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다.
아침 일기예보를 보니 한낮 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간단다.
교무실 문을 열고 복도를 나가도 해도 더운 열기로 가득하다.
6교시 수학 수업을 한창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송이 나온다.
혹시 덥다는 경고 방송을 하려나?
아니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팥빙수 드시러 내려오세요.”
이 방송을 듣자마자 학생들은 “와~” 한다.
나도 덩달아 “와~” 한다.
이렇게 더운 날 팥빙수라니.
누가 만들었을까?
학생들과 내려가니 평소 학생들의 통학을 도와주시던 집사님(?)이 차에서 팥빙수를 만들고 계신다.
이 집사님은 지사 **교회의 집사님으로 평소 학생들의 방과 후 통학을 무료 봉사로 도와주신다.
학생들이 사는 곳은 읍내가 아닌 면이라 시내버스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끊겨 늦은 시간에 학생들을 모두 집 앞에까지 데려다주신다.
학교와 마을 입장에서 대단히 고맙고 감사한 분이시다.
학생들은 이분을 집사님 집사님 하면서 잘 따른다.
오늘은 이 집사님이 날이 덥다는 소식을 듣고 차 트렁크에 팥빙수 재료와 얼음 가는 기계까지 들고 오셔서 학생들에게 직접 팥빙수를 만들어 주신다.
가뭄에 단비라고나 할까?
학생들의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선생님들은 팥빙수를 시원하게 오도독거리며 먹는 학생들의 얼굴만 봐도 시원하고 즐겁다.
학교와 마을과 이 아이들을 생각해 주는 어른의 따듯한 마음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런 어른들 덕분에 우리네 학생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