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3
서점 운영의 즐거움을 꼽는다면?
멋대로 벌인 일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과 만날 때 짜릿하다. 초창기에 손님이 하도 없어서 혼자서 영화 보다 그마저 심심해서 공지 글을 올려 봤다. 같이 영화 볼 사람 있느냐고. (...) 30년 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보러 생판 모르는 3명이 모이다니 정말 짜릿하지 않나.
p.47
서점의 정체성을 감추는 편이 오히려 책 판매에 유리하단 판단인가?
(...)
언제까지 서점만 과거의 방식으로 버틸 수 있을까.
많은 서점들이 문을 닫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기 때문보다도, 매력적인 공간으로 호소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이 왜 서점에 안 가겠나. 기대할 게 없기 때문 아닐까.
p.49
소규모 서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
서점 수가 훨씬 더 늘어나길 바란다. 편의점 수만큼 많아져도 좋다. 특히 은퇴 자영업자들이 카페나 치킨 프렌차이즈보다 서점으로 유입되길 바란다. 삶을 통해 축적한 각자의 통찰을 서점을 통해 풀어내 준다면 사회에 큰 도움이 될 거다.
p.51
돈 벌려면 서점 하지 말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
돈 때문에 서점 여는 사람 어디 있겠나. 그렇다면 적어도 돈 때문에 문 닫으면 안 되지 않겠나.
생존을 위해서라도 치열하게 벌아야 한다.
p.85
운영의 디테일이란?
단순히 맥주를 판다고 해서 서점의 기능이 망가지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손님들이 서점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과는 차별된 행동 양식을 보이도록 충분히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술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게 한다거나, 함께 온 손님들과 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말이다.
p.107
서점의 위치는 만족하는가?
번화가였다면 지나가다 궁금해서 구경만 하고 가는 경우도 많을 텐데 우리 서점은 손님들이 먼저 공간의 성격을 이해하고 찾아온다. 그만큼 진지하게 서점을 즐긴다.
p.111
본인의 서점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가?
(...)
하지만 서점을 시작한 목적과 어울리지 않는다 판단했다. 본질에 다가가는 질문을 던지는 서점이 되고자 했고, 그래서 벽에 페인트도 안 칠했다. 나무는 나무 그대로, 철재는 철재 그대로, 콘크리트 벽도 그대로 노출했다. 바닥도 20년 된 건물 바닥을 그대로 쓴다. 최소한의 바탕 위에 책에 집중하는 간결한 공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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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해준 민지 고마워요:-)
첫댓글 저도 이 인터뷰집 2권 저번 부산북페어에서 구매했어요. 읽으면서 준화선생님, 지윤선생님, 그리고 책방 운영하는 아는 사장님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고마워 승은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