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단 하루도 쉬지 않아야 한다
학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일 년 중 제일 힘든 때가 바로 명절과 시험공부 일정이 겹칠 때다. 가족이나 친척들, 친구들과 보내야 할 즐거운 시간들을 줄이고 학생들과 함께 책과 씨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보단 그 스트레스가 덜하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예전과 달리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많이 식어서 쉬는 날이 많아졌다. 마냥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무수히 들어왔던 명제가 흔들리고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성적 지상주의의 완화와 학생 수 감소 및 개인주의 성향 추세 등으로 학원으로 오는 발걸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여러 명의 친구들 틈에서 더 잘 보이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열심히 학원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했던 시대는 사라져 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아이 위주로 잘 가르쳐 달라는 요구를 부모님들마저 상담에서 요구하고 있다.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할 지역 인재들의 더 나은 성공을 위해서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며칠 전 학 학원생의 이런 하소연을 들었다. “샘, 시험기간인데 군립도서관이 연휴 동안 문을 안 연대요, 전 어디서 공부하죠?” 였다. 고민 끝에 나의 답은 “뽀족한 수가 없는 것 같구나. 집중이 잘 안되더라도 집에서 하는 수밖에.”였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갑자기 과거 나의 고교시절이 떠올랐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엔 시립도서관에 갔다. 자리경쟁이 치열하니 새벽에 자취집을 나서야 했고 도시락은 2개를 준비했다. 어렵게 얻은 자리이니만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완도의 현 모습은 어떠한가? 인구가 얼마 되지 않은 군이라고 교육환경도 그래야만 하는가?
연중무휴 쉬지 않고 운영되는 도서관이 우리 지역에도 절실하다. 사설독서실 조차 전무한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주위의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공무원시험이나 자격증시험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간기말고사를 잘 보기위해 공부하는 중고생들에게 우리는 어떤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는지 되물어봐야 할 시점이 아닌 가 싶다. 진정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군의원이나 행정, 교육청 그리고 우리 군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 나서야 한다. 여러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고 고민한다면 반드시 그 해결책은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실력 완도, 미래의 완도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