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다섯 가지 법을 조절함
다섯 가지 법을 조절한다는 것은,
첫째 음식을 조절하고,
둘째 수면을 조절하고,
셋째 몸을 조절하고,
넷째 호흡을 조절하고,
다섯째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알맞게 조절해야 비로소 수도하는 데에 장애가 없다.
첫째,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다.
너무 많이 먹으면 기氣가 급해지고 몸이 팽만해지며 모든 맥이 통하지 않아서 마음을 막히게 하므로 좌선할 때 생각이 안정되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 적게 먹으면 몸이 피곤하고 마음이 어질어질해 생각이 견고하지 않게 된다. 더럽고 탁한 음식을 먹으면 사람의 심식이 어둡고 혼미하게 된다.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잠복된 병을 촉발하여 사대가 어그러지기 쉽다. 이들은 모두 선정을 얻는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몸이 편안하면 도가 융성한다.”고 하였다.
둘째, 수면을 조절하는 것이다.
수면은 무명의 법이니 마음대로 내버려 둘 수 없긴 하지만 전혀 자지 않으면 정신이 멍해진다. 반대로 너무 많이 자면 공부를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우매하게 하여 선근이 가라앉아 버린다. 무상함을 생각하고 수면을 조복해 정신과 기운을 맑고 깨끗이 하고 마음과 생각을 밝고 깨끗이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마음이 성인의 경지에 깃들어 삼매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경전에 “초저녁이나 새벽녘에도 공부를 그만두지 말지니, 수면의 인연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일생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33)라고 하였다.
셋째, 몸을 조절하는 것이다.
선정에 들지 않은 때라도 걷거나 머물거나 나아가거나 멈출 때 모두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만일 그 행동이 거칠면 기와 호흡도 따라서 거칠어지고, 기가 거칠면 마음이 산란하여 단속하기 어려워져 좌선할 때에 이르러서도 편안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몸을 편안하고 고요히 유지하여 항상 마음과 호흡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좌선하려면 반가부좌(半跏)나 결가부좌(全跏)를 하고왼쪽 다리를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몸 가까이 끌어당겨 왼쪽 다리의 발가락은 오른쪽 넓적다리와 가지런하게 하고, 오른쪽 다리의 발가락은 왼쪽 넓적다리와 가지런하게 한다. 이것을 반가부좌라 한다. 여기에서 아래에 있던 오른쪽 다리를 들어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는 것을 결가부좌라 한다.
옷과 허리띠를 풀어 느슨히 한다.
손을 포개어 단정히 앉고왼쪽 손을 오른손 위에 놓아 겹친 손이 수평이 되게 한 뒤 왼쪽 다리 위에 놓고는 몸 쪽으로 끌어당겨 마음과 일치시키고 편안케 한다.
신체를 곧게 하며 머리와 목을 바로 하고몸을 곧게 펴서 척추가 일직선이 되게 하는데 구부정하거나 너무 꼿꼿이 세우지 말며,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이지 말며, 숙이거나 쳐들지 말라.
편편한 바닥에 바로 앉아 코와 배꼽을 일직선이 되게 한다.
그리고 입을 열어 기를 내보내 가슴을 시원하게 통하도록 한다.
입을 열어 가슴 속의 더러운 기를 토한다.
토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입을 열어 기를 내보내되 자연히 나오게 하고, 통하지 않던 몸의 여러 맥을 모두 기를 따라서 토해 낸다고 상상한다.
코로 맑은 기운을 들이마셔 몸과 호흡을 조화롭게 하고입을 닫고 코로 맑은 기운을 세 번 들이마신다.
몸과 호흡이 조화로우면 한 번만 들이마셔도 충분하다.
다음엔 입을 다물고 혀를 위에 붙이며입을 다물어 입술과 치아가 서로 맞물리게 하고 혀는 윗잇몸에 붙인다.
반쯤 눈을 감아 외부의 빛을 차단한다. 완전히 감으면 어두워 잠이 오고 완전히 뜨면 산란해 집중이 되지 않으므로 반만 감는다. 마치 발을 치는 것과 같다.
요점만 말하자면 느슨하지도 긴장되지도 않게 신체를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넷째,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다.
호흡에는 풍風·천喘·기氣·식息의 네 가지 상相이 있다.
코로 쉬는 숨을 마음으로 지각할 때,
들어오고 나가며 소리가 나는 것을 풍상이라 하고,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나가고 들어오는 기운이 맺히고 막혀 통하지 않는 것을 천상이라 하며,
소리도 없고 맺힘도 없지만 들어오고 나감이 미세하지 않은 것을 기상이라 한다.
이 세 가지는 조화롭지 못한 모습이다.
이를 조절하지 않고 좌선하면 병이 쉽게 생기고 마음이 고요해지기 어렵다.
