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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집결 : 2022년 10월 8일(토) / 4호선 대공원역 2번출구 (10:30)
◈ 산행코스 : 대공원역-주차장-미리내다리옆-동물원둘레길-북문입구-청계호수-국립현대미술관(과천관)-대공원역-선바위역-뒤풀이장소-선바위역-집
◈ 참석 : 20명 (갑무, 삼모, 정남, 종화, 진석, 진오, 창수, 기인, 형채, 정우, 윤환, 경식, 윤상, 재웅, 삼환, 동준, 일정, 문형, 양기, 황표) ※ 김진석 산우 가입 처음 참석
◈ 동반시 :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 뒤풀이 : 오리고기바베큐에 소·맥주 및 막걸리 / '옛골토성'<선바위역 2번출구 근처, (02) 504-5262> → 김진석 산우 협찬
청명한 가을철에 좋은 날씨이다. 서울대공원('동물원둘레길')의 산행은 금년 들어서 시산회 산행에서 두 번째이다. 오늘 참석하기로 한 산우들 20명은 약속시간에 거의 맞춰서 모였다. 시산회에 새로 가입한 진석 산우가 일찍 나와 반가운 인사를 한다. 좋은 일이다. 한 친구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조금 늦게 온다고 연락이 와 산우들은 기다렸다가 항상 걸었던 길인 서울대공원의 ‘동물원둘레길’을 걸었다.
서울대공원의 둘레길은 ‘산림욕장길’과 ‘동물원둘레길’이 있다. ‘산림욕장길’은 지난 8월중에 집중호우로 둘레길이 훼손되어 피해복구를 위해 금년도 12월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산림욕장길’은 서울대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의 산책길로서, 총 7 km로 빨리 걸으면 2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었다.
흔히 서울대공원 둘레길은 ‘산림욕장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동물원의 내부 순환도로를 따라 도는 포장된 길은 4.5 km이며, ‘동물원둘레길’은 따로 조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산우들은 산림욕장 입구에서 부터 포장된 ‘동물원둘레길’을 걷자고 한다.
서울대공원의 주차장을 지나 스카이리푸트를 바라보니 하늘은 맑았고, 산객들은 제법 많이 저수지 위를 리푸트를 타고 지나간다. 우리는 ‘미리내’(은하수의 우리말)라는 다리앞에서 ‘호숫가 전경좋은 길’로 걷겠끔 하였다. 전망이 좋은 길에는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들과 연인들이 휴식의 쉼터에서 좌석을 지키고 있었다.
산림욕장길로 오르는 길은 못 가겠끔 길이 막혀있고, 플랜카드가 설치되어 있었다. “등산로 파손 및 목교유실”이란 제목으로 안전사고의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란다. 사고 방지와 시설 복구를 위해선 당연한 조치이다. 우리는 ‘동물원둘레길’을 걸었다.
좌측의 철조망을 건너면 동물원 호주관, 뒷편에서 남미관 샛길까지가 첫 구간이다. 다음에는 저수지 샛길이 나온다. 뒤풀이 시간을 감안해 산우들이 가지고 온 간식을 먹기 위해 휴식터를 찾았다. 이곳 저곳의 쉼터에는 먼저 온 산객들이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숲속저수지 아래쪽에는 폭포가 있고, 다리옆의 빈터를 찾아서 돗자리를 깔았다.
산우들은 산뜻하게 맛있는 간제미무침, 도토리묵, 부침개, 만두, 골뱅이통조림, 과일 등을 배낭에서 끄집애 낸다. 간식을 먹기 전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동반시(‘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곽재구 시인)를 되새기며 오늘의 매니져인 내가 낭송을 하였다.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내 마음이 가는 그곳은
당신에게도 절대 비밀이에요
아름다움을 찾아 먼 여행 떠나겠다는
첫 고백만을 생각하고
당신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그때 나는 조용히 웃을 거예요
알지 못해요 당신은 아직
내가 첫 여름의 개울에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물방울과 함께 웃고 있을 때에도
감물 먹인 가을옷 한 벌뿐으로
눈 쌓인 산언덕 넘어갈 때도
당신은 내 마음의 갈 곳을 알지 못해요
그래요 당신에게
내 마음은 끝내 비밀이에요
흘러가버린 물살만큼이나
금세 눈 속에 묻힌
발자국만큼이나
흔적 없이 지나가는 내 마음은
그냥 당신은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
곽재구(郭在九, 1954~) 시인은 광주의 출생으로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주로 민중의 삶에 대한 애정을 애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썼다. 시집으로는 ‘사평역에서’(1983), ‘전장포 아리랑’(1985), ‘한국의 연인들’(1986), ‘서울 세노야’(1990), ‘참 맑은 물살’(1995),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1999) 등의 시집을 통해 줄기차게 ‘광주’와 ‘5월’을 노래한 시인이다.
순천에 있는 조계산의 선암사에 있는 홍매화 만큼이나 아름다운 은목서라는 나무가 있나 보다. 꽃나무 이름은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더니 은목서는 천리향이다. 만리향과 천리향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만약 시의 제목에 천리향을 썼으면 느낌이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은목서 나무 이름이 너무나 예쁘다. 꽃향기가 천리밖 마을까지 날아가는 나무이다. 시인 자신이 은목서가 되어 어디든 시선이 머문다. 은목서 향기는 흘러 가버린 물살만큼 금새 눈속에 묻힌 발자국 만큼이나 가볍게 사라진다. 은목서 향기처럼 먼곳에 까지 은은한 향기를 머무르고 싶다.
산우들은 가지고 온 간식을 다 먹고, 쓰레기를 깨끗이 비닐봉지에 담아 배낭속에 담았다. ‘동물원둘레길’ 마지막 북문입구까지 걷고, 대부분 산우들은 경마공원쪽으로 이동, ‘국립현대미술관’(과천관 상설전시)을 간단히 구경하였고, 정남 산우외 3명은 스카이리프트 중간 도착지를 지나서 서울대공원 정문쪽으로 가고 있다고 하였기에 뒤풀이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뒤풀이 장소는 선바위역(2번출구)에서 약 700m(도보로 5분)인 ‘옛골토성’(과천점) 이었다. 윤상 산우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먼저 귀가하고, 산우들은 오리고기바베큐를 안주로 소‧맥주(막걸리 포함)를 맛있게 마셨다. 뒤풀이때 한 잔의 술은 즐거운 기분으로 마셔야 하고, 취하도록 마시면은 건강에 좋지를 않게된다. 시산회 445회 산행을 기대하며 헤어졌다. 산우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2022년 10월 13일 김삼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