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석님과 함께 요리를 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감사하게도 김호준 복지사님이 내수 1004 마트 앞까지 내려주셨다.
영석님은 우리에게 재료 고르는 걸 맡기고 운동(?) 겸 마트 내부를 대여섯 바퀴 돌았다.
메밀소바에서 냉면, 냉면에서 만두, 만두에서 돼지김치찌개로 몇 번씩 메인 메뉴를 바꿨다.
"이거(햄 슬라이스)도 살까요?"
"아니. 이거(비엔나)."
"그것까지 사면 만 원이 넘어서 조금 더 저렴한 거 사야 해요."
은지님이 비엔나를 살 수 없는 이유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영석님은 햄보다 비엔나 소세지가 더 먹고 싶었나보다.
계란 10구, 슬라이스된 햄, 돼지김치짜글이를 골랐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메뉴를 여러 차례 바꾼다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버스 타기 전, 영석님은 시장 근처와 새로운 곳을 쏘다녔다.
햇빛이 너무 내리쬐서 우리는 걷기 힘들었는데 영석님은 아랑곳 않고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아마 내수 지리를 알려주려고 이리저리 다닌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은지님이 물을 담아와서 마실 수 있었는데, 영석님은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고자 했다.
종이컵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카페를 들어가려 했다.
"(손짓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종이컵 얘기해주세요."
"아니요, 영석님이 얘기하시면 들어갈 거예요."
"우리들이 뒤에서 함께 있어줄 테니까 들어가요."
영석님은 주저하다가 카페를 들어갔다.
한참을 서성이더니 용기내어 직원에게 말했다.
"물." (영석)
"네?"
"물 있어요?" (은지)
"네, 저기 있어요."
물을 가지러 온 게 아니고 종이컵을 구하러 온 건데 물이라고만 말해서 직원이 오해한 것 같았다.
"영석님, 종이컵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야 해요." (세빈)
"물, 종이컵" (영석)
"혹시 종이컵 있나요?" (세빈)
"네, 여기요."
직원은 당황한 눈빛이었지만 그래도 영석님이 종이컵으로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도 용기 내어 말하는 것을 보고 학생은 영석님이 혼자서 자기소개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2023.07.10. 월요일 정세빈
첫댓글 상황 사안에 따라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낯선 곳에 가면 때때로 저도 말할 용기가 필요하기도 했죠.
영석씨라고 항상 쉬운 일은 없을 거에요. 그래도 용기낸 영석씨 응원합니다.
영석씨가 용기내는 동안 기다려준 정세빈 학생 감사합니다.
오늘 외출을 통해 영석 씨는 조금 더 용기가 생길 것 같습니다.
더운 날씨 속에 좋은 경험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석씨가 학생들과 함께 하니 용기를 얻었나보네요.
낯선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 하는 것이 영석씨 성격에는 쉽지 않았을텐데요.
영석씨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부끄럽고 쑥쓰러워만 하던 영석씨 였는데...
용기를 내 준 영석씨가 고맙고 감사하네요.
영석씨!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거에요. 앞으로도 응원 할께요. 화이팅!!!
그리고 곁에서 기다려준 정세빈 학생 고맙습니다.
영석 씨가 학생들과 만나는 내수지역의 이곳 저곳이 이전과 다를 수도 있겠어요.
혼자서는 하기 힘들었던 것을 해내기도 하고 도전해 보기도 하고.
이런 시간들이 영석 씨에게도 세빈 학생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기 바랍니다.
신영석 씨가 혼자서 버스를 타고 혼자서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혼자서 교회가 가서 예배를 드리고 오지만 아직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있어서 낯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복지사만을 의지하고 살아왔던 탓이겠죠.
신영석 씨는 아직 경험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신영석 씨를 믿고 신영석 씨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시니 고맙습니다.
신영석 씨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기다리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