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어린 시절
정동일
밀개떡 보리개떡
왜 개자 들어간 떡만 먹고 살았는지
먹을 것이 없어
아차산으로 나물 캐러 가고
냉수만 들이키던 시절이
내 어릴 때의 모습이었지
항상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해
먹을 것만 생각하던 시절
그래도 강낭콩이 자라고 부추가 자라고
쌀 보리 감자 고구마가 수확되면
그렇게도 고맙고 행복했는데
그때에
나는 불행이 무엇인지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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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
한밭교회 담임목사
행복
정동일
행복하면 되는 인생인데
사람들은 왜 축복에 매달리는지
지금의 행복에서 멈추면 되는데
얼마나 더 행복하려고 하는가
네잎 크로바의 행운은 멀기만 한데
지천인 세잎 크로바의 행복을 곁에 두고서
축복이 탐욕으로 변하는 순간
불행은 엄습하고
나락 속에 빠져 버리네
축복보다 행복을 얻으라
행운보다 행복한 삶을 누려라
지금의 행복으로 만족하라
부평초 같은 인생인데
장항선 옆에서
정동일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할 때
버려진 철도 침목 주어다 때고
떨어진 석탄 주어다 때고
볏짚으로 방을 데우면
새벽녘에는 오돌오돌 춥기만 했지만
아홉 식구가 이불 하나로 살았다
빵꾸가 안 난 것은
내 양말이 아니라고
노래했던 그때가
지금도 그리운 것은
가난해도 정겨웠던
그때의 어린시절이
내 인생의 아름다운 시절이었고
내 생애의 꿈과 희망이
아롱지던 시절이었다
광천독배
정동일
오육십 년대
광천독배는
한때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삼일과 팔일 광천독배는 문전성시
옹암포는 고깃배가 들어오고
해물전이 벌어지고
사람들은 신이 났다
피섬 옆의 염전에서는
질 좋은 소금이 생산되고
학교에서 피섬까지
십리도 넘는 소풍 길은
즐겁기만 했다
카페 게시글
목산문학 19호
정동일 - 행복 外 4편
목산솔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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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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