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25. 7. 31. 도
2. 참석인원 : 6명
3. 선정도서 : 김금희 [대온실 수리보고서]
4. 작품소개 및 줄거리
- 30대의 여성 영두가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맡게 되며 창경궁을 둘러싼 자연 환경, 한국 최초의 대온실의 건축에 대한 역사와 감춰진 비밀, 영두가 한때 살았던 고궁 주위 동네의 정취, 그안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묘사한 장편의 역사소설이다.
- 창경궁의 대온실은 1908년 일제가 조선 식민지를 공고히 하고 조선 왕권을 격하시켜 민족 자존심을 훼손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왕조의 궁궐을 동물원, 유원지, 구경거리를 전락시키려는 의도로 만들어 져서 아픈 역사와 민족적 상처로 남아있는 건축물이다.
- 대온실의 수리는 낡은 시설을 보완하고 재건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고 건축물과 함께한 역사와 사연을 기억하고 상처를 보듬어야 온전한 수리가 된다. 일제의 잔재로 각인되어 환영받지 못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대온실은 질곡의 역사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숭고한 삶과도 비견된다. 대온실의 수리는 잊지 않고는 살 수없었던 과거의 상처를 딛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이기도 한다.
- 창경궁 대온실은 화려한 건축물, 제국주의 상징, 대중적 야앵의 배경지이면서도 역사청산의 대상이기도 했던 어쩌면 '생존자'에 비유될 수있으며, 이 건축물과 함께 그 시절의 존재들이 모두 정당히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을 깊게 새겨본다.
5. 나눈이야기
- 작기는 영두가 학생시설 창경궁 주변의 하숙집에 머물던 시절 만났던 문자 할머니와 손녀 리사, 하숙집 사람들, 첫사랑 순신 그리고 그들과 엮게되는 많은 사연들을 이후 성장하여 대온실 수리에 참여하면서 만나게 되는 설계사무실 직원들, 관련 공무원들 그리고 점차 밝혀지는 대온실의 내력과 비밀들, 이러한 촘촘한 사연들을 실타래처럼 능숙히 엮어서 한편의 잘 꾸며진 이야기를 완성하였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훌륭한 영화 한편 또는 근사한 시리즈물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특히 맛깔나고 여운있는 대사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연상시켰고 결국 훈훈하게 마무리된 결론은 어리석은 변란에 지친 시대에 맞는 힐링 드라마가 될 것이라 상상한다.
- 영두가 대온실 수리에 참여하면서 잊고 살아야 했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올바로 세우는 것은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아픈 상처도 함께 치유되어야 온전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 어린날의 수치심으로 상처를 주고 놓쳐버린 애뜻한 첫사랑을 간직한 영두가 어른이 되어 첫사랑 순신을 만나 그 시절을 담담히 기억하는 모습은 영두의 성장기를 잘 보여주며, 영두가 과거를 아프게 회상하면서도 과거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자신의 아픈 과거를 스스로 치유해가는 모습은 우리가 이소설에 호응하는 이유가 된다.
- 해방 이후 국내에 잔류한 일본인의 사연과 대온실을 설계한 일본인 학자의 일생을 다루면서도 정작 대온실이 창경원 동물원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 침탈의 상징으로 지금까지도 잔존하고 있다는 역사적 의미를 좀더 깊이 다루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 또한 해방 이후에도 야앵 유원지에 대한 대중적 욕망으로 인해 동물원을 재개장되고 오래된 고목을 뽑고 벗나무 600그루를 심었다는 아픈 역사는 일제 청산을 완수하지 못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뜨금한 깨우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