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를 밟고 지나라" 배이상헌 사태, 토론회 개최
- 배이상헌 관련 토론회, "성평등학교"의 방향과 수업활동보호"를 주제로 열려
- 교사 전문성 고려 없이 사법부에 수업을 맡기는 직무유기 성토
- 성교육방향에 대한 진일보한 교육적 함의의 기회
지난 19일(토), 광주광역시의회 5층에서 전국각지에서 참여한 교사 및 학부모, 교육전문가들이 "성평등학교의 방향과 수업활동보호"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7월 25일 수업내용을 이유로 직위해제된 배이상헌 교사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에서 주최한 첫번째 토론회는 사건 뿐 아니라, 성평등 교육에 대한 진일보한 논의를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먼저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 송정중 진영효 교사는 "국가교육과정과 매뉴얼이 있다면, 국가교육과정이 우선 해야 한다"면서, 교사 배이상헌의 수업활동이 중학교 도덕교육과정에 기재된 <타인과의 관계> 성윤리에 적합한 수업이었으며, 성차별적 상황과 요소 및 문화에 대한 성찰을 하는 '국가교육과정'대로 한 수업이었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이 수업에 불편함은 토론과정을 통해 해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법령상 하위범주인 '매뉴얼'로 교사를 성비위자로 몰고 직위해제한 사건은 오히려 교육청의 직무유기라 주장했다. 따라서 장휘국 교육감이 오히려 따져야 할 대상은 국가교육과정을 고시한 윤은혜 교육부장관이라는 것.
폐교 위기에 있던 서울 송정중을 살려낸 경험을 전하며, 진영효교사는 이 사안도 감사원에 문의 및 질의를 통해 광주교육청의 교권보호와 수업보호를 감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하여 주목을 끈다.
두번째 발제자인 윤영백 학벌없는 사회 살림위원은, 청소년 활동가들의 목소리만을 통해 교사 배이상헌 사건의 배경이 된 학교문화를 파헤친다. "일각에서는 교육청이 학생만 지키려고 한다고 하지만, 사실 교육청은 아무도 안지킨다"는 이*경 청소년 활동가의 목소리는 2차 가해란 이유로 배이상헌 사건을 미투로 묶어 두려는 상황에 대한 주의환기를 하였다. "청소년 고발자를 안타까운 피해자로서만 대하고 성폭력행위를 폭력이 아닌 성문제로 대하며, 성폭력의 문제를 권력이 아닌 미성숙함의 문제"로 대한다는 위티의 양지혜 활동가의 목소리를 빌려 윤영백 위원은 배이상헌 교사 사태가 단순한 미투 공식에서 벗어나 깊이 있게 바라봐야 함을 강조했다. 즉, 학생의 신체를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각 주체들-학교, 교육청, 학부모들의 잘못된 관점의 문제라는 것. 스쿨미투를 통해 정작 학생들이 요구하는 바가 교사를 퇴출시키고 경찰조사를 받게 하는 것이 아님에도 행정권력이 개입해서 청소년의 성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통제한다는 관점이다. 이는 배이상헌 사건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목소리'를 해석하는데 있어 매우 신선하고 진일보한 관점이라고 평가된다.
윤영백 위원은 교사로서 자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학기초, 담임인 자신에게 "포르노를 보여줬다" "집이 가난하다고 폄훼했다"는 등의 민원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관리자에게 학부모가 이를 고발했다는 것. 윤영백 위원은 마음고생이 심했으나, 사실확인을 학생과 함께 하며, 마음 상한 일에 대해 용기 내서 사과를 했고, 없는 말을 했던 학생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은 사과를 거부했고, 바라는 바가 "신경 꺼주는 것"이라고 해서, 윤위원은 그를 인정하며, 관계회복을 위해 기다렸다는 것. 이후 1년간 생활하며 다양한 활동과 진로상담을 통해 관계회복을 했다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었다. 그래서 윤위원은 "응보적 정의"에서 "회복적 정의"를 강조하는 광주교육청의 '직무연수'를 인용하며 배이상헌 교사 사태에 대한 해결책은 응보적 정의가 아닌 '회복적 정의'임을 강조했다.
