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조언을 할 위치의 사람이라 생각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한번 걸어본 입장에서 몇가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기/계기/하고싶은말
본래 다른 길을 가고자 했으나 좌절했고 그렇게 선거행정직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도 몇차례 낙방하였고 늘어가는 나이에 떠밀려 지방직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선거 관련 업무를 경험하게 되었고, 포기하고 살았던 길에 재도전하게 됐습니다
실패했었고, 이 곳에 오기까지 멀리, 긴 시간을 돌아왔습니다
선관위를 지원하시는 많은 분들께서는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소재 모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습니다
제 동기선후배들 대부분 전공이나 본래 목표하던 직업과는 전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자기 하고 싶은 일, 자기 관심 분야의 일 하면서 살아야하지 않겠어요
힘들어도 목표한 바가 있다면 끝까지 도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한다" "어디든 공무원만 되면 장땡이다"
수시로 직렬 바꿔서 시험보시는 분들, 다른 과목 추가해서 다른 직렬까지 같이 준비하시는 분들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비추천합니다
중요한건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입니다
언뜻 보면 선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으나
그 선택이 주변의 이야기와 세월 따위에 등떠밀려 내리게 된 선택이라면
스스로의 확신이 빠졌기 때문에 결국엔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내가 가고싶어하던 길에 확신이란게 있었다면 망설이다 길을 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번 선택했다면 흔들리거나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거법 공부
스스로 가장 부족함이 많았던 과목이라 전략적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책은 안단테 선생님 책으로 준비하였고 강의는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강의는 들으시는걸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책은 기본서와 기출 두개만 활용하여 반복하였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되풀이하여 반복하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조문 하나하나, 특히 숫자로 장난치는 부분들 외우려면 반복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성향을 갖고 계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입니다
버릴 것은 버렸습니다
지나치게 지엽적이다 싶은 것, 도무지 규칙성을 찾을 수 없어 암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
예를 들어 지난 시험에 출제됐던 데시벨 문제, 이런 것 외우는 데에 스트레스 받고 시간을 소비하느니
다른 문제 더 맞추면 된다는 마인드입니다
90이상의 고득점이 아니라 80~85점을 노리시는 분께는 추천드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리스크가 있음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타 과목 공부
시험에 합격하는 데 있어 선거법보다 다른 과목의 비중이 컸던 것이 사실이기에
다른 과목에 대한 수기도 짧게 작성하겠습니다
지방직 합격 시에는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국어 이태종, 영어 심우철, 한국사 강민성, 행정법 전효진 쌤 들었구요
재도전 시에는 강의는 듣지 않고 책만 봤습니다
이때는 일부 과목의 책은 바꿨습니다 혜원국어, 이동기 기출, 써니 기출로
국어는 문법, 고유어 같은 문제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에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간혹 한번씩 비문학 지문만 들여다봤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영어를 95점 맞은 것이 합격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난이도가 어려웠다고 들었는데 저는 생각 외로 쉽게 풀렸습니다만
저는 본래 영어를 잘 못합니다
겸손도, 비틱질도 아니라
수능 칠 때도 영어만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고, 대학때도 영어강의 듣기 싫어서 시위하다가 초과학기까지 들었던 TMI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어에서 어려움을 겪으실 것이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못하는 영어에서 고득점 받은 방법이 있다면
결국은 수험영어로 접근해서 답을 찾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문 다 해석할 필요 없구요 문장을 완벽하게 해석해낼 필요도 없습니다
모르면 넘깁니다 한두문장 해석 되지 않아도 답은 찾을 수 있습니다
단어 암기할 때도 동사와 형용사만 외웠고, 명사와 부사는 제꼇습니다
동사와 형용사만 알면 주체가 누군지는 몰라도 무엇을 하는지, 분위기가 어떤지 찾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동기 보카3000? 어플 깔아서 틈날때마다 봤습니다 어휘 문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문항수가 적기 때문에 어휘 다 맞추는게 고득점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는 본래 관심이 많은 과목이라서 배경지식도 조금 있었고
스토리 위주로 이해하는 편이라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행정법은 선거법 만큼이나 어려움을 겪었던 과목인데
기출문제를 반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서는 우선 양이 많아 지루하구요, 기출문제에서 판례문장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꿔놓아서 틀린 지문을 만들었는지
기출만 반복하다보면 감이 잡히는 순간이 오래걸리지 않아 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출, 기출, 또 기출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 선거법 모두 가장 중요한건 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만 맞히면 됩니다
기출문제 보다보면 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출문제 외에 다른 추가적인 강사별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같은 것들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기출만 봤습니다 기출 다 봤으면 그 기출문제집 또 한번 봤습니다
