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이와의 활동 종결과 한가지 소식이 더 있었습니다.
그 소식은 바로 어린이대공원을 못 간다는 소식입니다.
이미 어린이대공원 활동에 대한 기획을 모두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가는 방법, 가서 할 것, 놀 거리, 먹거리 모두 정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대공원은 못 가게 되었고, 오늘 새로운 장소를 정해야 합니다.
거점 공간에 온 아이들은 어린이대공원에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 다른 곳을 찾기 시작합니다.
오윤이는 아쿠아리움이 가고 싶습니다.
채희는 여전히 어린이대공원이 가고 싶습니다.
어머님의 부탁대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오윤아, 채희야! 어머니는 관악산이나 보라매공원, 도림천도 좋을 것 같다고 하시네~
선생님도 관악산 계곡 가봤는데 좋더라고~ 물놀이도 할 수 있고, 가까운 저 세 곳은 어때?"
아이들은 단호했습니다.
"싫어요. 관악산은 주말마다 가요.
보라매공원은 누구나 갈 수 있고, 도림천은 집에서 30초 거리에요."
저도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을 가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속상했지만, 어머니의 걱정은 당연하기에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의 단호한 모습에 저도 더 물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노트북을 켜고 아이들이 직접 가까운 곳을 찾도록 했습니다.
오윤이가 직접 관악구 놀 거리, 관악구 가볼 만한 곳을 검색했습니다.
계속 검색하고 알아보던 아이들이 한눈에 반한 곳을 찾았습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주렁주렁(실내체험형동물원)입니다.
아이들은 입장권 가격, 위치 등을 확인하며 다시 기획했습니다.
오늘은 기획하기 전에 장소를 허락 맡고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중얼중얼 연습하기 시작합니다.
"엄마, 나 채희. 우리 주렁주렁에 갈 거야. 영등포에 있고, 입장료는 이만 원 정도야."
"엄마, 나 오윤인데 우리 주렁주렁 갈 거야. 알겠지? 중요한 건 입장료가 이만 원이고..."
오윤이가 먼저 전화하기로 정하고 아이들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말하기도 전에 오윤이가 준비한 말을 합니다.
"엄마 나 주렁주렁 줄어야 갈 거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윤아, 엄마가 채희 엄마랑 고민해보고 3분 뒤에 전화줄게."
정말 시간이 느리게 가는 3분입니다.
저도 긴장이 되었습니다.
곧 전화벨이 울렸고, 이번에는 채희가 받았습니다.
어머니의 첫 말씀입니다. "선생님 좀 바꿔줄래?"
아이들 표정이 안 좋아집니다.
자식의 직감인지, 저도 혼날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통화를 듣지 못하도록 분리된 곳에 갔습니다.
"선생님, 아이들이랑 주렁주렁을 가셔야 하나요?"
장소를 정하기까지의 회의 상황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 고민이 깊습니다.
마음을 이해하기에 괜히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원래대로 어린이대공원에 가는 게 좋겠어요.
야외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에 갈 거면 어린이대공원에 가셔도 돼요."
주렁주렁은 타임스퀘어라는 실내 안에서 활동하지만
어린이대공원은 야외라서 마지못해 허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가까운 곳 가기 싫어하는 거 알고 있지만, 걱정되어서 그랬다고 하십니다.
흔쾌히 허락해주시기 어려움을 알기에 마지못한 허락이라도 감사함이 컸습니다.
빨리 아이들에게 어린이대공원에 간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전화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갔습니다.
근데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오윤아, 채희야 우리 어린이대공원 가도 된다고 하셨어~!!"
아이들이 손뼉 치며 웃습니다.
채희가 통화를 들었다며 거점 공간을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원래 기획했던 대로 어린이대공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잠시 저도 기쁘게 웃었습니다.
소풍 장소를 다시 정하고, 또 기획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과 노트북을 바로 껐습니다.
기쁨을 잔뜩 누리고 바로 내일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내일은 도림천에 갑니다.
오윤이는 미리 길 찾기 담당 연습을 합니다.
도림천 가는 길은 이미 알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칩니다.
채희는 돈 관리 담당 연습을 위해 내일은 간식을 구매해봅니다.
필요한 준비물을 고민하고, 작성했습니다.
전날 채희가 쓴 활동계획서와 준비물을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준비 완료.
아이들과 내일 신나게 놀기로 하고
평소보다 빠르게 활동을 마칩니다.
아이들을 데려다주었습니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어머니의 결심에 감사합니다.
보답하고자 열심히 아이들을 거들겠습니다.
첫댓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런 만큼 더 얻은 것도 많고
귀한 활동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더 귀한 여행이 될겁니다.
지우 선생님이 잘 거들어준 덕분입니다.
오늘 여행다녀오세요.^^
두근두근.
어머님과 통화한다는 대목에서 왜 제 심장도 뛰는 것 같지요?
글 읽는 동안 아이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바람대로 되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실내보단 실외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 안전!^^
준비하는데 마음 조린 아이들, 도와주신 선생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재미나게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