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회계, 총괄 등의 역할을 분담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의논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주호님은 약속시간보다 약 20분정도 일찍 오셨습니다.
반가운 마음과 조금은 놀란 마음으로 주호님께 여쭸습니다.
“주호님!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아버지 병원 일정이 갑자기 잡혀서
여기서 3시 40분에는 집으로 출발해야해요.
전화로 갑자기 만나기 어렵다고 말씀드리는 것보다, 만나서 이야기 드리고 싶었어요.
오늘 오후에 아버지 병원 입원하러 가시면 하루 밤 동안
아버지 옆에 있어드려야 해서 다음 날 일정도 다 취소했어요.”
주호님에게 갑자기 오후에 일정이 생겨서
만남을 짧게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 상황에 주호님은 오전 일정을 마치시고
바로 복지관에 들리셔서 저희에게 상황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저희에게 직접 와서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그 귀한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만남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복지관으로 서둘러 발걸음하여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때문에 괜히 무리하시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으니
서둘러 이야기 나누기로 했습니다.
먼저는 주호님에게 여행 총괄 역할을 부탁드렸습니다.
“주호님의 여행이니까 주호님께 총괄역할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 잘 못할 것 같은데요.”
“일정 안내해주시고 길 안내만 해주시면 돼요.
부담 안가지셔도 돼요. ”
잘 못할 것 같다며 머뭇거리던 주호님은
저희의 설득에 결국은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십니다.
“주임님(김승철 선생님)이랑 같이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역할 분담을 이야기 한 후에는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이 있을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주호님 그러면 저희 다이소 가서 둘러보면서
필요한 준비물들이 무엇이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볼까요?”
“좋아요. 봉천역에 있는 다이소 말씀하시는거죠?
거기로 가면 오히려 저희 집이랑 가까워요!”
길을 나서기 전 여행에 섭외할
둘레이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다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나 전해들었습니다.
“옆집 사는 아주머니가 처음에 같이 여행 갈 수 있다고 하셨었는데..
아들이 날이 춥다고 안 가고 싶다고 했대요.“
“그러면 아들이 가고 싶다고 하면 같이 여행가실 수도 있겠네요?”
“네. 그렇죠.”
“그러면 저희 다이소 가는 김에 잠깐 주호님 댁 들려서
옆집 아주머니네 댁에 가서 아들분 집에 있으면 만나뵀으면 하는데 어때요?
저희 같이 그 초등학생 아들분한테 여행 가자고 꼬시러 가요.“
“걔가 집에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주호님과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주호님에게 제가 엄살을 떨었습니다.
“주호님. 저 이 동네 안 살아서 여기 길 잘 몰라요.
주호님이 길 안내 잘 해주셔야해요! ”
주호님은 제 엄살 떠는 말을 기억하고 계셨나봅니다.
길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마주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주호님이 말씀하십니다.
“여기 횡단보도 건너서 쭉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을 거에요.”
이렇듯 제 가벼운 농담 한 마디에도
책임감을 가지시고 길 안내를 해주시는 주호님이니
이번 여행에서 총괄역할을 어떻게 수행해내실지
정말 기대됩니다.
같이 길을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눴습니다.
바람이 불고 추운 날씨였지만 햇빛이 참 화창했었습니다.
주호님은 즐거웠던 이야기,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나눠주셨습니다.
“주호님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텐데
지금도 아버님 병간호 잘 하고 계신 거 보면 정말 대단해요.”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죠."
“주호님은 힘들 때 무슨 생각해요?”
“아무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머리가 하얘져서.”
“그러면 이번에 여행 가서는 아무 생각 안 하는 거 말고,
좋은 생각들만 가득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행복하게.
저희 여행 홍보지 만들 때
주호님이 조개구이를 행복한 조개구이라고 설명했었는데 기억해요?“
“맞아요. 조개구이 엄청 좋아해요.”
옆에서 준범쌤이 주호님의 말을 거듭니다.
“저한테도 행복한 조개구이이기도 해요.
저도 조개구이 엄청 좋아하거든요.”
날씨는 춥지만 햇빛은 화창하고 분위기는 훈훈했습니다.
날은 춥다가도 덥고 바람은 불다가도 불지않지만
태양은 뜨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태양이 지고 밤이 오더라도 그 다음 날 태양이 뜰 걸 알기에
우리는 밤을 불안해하지않습니다.
도리어 다음 날을 기약하며 쉼을 얻습니다.
삶에 있어 힘든 일은 분명히 찾아옵니다.
반면 우리 삶에는 좋은 일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좋은 일을 기대하며
힘든 일을 극복하고 삶을 살아냅니다.
이번 겨울 여행이 주호님의 삶 가운데
좋은 일로 남겨지기를 소망합니다.
드디어 다이소에 도착했습니다.
물건을 둘러보다가 주호님이 준범쌤에게 질문합니다.
“준범선생님은 복지관에 어떻게 오게 됐어요?”
“여기가 그냥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홈페이지를 보고 좋아서 왔는데요.
지금은 강감찬종합복지관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복지관이 좋아졌어요.“
주호님이 이제 저희에게 곧잘 질문을 하십니다.
그만큼 저희가 친해졌다는 증거인 것 같아 기쁩니다.
다이소를 둘러보다보니 날이 추운 겨울이니만큼
핫팩과 귀마개가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다이소를 둘러보면서 준비물을 생각해봤으니
다음에 또 이야기 나누고 준비물 사러 와야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또 같이 걸으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보너스입니다.
다이소를 나와 주호님 집으로 향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 댁 문을 두들겨 보았습니다.
집에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계신 것 같지 않아 결국 인사는 드리고 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호님이 저희를 집에 초대 해 주실 만큼
주호님과의 사이가 가까워진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 소감 >
당사자가 빛날 수 있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당사자가 힘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거들고 싶습니다.
주호님의 힘듬을 보고 들으면서
진심으로 주호님을 응원하게 됩니다.
주호님과 함께하는 이번 여행 사업이
주호님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사회사업 참여해보겠습니다.
첫댓글 사무실에서 자주 보며 응원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제야 은혜 선생님의 글 읽습니다.
"당사자가 빛날 수 있는 사회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당사자가 힘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거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단기사회사업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비사회사업가 은혜 선생님 응원합니다~