면접준비와 면접
1. 면접 관련해 미리 준비해둔 경험들
선거연수원 학점인정과정 수료
선거홍보(투표독려)글 작성
선거홍보관 관람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2회
투표사무원 1회, 사전투표사무원 1회
지자체 선거사무 참여
준비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해본 것이지 적어도 지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표사무원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경험해 보실 수 있고
출구조사는 알바 관련 사이트나 대학교 게시판에 공지가 됩니다
선거홍보관 관람도 미리 신청하시면 가능하구요, 중앙선관위 외에 각 시도선관위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험생활 중에 무료하고 힘드실 때 이런 경험 하나씩 해두시면 면접 때 풀 썰이 좀 늘어날 수 있습니다
1. 스터디 약 1개월 주 2회 만났습니다
스터디를 좀 일찍 구해서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자신감 자존감 모두 많이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그저 사람을 마주하고 말 하는 것에 자연스러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렬은 선거와 무관한 다른 직렬 응시자들인데 그래야 더 좋습니다 대답 좋은거 있으면 베끼면 되니까요
스터디 필요 없다고 단톡방에서 긁는 사람들 수시로 나타납니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됩니다
2. 준비순서
경험과제 초안 잡고, 공직가치 개념 암기 - 이 두가지를 시작부터 반복했구요
상황과제는 매일 하나씩 잡아서 실제 면접처럼 진행해봤습니다
5분 발표는 공직가치별 해당되는 사례를 하나씩 선정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난감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구조를 베끼기도 하구요
떠오르지 않던 사례들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합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직가치와 각각의 사례는 다 준비할 필요 없이 범용성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적극성, 책임감, 민주성 이런 것들은 어디에 갖다붙여도 말이 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범용성 높은 케이스 몇개만 준비하시면 충분합니다
상황과제는 학원에서 짜주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대로 반복하다보면 못해도 보통은 받을 수 있으니 그냥 따라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면접강사분마다 말씀이 다른 부분들이 일부 있었습니다
모 강사분께서는 선관위는 법대로 하는거 좋아하는 딱딱한 조직이다 라는 부분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만
안단테 선생님 강의 들어보고 질문 드려보니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더라구요
소신껏 준비하셔도 별 문제 없으시리라 생각되네요
3. 면접 답변 내용중에 면접강사분께 호평 받은 부분이나 면접현장에서 좋은 반응으로(?) 호응해주신 내용 몇개 적어보자면
5분발표 관련
책임감 - sound body, sound mind 인용해서 체력이 있어야 책임감도 있다, 우리나라 선거 특성상 단기간에 과중한 업무부담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체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답하였는데 면접관분께서 크게 반응해주셔서 꽤 괜찮은 답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청렴성, 투명성 - 조직과 행정에 대한 신뢰로 연결됨
공정성 - 선거절차에 엄격한 공정이 국민의 의사가 선거제도를 통해 가장 잘 반영되도록 하는 것
- 대학교 토론동아리 사회자 활동 언급하며,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개인의 판단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행정에 반영되지 않도록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였고 면접관께서 그렇지 그렇지 하는 리액션 해주셨습니다
경험과제 관련
- 홍보 관련 업무 희망
- 조직의 일원으로 조직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면 뿌듯할 것
- 홍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거 과정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필요, 따라서 일선에서 충분한 경험 갖춘 후에 도전하고 싶다고 답변
제가 말한 내용 그대로 요약해서 되물으셨고 그렇다고 답변하니까 웃으면서 긍정적 반응 보여주셨기 때문에 적었습니다
Q. 부족한 점과 보완 방안
- 회계업무 경험이 없다고 답하였고, 반복과 질문으로 보완하겠다 답하였습니다
-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며, 혼자 하려다 실수하는 것보다는 질문하고 혼난 다음 업무처리 잘 하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당황스러웠던 질문(면접 끝나기 직전 추가질문)
Q. 원활환 업무 협조를 위해 소통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선관위에서는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만 했지, 선관위는 법대로 하는데 무슨 소통까지 하느냐 라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지방직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지방직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매우 당황했던 질문이었습니다
이런 것도 있구나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최종합격 한 것을 보니까 위 내용을 사유로 미흡을 주시진 않은 것 같습니다
4. 마음가짐
면접관들 표정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소신껏, 열심히 준비하신 그대로 답하면 문제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많이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많이들 겪고 계시거나 겪으실 것입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모두들 원하시는 곳에서 행복한 얼굴로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걷고 계신 분들의 길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원했던 곳인 만큼 잘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