이를 조절하려면 세 가지 법을 사용해야 한다.
첫째, 마음을 가라앉혀 안정시키는 것이고,
둘째, 신체를 느슨히 하는 것이며,
셋째, 온몸의 털구멍으로 두루 호흡해 출입에 장애가 없이 잘 통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세밀하게 하고 호흡을 미미하게 해 호흡이 조절되면 온갖 병이 생기지 않고 그 마음이 쉽게 안정된다.
식상息相이란
소리가 나지 않고 맺히지 않으며 거칠지도 않은 호흡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출입이 면면히 이어져 정신이 안온해지고 마음에 기쁨이 생기도록 돕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풍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산만해지고,
천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맺히며,
기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피로하며,
식상으로 호흡을 유지하면 안정된다.
요점을 말하자면 거칠지도 매끄럽지도 않게 항상 조화롭고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다.
어지럽게 일어나는 생각을 조복하여 지나치지 않게 하고, 들뜨거나 가라앉거나 느슨하거나 급하지 않은 네 가지 모습을 얻는 것을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라 한다.
좌선할 때 마음이 어두워져 아무 기억도 나지 않고 머리가 자꾸 밑으로 처지면 이것을 가라앉은 모습(沈相)이라 한다.
이때는 생각을 코끝에 집중하고 마음을 대상 가운데 머물게 하여 산란한 뜻을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가라앉음을 다스릴 수 있다.
‘대상 가운데’란 예컨대 마음을 배꼽에 집중할 때는 배꼽이 대상이 된다.
수식관에서는 호흡의 수를 세는 것이 대상이 되고,
부정관일 때는 관하는 것이 대상이 된다.
다섯 곳이 대상이 되는 것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지금 가라앉은 것을 다스리고자 마음을 코끝에 집중하는 것은 (가라앉은 마음을) 높여서 들어 올리려는 것이다.
대상 가운데 머물면 본래의 대상을 잃지 않게 된다.
만약 정신이 산만하게 움직여 생각이 자꾸 다른 대상으로 쏠린다면, 이것은 들뜬 모습(浮相)이다.
이때는 마음을 편안히 하여 아래쪽으로 향하고 대상에 집중하여 온갖 어지러운 생각들을 억제해 마음을 안정시킨다.
들뜸을 다스리기 때문에 아래로 향한다.
마음을 억지로 모으고 끊임없이 생각하고서는 이를 인연해 여덟 가지 선정을 얻기를 바라면 마음과 기가 위로 향하게 된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생기는데 이것을 급한 모습(急相)이라 한다.
이때는 그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 기가 아래로 흐르는 것을 상상하면 병이 저절로 낫는다.
마음은 기를 통솔한다. 마음이 있는 곳에 기가 따르는 법이니, 마치 구름이 용을 따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기를 움직여 온갖 병을 다 치료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마음이 방만하게 늘어지고 몸은 힘 빠진 뱀 같으며 입에서 침을 흘리기도 하고 마음이 혹 캄캄해지는 것을 느낀다면,
이것은 느슨한 모습(寬相)이다.
이때는 몸을 추스르고 생각을 거둬 마음을 대상 가운데 머물게 해야 한다.
무릇 좌선할 때에는
몸과 호흡과 마음 이 세 가지가 조절되고 있는지, 조절되고 있지 않은지를 잘 알아야 한다.
어긋나는 현상이 없도록 하고 융화하여 둘이 되지 않게 하면 숙환을 없앨 수 있고 어떤 방해도 없게 되어 선정의 도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선정에서 나오고 싶을 때에는
마음을 다른 대상에 풀어 놓고,
입을 열어 기를 토하며,
호흡이 모든 맥으로부터 뜻을 따라 흩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그런 뒤에 몸을 조금씩 움직이고 어깨·머리·목·손·발을 차례로 운동하여 모두 유연하게 한다.
손으로 모든 모공을 두루 쓰다듬고
두 손을 비벼 따뜻하게 해서 두 눈을 덮은 후에 눈을 뜬다.
몸의 열과 땀이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마음대로 출입해도 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안정된 마음을 얻은 뒤 갑자기 나오면 미세한 법이 흩어지지 않고 몸에 머물게 되어 두통이 생기고, 중풍으로 고생하는 것처럼 뼈마디가 저리고 뻣뻣해진다.
또 나중에 좌선하고자 할 때도 번열에 들뜨고 조급해 안정되지 않는다.
이런 것을 선정에서 나올 때 조절하는 법이라 한다.
선정에 들어갈 때는 거친 것에서 미세함으로 들어가고,
선정에서 나올 때는 미세함에서 거친 것으로 나온다.
몸이 거친 모습이고, 호흡이 그 중간이며, 마음이 가장 미세한 것이다.
수행자는 이것을 꼭 알아야 한다.
