는 편이에요. 향도 진하고, 구수한 맛이 나요. 어렸을 때 할머니가 긁어 주던 누룽지의 맛이라고 할까요?”
65개국에 이르는 커피 산지... 저마다 맛과 향이 다른데요..
그래도 대륙별로 맛을 크게 분류해볼 수 있는데요.
<인터뷰>임진운(바리스타) : “탄자니아, 케냐 등의 아프리카산 커피는 대체로 개성이 강한 커피거든요. 진한 향과 입안에서의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임진운(바리스타) : “중남미 커피는 보통 멕시코,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로 나눌 수 있는데 고소하고 향이 좋다고 느끼는 커피는 대부분 중남미 커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동남아 지역의 인도네시아 커피는 흙 향이 나면서 쌉싸래한 맛이 강하다고요.
대형유통업계도 이제는 산지커피의 맛에 길들여진 주부들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녹취> “향이 좋아요.”
<녹취> “딸은 콜롬비아 수프레모를 좋아하고, 저는 엘살바도르 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지난해 말 첫 선을 보인 후 2주 만에 19톤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라는 반값 산지 커핍니다.
<인터뷰>이명구(대형 마트 직원) : “브라질에서 커피를 직접 골라 중간 유통 수수료를 줄여서 1kg에 만 7천9백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녹취> “(예전에) 브라질이나 케냐 커피를 100g에 9천 원~만 천 원 정도에 사서 먹었는데 이 정도면 많이 싼 것 같아요.”
인스턴트 커피 업체들도 생산지를 따지는 소비자들을 공략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요.
<인터뷰>안경호(커피 업체 관계자) : “요즘 소비자들이 커피 산지에 관심이 많고, 산지에 따른 특성도 잘 알아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산지 커피의 향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이 산지커피 열풍 때문에, 와인처럼 커피를 공부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병희(커피 전문반 수강생) : “예전엔 커피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지금은 브라질 커피, 인도네시아 커피 등을 다양하게 마시니까 공부하는 폭이 많이 넓어지고, 알면 알수록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요.”
<인터뷰>임연주(바리스타) : “예전엔 창업이나 특정 목적으로 배우러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단순 취미나 커피를 더 알고 싶어서 오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볶고 갈아 직접 내린 커피, 길러진 고향 땅의 맛이 느껴지시나요?
그런데요, 커피만 마셔도 좋지만 커피에도 와인처럼 어울리는 음식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임연주(바리스타) : “와인에도 어울리는 안주가 있듯이 커피에도 어울리는 디저트가 따로 있어요. 과테말라 안티구아나 인도네시아 만델링처럼 쓴맛이 강한 커피에는 쿠키, 브라우니, 와플같이 달콤한 디저트가 잘 어울려요.”
신맛이 강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나 '엘살바도르 커피'의 경우는 과일이나 새콤한 디저트가 맛을 배가시키고, 과일향과 알싸한 맛이 나는 케냐 더블에이류의 커피는 견과류가 들어간 디저트가 잘 어울린다네요.
커피로 즐기는 세계여행. 이제 쉽게 떠나실 수 있겠죠?
출처: KBS뉴스 조빛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