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 탐심도 지니고 있는 게 우리네 인간의 모습, 양면성을 지닌 인간, 바로 나의 모습!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 계산하지 말고 순종하는 것
-성령님, 연약한 저를 도와주소서. 죄의 유혹을 이겨내고, 의의 길로 인도하여 주소서!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봄날에 햇볕을 잘 쬘 수 있도록 예배당에 있는 화분들을 바깥에 내어놓았다. 그리고 빈 화분에 나팔꽃과 봉숭아 모종을 심어 함께 놓았다. 그랬더니 주차장 구석에 작은 화단이 꾸며졌다.
여름날 아침에 나가보면 나팔꽃이 보랏빛 미소로 인사를 하고, 봉숭아도 볼을 살짝 붉히며 인사를 한다. 그런데 이따금 화분을 가져가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에는 난 화분이 하나 사라지고, 어느 날은 철쭉이 뿌리가 뽑힌 채 땅바닥에 팽개쳐져 있었다. 철쭉이 심겨져 있던 도자기 화분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집안에서 가꾸는 화초를 옮겨 심을 생각으로 화분만 가져간 것이다. '훔쳐간 화분에 화초를 가꾼다' 묘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꼭 그렇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았다. 한쪽에는 화초를 가꾸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있는 동시에 다른 한쪽에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탐심도 지니고 있는 게 우리네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양면성을 지닌 인간,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밤사이에 화분이 모두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 해도 허허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육십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도 내 안에 욕심이 가득하다. 내 안에 가득한 것이 어디 욕심뿐이겠가. 내 속에서 여전히 죄의 법과 성령의 법이 다투고, 그 사이에서 오락가락 갈피를 못 잡고 헤맬 때가 적지 않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내가 어느 부름에 대답하고 좇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답은 참 간단하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내가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 계산하지 말고 순종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삶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풍성한 열매를 얻는 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어리석어 하나님의 말씀에 제대로 순종하지 못한다. 자꾸만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아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꾸, 번번이 하나님 앞에 계산기를 들고 있다.
내가 하나님의 뜻과 다른 그 길을 택해야 하는 그럴 듯한 이유를 대면서 나를 부르는 소리, 그 소리는 대체로 그릇된 길로 이끄는 죄의 유혹이다. 순간순간 그 유혹에 빠져 죽을 줄 모르고 달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
그래서 오늘도 간절한 마음으로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한다. ‘성령님, 연약한 저를 도와주소서. 죄의 유혹을 이겨내고, 의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출처 : 아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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