調五法第三十三章
調五法者。一曰節飮食。二曰調睡眠。
三曰調身。四曰調息。五曰調心。此五
者調適。乃可修道無弊矣。
第一調節飮食者。食若過飽。則氣急身
滿。百脉不通。令心閉塞。坐念不安。食
若過少。則身憊心懸。意慮不固。若食
穢濁之物。則令人心識惛迷。若食不宜
身之物。則易動宿疾。四大違戾。俱非
得定之道。故云身安則道隆。
第二調睡眠者。眠是無明之法。雖不可
縱。然若都不眠。心神虛怳。若眠過多。
非惟廢工。令心晦昧。善根沈沒。當念
無常。調伏睡眠。令神氣淸潔。心念明
淨。乃可棲心聖境。三昧現前。故經云
初夜後夜。亦勿有廢。無以睡眠因緣。
令一生空過。無所得也。
第三調身者。雖在定外。行住進止。須
悉詳審。若所作麤獷。則氣息隨之而麤。
氣麤則心散難錄。至於坐時。亦不恬怡。
故當持身安靜。常使心息調和。若欲坐
禪。或半跏。或全跏。以左脚置右䏶上。牽來近身。令左脚指。與右䏶齊。
右脚指與左䏶齊。是爲半跏。上下右脚。必置左脚上。是爲全跏。解緩衣帶。疊
手端坐。以左掌置右手上。重累手相對頓置左脚上。牽近身當心而安。 正身軆
正頭頸。正身端直。令脊相對。勿曲勿聳。不偏不邪。不低不昻。 平面正住。
鼻與臍對。開口放氣。令胸襟通暢。開口吐胷
中穢氣。吐法開口放氣。自恣而出。 想身中百脉不通處。悉令隨氣而出。鼻納淸氣。
令身息調和。閉口而鼻中。內淸氣三次。 若身息調和。但一亦足。閉口
脣舌抵上。閉口。脣齒相柱。舌抵上齶。 半閉眼。斷外光。
全閉則昏暗招睡。全開則散亂不一。故半閉。如垂廉狀也。 擧要言之。不寬
不急。令身軆調適也。
第四調息者。息有四相。曰風。曰喘。曰
氣。曰息。心覺鼻息。出入有聲者。謂之
風相。雖不聞聲。而出入之氣。結滯不
通者。謂之喘相。雖無聲無結。而出入
不細者。謂之氣相。此三者。不調之相。
不調而坐。則病患易作。心識難定。若
欲調之。當用三法。一者下著安心。二
者寬身軆。三者想氣徧毛孔。出入通同
無障。若細其心。令息微微然。息調則
衆患不生。其心易定矣。所謂息相者。
不聲不結不麤。出入綿綿。若存若亡。
資神安穩。情抱悅䂊者是也。是以守風
則散。守喘則結。守氣則勞。守息則定。
擧要言之。不澁不滑。常令和平也。
第五調心者。調伏亂想。不令越逸。不
浮不沈。不寬不急。四相得所。謂之調
心。若坐時。心中昏暗。無所記錄。頭好
低垂者。是爲沈相。爾時當繫念鼻端。
令心住在緣中。無令散意。此可治沈。
緣中如繫心臍間者。臍間爲緣中。數息者。以數爲緣。 不淨觀者。以觀爲緣。五處爲緣。亦皆如此。今欲治
沈。繫心鼻端者。使高以擧之也。 住在緣中者。令勿失本緣也。若心神飄動。
念在異緣者。是爲浮相。爾時宜安心向
下係緣。制諸亂想。令心定住。治浮故向下也。若
撮心用念。望得因此八定。是故心氣上
向。胷臆急痛。是爲急相。爾時當寬放
其心。想氣流下。則患自差矣。心者氣之帥也。心之所存。
氣即從焉。如雲從龍。故以心運氣。通治百病是也。若覺心志遊漫。身
好萎蛇。口或涎流。心或晦昧者。是爲
寬相。爾時當歛身攝念。令心住在緣中
也。凡坐禪之中。當善識身息心三事。調
不調相。無相乖越。和融不二。則能除
宿患。無有妨礙。定道剋成也。若欲出
定。放心異緣。開口放氣。想息從百脉
隨意而散。然後微微動身。肩胛頭頸手
足。次第運動。悉令柔輭。以手徧摩諸
毛孔。又摩手令煖。以掩兩眼然後。開
目。待身熱汗稍歇。方可隨意出入。若
不爾者。或得住心。出旣斗促。則細法
未散。住在身中。令人頭痛。骨節麻强。
猶如風勞。後欲坐時。煩躁不安。此爲
出定調法。入定時。從麤入細。出定時。
從細出麤。身爲麤相。息居其中。心最爲細。行者。須當知之
矣。
『선학입문』 禪學入門下卷(ABC, H0254 v10, p.916b01-917b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