세번째 발제자인 공교육 성평등교육 실천방안은 서울 하늘숲초등학교 교사가 발표했다. 성평등 개념이 '실질적 평등'으로 가는 세계적 경향과 시민교육으로서의 성평등 교육에 대한 강조는 성자체를 보수적으로 대하는 교육이 결코 성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함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검증했다. 성 자체를 금기시하는 보수적 성교육문화가 오히려 '문화지체'를 만들어내며 이런 상황이 성차별과 혐오의 정서를 만들어 낸다는 것.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받는 다수란 영상을 통해 성평등교육을 했던 배이상헌교사가 직위해제된 사건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성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있는 존재로 바라보지 못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성평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앞으로 성평등교육의 방향은 금욕교육이 아닌 비폭력, 수평적, 실질적 관점으로서 성교육이 진행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경우는 개방적인 성문화가 만개되고 있으나, 성과 관련한 범죄율은 낮고, 오히려 금욕주의를 행하는 미국과 같은 나라가 성범죄율이 높은 현상을 최신 자료를 통해 증명한다고.
영화 천하장사마돈나를 언급하며, 장교사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성평등교육은 금욕주의 교육이 아닌 다양한 성을 긍정하는 교육"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장교사의 연구는 매우 귀중한 공부에서 나온 것으로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광주교육청의 직위해제가 어떤 근원에서 나왔는지를 파헤쳤다는 평가다.
토론회는 이영선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시키는 시민모임 운영위원이 사회를 맡았고, 발제후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장 김경희님은 "과거에 교사들이 함부로 학생에게 성추행하던 기억 때문에 스쿨미투 매뉴얼 제작에 공을 쏟았던 참교육 학부모회는 배이상헌 선생님 사건은 스쿨미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발언했다. 또한 순천에서 오신 한 교사는 "본인도 전교조 출신 교장에게 말할수 말할 수 없는 탄압을 받았는데, 배이상헌 선생님 사건을 듣고 한걸음에 토론회에 오게 되었다"며 지지를 표현했다. 사립학교에서 학교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서울 권종현선생님도 연대를 표하며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단순히 광주교육청의 행정폭력에 대한 폭로와 비판에 그치지 않고, 진보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수준높은 토론과 21세기 성평등교육의 방향에 대한 개념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교육관계자는 평했다. 다만, 이영선 성배지기(성평등교육과배이상헌을지키는시민모임)위원은 "사회 모든 단체에 연락을 해서 의견이 다른 분들에게 토론을 초청했으나, 모두 침묵했다"며 반쪽짜리 토론회가 된듯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토론회 후에는 광주시청 인근에서 저녁식사로 뒤풀이가 있었는데, 참학활동가인 최은순님은 "쌩비""돌비"를 외치며, 고추장을 뿌려먹으라는 조언을 하기도. 최은순님은 토론회 내내 마이크를 들고 다니며, 분주했고, 간식준비로 바빠보였으나 뒷풀이 자리에서도 김경희 참학위원장과 함께 그림자노동을 하여 주변을 흐뭇하게 하였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서울대전등, '지방'에서 온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송정리역 근처에서도 3차 뒷풀이를 가졌고, 발제자들의 사례비로 맥주를 마셨다는 후문. 이에 아쉬워 하며, "다음 토론회는 서울에서 진행합시다"라고 제언.
한편, 비아에 사는 시민 j씨는 "배이상헌 교사 때문에 광주시의회도 구경하고, 기분이 묘하다"면서 "근데 시의회 토론장이 너무 무시무시 하고 권위적이다. 의자도 불편한데 듀오같은 이쁜걸 쓰면 안되겠냐"는 제언을 남기기도.
(련합=조뚱기자(jangbie@hanmail.net))
20191020 : 21:18 분 전송
조뚱일보는, 정론을 지향합니다. 기사에 대한 반론 및 팩트체크는 환영하며, 특히 광주교육청 관계자님들에 대한 반론을 환한 표정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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